출처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4963234_28993.html#none 

https://youtu.be/61RNlU4WA6U 


[스트레이트 30회 Full] '리밍보의 송금' - MB 해외계좌 취재 중간보고

입력 2018-11-26 11:32 | 수정 2018-11-26 11:470

[취재기자] 권희진 / heejin@mbc.co.kr



ST 1.


김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의성입니다.


주 안녕하세요. 주진우입니다.


김 오늘은 권희진 기자 혼자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이건 뭔가 큰 뉴스가 있다는 뜻 아닙니까?


주 그렇습니다.


김 사실 권희진 기자, 그리고 주진우 기자 두 분이 지난 몇 달 동안 계속해서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의 행방을 추적하지 않았습니까?


주 이명박 대통령이 구속됐다. 그래서 이명박 문제는 끝났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크고 중요한 범죄에 대한 수사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권 네,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의 수많은 범죄 의혹 가운데 극히 일부분에 대해서만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사실 가장 큰 관심사는 그분이 재임 시절 사대강이라든가 자원외교, 방산비리 같은 걸로 빼돌렸다고 의심되는 막대한 비자금 아니겠습니까. 그 돈 다 우리 돈이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 권력을 가지고 사리사욕을 채웠다. 이거는 분명히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죠 그래서 스트레이트 팀이 이명박 대통령을 쫓고 쫓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김 오늘은 이른바 비자금 저수지에 대한 중간보고가 있는 날인데요. 먼저 지난달에 스트레이트가 단독으로 미국연방국세청 IRS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아들 이시형 씨에 대한 소환장을 발부했단 얘기를 전해드렸잖습니까.


주 네네


김 그건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주 이명박 대통령은 수감 중이기 때문에 조사에 응할 수 없다. 이렇게 얘기했고요. 이시형 씨가 자기가 조사에 응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지금 재판과 검찰 수사 중이어서 출국금지 상태입니다. 그래서 변호사를, 변호사를 통해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출국 금지가 풀리면 이시형 씨는 미국에 가서 조사를 받겠다. 이런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스 측은 소명할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래서 연기, 조사 연기 요청을 해놓은 상태고요.


김 네, 그건 좀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모여 있다고들 하죠. 그 소위 저수지. 그 저수지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에 알려져 있는 소위 비자금 루트로 의심되는 곳 이외에 또 다른 의심 루트를 찾으셨다고요?


주 지금까지 알려진 비자금 루트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게 캐나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자원외교의 가장 큰 사기 사건은 캐나다와 그 주변에서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김 네. 저희가 꾸준히 보도해드렸던 하베스트 건도 역시 캐나다였죠?


주 네. 어떤 돈은 캐나다에서 케이만 군도로 건너갔다고도 하고요. 미국 쪽에서 케이만 군도로 넘어갔다. 이런 얘기도 하는데 조세 회피처 케이만에서 사라진 그 부분에 대해서 지금껏은 조명이 됐었죠.


권 네, 그런데 저희 스트레이트는 이미 지목됐던 캐나다 루트가 아닌 또 다른 제 2의 비자금 루트가 있다. 라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캐나다가 아니라 그 아래 미국 법인에서 만들어진 다스의 돈이 흘러간 다른 경로를 파악한 건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거대한 비자금 덩어리로 향하는 또 다른 길을 추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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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스 미국 법인에서 사라진 돈


지난 5월 초, 스트레이트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비자금과 관련된 뜻밖의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에 비자금 계좌를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현직 대통령 시절 이 계좌를 이용해

돈을 움직였다는 믿기 어려운 내용이었습니다.


중국 항저우에 2개의 계좌가 있다. 하나는

중국 건설은행 차명계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중국은행 실명계좌.


사실이라면 천문학적인 액수로 추정되는

이 대통령 비자금의 일부가 처음으로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 2개의 계좌를 이명박 대통령의 계좌로

지목한 곳은, 미국의 정보 당국.


전 세계의 달러의 흐름을 들여다보며 확보한

금융정보를 이용해 돈세탁과 테러리스트

자금 지원 등 금융범죄를 수사하는 곳입니다.


이런 기관이 2개의 계좌를 이 대통령의 것으로

지목한 것입니다.


주진우 기자

"싱가포르에서 중국으로 가는데 이 때 중간에서 홍콩의 은행을 통해서 돈이 움직입니다. 이상한 돈이 움직일 때는 특별히 달러가

움직일 때는 특히 미국에서 쳐다봐요. 그래서 미국 재무부에서 수상한 돈 거래라고

의심거래로 쳐다보고.."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문서엔 '수상한 돈거래'의 방식이 자세하게 설명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입수한 한국 국세청의 내부

문건.


CG

'MB 소유 추정 해외금융계좌를 발견했다'며

계좌번호를 적시했습니다.


내용도 구체적이었습니다.


'달러 결제은행인 HSBC 뉴욕지점으로부터

확인했다, 2011년 기준으로 MB 소유 실명계좌의 보유잔액은 3500만 달러, 35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실명 계좌와는 별도로 차명 계좌에도 3300만

달러, 330억원이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입니다.


국세청의 이런 내부 문서는 이 대통령의 회사, 다스의 비자금과도 연결됩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첫해인 지난 2008년,

다스의 미국 법인에서 120억원이 사라졌습니다.


다스 미국법인은 다스 본사에 물건값으로

120억원을 송금했다고 회계 처리했지만,

정작 다스 본사로는 이 돈 120억원이 송금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매출채권을 부풀려 돈을 빼돌리는 수법입니다.


국세청은 사라진 이 120억원이 세탁됐거나

비자금으로 조성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 수법은 계속 반복됐을 것이고, 결국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세탁하고,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다스의 비자금을 공조 수사하고 있는 한미 양국 국세청은, 다스의 미국법인을 통해 어디론가

사라진 뭉텅이 돈이, 싱가포르와 중국으로 흘러들었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입수한 정보의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판단한

스트레이트팀은 긴급 회의를 열었습니다.


권희진

"사라진 돈은 지금 이게 왜 중요하냐. 이

계좌가 이 돈이 여기로 갔다는 그거잖아

지금.."


주진우

"그렇죠."

"이 다스에서 사라진 돈 이외의 많은 돈이 이 저수지에 모였다가 사라지거나 이 저수지, 이 통장에 모여있다는 거죠."


권희진

"이거는이제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큰 저수지로 가는 중간 기착지일 가능성이 하나가 있고,

아니면 이런 정도의 소규모 저수지가 여러 개

있을 수가 있다.."


5월 17일, 스트레이트 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계좌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곧바로 계좌가

발견됐다는 장소인 중국 항저우로

출발했습니다.


주진우

"이 계좌와 이 계좌 이름에 대해서 항상

꿈꾸고, 꿈꾸고 바라던 바인데 찾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항상 맨 땅에 헤딩하는 거지

뭐.."


그날 밤, 취재진은 중국 항저우로 가는

중간 기착지, 상하이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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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2


김 야, 흥미진진합니다. 상하이 밤거리에 두 사나이. 하하. 근데 기존에 알고 있던 기존, 비자금 의심 루트와는 완전히 다른 루트네요, 정말. 싱가포르와 중국으로 이어진다고 하는데 뭐 소위 아시안 루트라고 불러도 될까요?


주 그렇습니다. 일단 미국 다스 공장에서 돈이 자꾸 사라집니다. 돈이 사라지면 한국으로 납품 대금으로 줬다고 하는데 사라집니다. 미국 정보 당국과 한국 국세청은 이 돈이 싱가포르나 중국으로 갔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많이 따라갔어요. 그래서 이 돈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된 새로운 루트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권 다스 미국 법인에서 120억 원이 만들어지고 사라졌다는 게 이게 10년 전에 일어난 일이거든요. 근데 그때부터 최근까지도 계속 미국 다스를 통해서 수상한 돈이 오갔다는 흔적을 우리 국세청뿐만이 아니라 미국 연방 국세청 IRS도 이거를 포착을 하고 이명박 일가에 대해서 조사를 받으라고 소환장을 발부한 거 아닙니까.

주 그렇습니다.


김 그런데 왜 하필 중국일까요. 사실 이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서 상대적으로 자금 흐름에 대해서 폐쇄적인 그런 금융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거 아닙니까? 제가 잘 몰라서 그러나요?


주 어,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중국에 다스 법인이 9개 있습니다. 9개의 다스 중국 법인의 대표가 최근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였습니다.


권 스트레이트는 이명박 대통령의 비자금을 둘러싼 의혹과 중국이 과연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계좌의 실체는 무엇인지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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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명박의 계좌를 찾아서


세계 금융 허브를 꿈꾸는 중국의 금융 중심지 상하이.


온갖 종류의 돈이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곳입니다.


상하이가 금융중심지인만큼 비밀스러운

돈거래 실태에 대한 정보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상하이에서 취재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형 이상득 의원이 중국에 자주 드나들었다는

증언을 현지 한국인 기업가로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 현지 한국인 기업가

"이명박이나 이상득이 중국 들어왔다. 아니면 중국에 돈을 가지고 들어왔다. 이런 얘기는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못 들어봤는데요"

"이명박, 이상득이 중국 들어온 거는

들어보셨죠."

"예."

"요새는 아니어도 그 전에는 간혹 들어왔잖습니까."

"맞습니다. 예"

"그 형(이상득) 같은 경우가 많이 들어왔던 걸로 잘 알고 있습니다."


미국 쪽 정보대로라면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에 계좌를 만들었다는 건데, 왜 중국에 돈을 묻을 필요가 있었을까..의문을 떨치기 어려웠습니다.


이 때, 재벌가 사람들이 맡긴 거액을 중국에서

오랫동안 관리해왔다는 상하이의 펀드매니저

한 명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000/ 상하이 펀드매니저

"뭐 어떤 장점이 있길래 여기다가 묻어놨을까요?"

"여기는 조선족들도 많고 그래서 소위 환치기라는 돈거래하는 환전상들이 많아서 달러랑 다르게 환치기가 굉장히 쉬워요. 환치기 뭔지

아시죠. 그래서 그 정도의 몇 억, 수십억 돈들 왔다갔다 아는 거는 간편해 솔직히."


환치기, 그러니까 은행이 아닌 불법환전체계를 이용하면 돈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


만약 중국에 돈을 들여온다면 어떤 방식이

가능할까.


이 금융전문가는 부동산이나 회사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000/ 상하이 펀드매니저

"여기에 그냥 돈이 들어오기는 쉽지 않아요.

뭔가 이유가 있어야 되는데 회사를 설립하거나 아니면 펀드만해도 트래킹이 다 되기 때문에

쉽지가 않을 거고요.

아마 랜드뱅킹(저개발 부동산 투자)이나

회사나 공장 부지나 이런 걸로 좀 묻어놓을

거에요.//나중에 조금 장기적으로 볼 수 있게끔 회사나 어떤 것들로 묻어두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땅을 사고 회사나 공장을 세우는 식으로 중국에 거액의 외화를 들여오면 금융 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상하이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닝보우시에는

다스의 중국 공장이 있고, 다스가 중국에만

9개의 현지 법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특히 중국에서는 외국인이 손쉽게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고, 당국의 관리도 느슨한 편이라고 합니다.


비자금을 들여오려는 외국인에겐 중국이 좋은

장소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000/ 상하이 펀드매니저

"계좌 여는 건 너무 쉬워요 중국은."

"어떻게요?"

"계좌 여는 게 너무 쉬워요. 별 의미가 없어요. 누구나 다 열 수 있고 여권만 있으면, 크로스 체킹도 안되고요."

"계좌를 열기 쉽다는 장점이 있군요. 여기는."

"중국요? 네네. 홍콩 같은 경우에는 계좌 열기 좀 어렵잖아요. 중국은 어떤 은행이든 가면 다 열어주고 서로 크로스 체킹도 안하고 유지하는데에 비용 드는 것도 없고. 그래서 되게 쉬워요."


돈을 빼서 쓰는 것도 간편하다고 합니다.


000/ 상하이 펀드매니저

"제가 10억 미만 정도는 간편하게 왔다갔다 할 수 있어요.//10억 미만 정도는 한국 돈으로 왔다갔다 하는게 어렵지는 않아요."


이 말대로라면 이 대통령의 비자금 계좌와

관련한 미국 정보당국의 정보가 사실일

개연성은 더욱 높아보였습니다.


취재진은 상하이를 떠나 밤 늦게 항저우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중국 건설은행에 있다는 이 대통령의 차명계좌, 그리고 이어서 중국은행의 이명박 실명 계좌를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권희진

"살아있어야 되는데 계좌가..살아있기만 하면.."


주진우

"살아있으면 바로 수사하면, 수사하면 돼.."


중국 경제의 중심지인 저장성의 성도 항저우.


항저우의 상징, 크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호수,

서호를 지나 취재진은 이명박 대통령의 계좌가 있다는 은행으로 향했습니다.


"내 휴대전화가 화장실에 빠지는 꿈 꿔. 그리고 내가 어디 금고에 서류를 넣어 놨거든. 그게 나니까 불 타 있고, 며칠째 그런 꿈을 꿔."

"잠 못 잤어 그래서?"

"응 떨려.."

"왜 이렇게 떨려?"

"마지막 패를 까는 때잖아. 10년 취재의

결정판이야 오늘 확인하는 날이니까.."


"아니 여기 이렇게 아름다운데."

"항저우에 돈을 묻어놓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어?"


"차이나 뱅크에 있는 계좌는 재임 기간 중에

만들고 재임 기간 중에 움직였어."

"재임 기간 중에 만들었다고?"

"응 내가 파악하기로는 그래. 내 정보에

의하면."


이윽고 금융기관들이 밀집한 항저우의 신도시, 샤오산의 빌딩 숲 속으로 들어섰습니다.


먼저 이명박의 차명계좌가 있다는 중국

건설은행.


계좌번호 6으로 시작되는 20자리의 은행 계좌.


이 계좌로 중국돈 200위안, 한국돈 3만원 쯤을 송금해봤습니다.


"송금하는 거는 외국 분들은 못한다고

하시는데요?"

"그러면 가이드님 이름으로 송금하면 되잖아요. 계좌번호 드릴게요.."


그런데 송금이 안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 계좌 번호는 지금 입금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고객님의 계좌 번호가 이상하다고 상태가.

이렇게 썼습니다. 입금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계좌 정보가 틀린 것일까.


"얼마전까지도 됐는데 왜 안되는지 물어보세요."

"이게 계좌 번호가 외국 사람이라고 이게 돼

있는데.."


중국건설은행에 개설된 이 계좌의 주인은

외국인.


그런데 이 계좌는 이미 닫혔다고 합니다.


"이미 없어졌고, 닫았고 이미 없어졌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계좌로 미국 정보당국이 지목됐던 중국건설은행의

계좌는 과거 존재했던 것입니다.


이제 이명박이란 이름의 실명 계좌가 있다는

중국은행으로 갔습니다.


"차이나 뱅크"


"차이나 뱅크로 가야지. 계좌의 존재는 우리가 확인을 한 거니까."


미국 측 정보에 따르면, 중국은행의 4로

시작되는 18자리 계좌의 주인은 이명박.


계좌 주인의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 송금을

시도했습니다.


"중국어..."


이번엔 계좌번호가 틀려서 송금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이게 우리 중국에 있는 은행 계좌번호가 아니라는데요?"

"중국에 있는 은행 계좌는 번호가 19개 자리인데 이거는 18개여서 아니라고 합니다."

"번호가 하나 빠졌나?"


틀린 계좌번호였을까.


(중국어...)


좀 더 알아보니 계좌가 틀린 게 아니라,

원래의 계좌가 몇 년 전 번호만 바뀐

것이었습니다.


"그건 옛날 계좌인데 지금은 갱신돼서 새로운 계좌로 되었답니다. 이제 여기로 지금 송금을 하면 가능할 거라고."

"옛날 계좌구나"


그렇다면 이 계좌의 주인은 누구일까.


(중국어)

"000"

"여기는 000인데..."

1522

"지금 현재는 이 이름이랍니다.."

"이 계좌가 이 계좌로 바뀌었다는 거죠. 000

계좌로.."

"언제 바뀌었어요?"

"그건 모른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계좌 주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 즉 제 3의 인물이었습니다.


계좌번호가 바뀌었다, 그리고 계좌주인은

이명박이 아니다.


계좌 주인이 이명박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일까, 의혹은 커졌습니다.


"아까 이명박이라는 계좌가 000으로

바뀌었다고 얘기한 거죠?"

"앞에는 모른다고 했어요 그 분이.."//언제

바뀌었는지는 모르고 그냥 바뀌었다 고만

얘기했어요."


바뀌기 전 계좌의 주인이 이명박인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계좌가 바뀌었다라고 하면서 이름도 바뀌었다는 거잖아요 지금.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중국은행의 다른 지점을 방문해 다시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계좌번호가 바뀌기 전, 그러니까 계좌의

원래 주인의 이름이 이명박이었는지

물어봤습니다.


"리라는 사람 계좌였는데 보내려고 했는데

계좌 번호가 바뀌었다고 한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


"어떻게 변경된 거를 발견했느냐고 물어보는데.."

"우리가 돈을 리한테 보내려고 했더니"


"리가 아니고 0이라고. 바뀌었다고 했다고.."


은행 창구 직원은 계좌의 이력을 조회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어)


"이름이 완전히 안 같은데 자기네도 이상하다는 그런 얘기 같습니다."


"리는 맞고?"

"아니 그건 아직 안 나왔어요."


조금 더 기다려야 했습니다.


"정확하게 하시는 얘기가 여기에 계좌가 최초로 개설된 게 오픈된 게 2010년.."


이 계좌의 주인은 과연 이명박 대통령일까.


"심장이 터질 거 같아"


"긴장되는데.."


조회 결과,


이 계좌의 주인은 이명박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0년에 계좌를 오픈했는데 지금이나 이거나 (계좌주인이) 똑같다."

"네. 계좌번호는 원래 거나 지금 거나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거랍니다. 그냥 번호만

다르지만.."


그러니까 미국 정보기관이 지목한 이명박

실명 계좌의 주인은, 제 3의 인물인 한국인

J씨로 확인된 것입니다.


미국 정보기관은 왜 이 계좌를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 계좌로 지목했을까.


취재진은 미국 정보기관이 계좌를 지목하게 된 계기부터 다시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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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3.


김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그 미국의 정보기관이 특정해준 그런 계좌번호였잖아요.


주 네. 저 계좌 두 개 받으려고 제가 10년 넘게 아, 얼마나 많이 돌아다녔는지 모릅니다. 미국을 10번도 넘게 갔고요. 스위스, 프랑스, 싱가폴, 홍콩. 아, 근데 이번에는 좀 정확하다고 했어요. 소스가 워낙 미국 정보기관과 한국 국세청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문서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확실하다. 하고 갔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권 저희가 확인하려던 계좌번호가 이제 두 개였는데 하나는 차명계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명 계좌였죠. 그런데 차명계좌의, 계좌는 실제로 있었다. 라는 게 확인이 된 것이고 이명박 실명 계좌번호는 확인해보니까 엉뚱한 사람의 계좌였던 겁니다.


주 그래서 저는 뭐 기자로서 이 일만 하고 끝나겠다. 진짜 마지막으로 이거만 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못 끝났습니다.


김 아니, 미 정보당국이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 계좌라고 구체적으로 지목까지 했는데 이게 아니라고 밝혀지니 정말 난감했을 것 같습니다.


주 네. 맨땅에 헤딩 여러 번 했습니다. 좀 더 허탈하더라고요.


김 네. 타격이 컸을 것 같아요.


주 MBC 스트레이트 팀이 다 갔기 때문에 몇 배 더 아팠습니다.


김 역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이게 쉽게 풀리지가 않습니다.


주 네. 정말 꼼꼼한 분이시고 돈을 숨기는 열정 또한 크다고. 좀 더 큰 의지를 가지고 저도 돈을 찾겠다는 더 큰 열정을 가지고 가야겠다. 이런 생각합니다. 정말 어렵네요.


김 아니, 그래서 여기서 그냥 끝이 나는 겁니까? 더 추적해볼만한 다른 단서는 없었습니까?

권 취재의 방향을 좀 틀어야 됐죠. 사실 미 정보당국이 이 두 개의 계좌를 지목하게 된 거는 최초에 어떤 인물의 수상한 돈 거래 때문이었는데요. 저희가 계좌를 중심으로 취재를 하다가 이제는 미국 정보당국이 핵심 인물로 지목했던 사람을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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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문의 인물 B씨를 찾아서


미국의 정보당국은 항저우의 사업가 A 씨의 2011년도 금융거래를 주목했습니다.


CG

2011년, A 씨는 자신의 은행 계좌에서 거의

매일 수십 차례에 걸쳐 특정한 몇몇 사람들에게 돈을 보냈습니다.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돈을 쪼개 보내는 이런

송금방식은 오히려 의심거래로 지목됐습니다.


그리고 정보당국은 A 씨와 관련있는 계좌

가운데 2개를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계좌와

실명계좌라고 지목했습니다.


CG

즉, 이명박 대통령으로 향하는 돈의 흐름이

A씨의 계좌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본 것입니다.


미국 정보당국은 왜 A 씨로부터 돈이 흘러나갔다고 봤는지, A 씨를 만나 확인해야 했습니다.


A 씨의 수상한 금융 거래가 이뤄졌다는 곳,

금융가가 밀집한 항저우시 신도시의 한

빌딩으로 A 씨를 찾아갔습니다.


정보당국이 지목한 이 건물 21층 A 씨의

사무실,


그런데 지금은 문을 닫았습니다.


"문 닫았어요?"

"지금 이쪽이 닫혀 있어요."



"그 쪽에는 정수기 파는 정수 기계 파는

회사였던 것 같습니다. 잘 모른다고

얘기하시는데요."


"거 이상하네."

"여기가 보니까 멀쩡한 회사가 있는 그런 데는 아닌가 본데..."


건물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A 씨의 행방을

물었습니다.


관리사무소 측은 A 씨가 몇 년 전, 자신의

소유였던 이 사무실을 이미 팔고 어디론가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자기도 잘 모르는데 예전에 수출입 회사가 있었다고.."


A 씨는 이미 사라진 상황, A 씨 찾기를

포기하고 돌아서려할 때 관리사무소 직원이

한 장의 서류를 찾아냈습니다.


이 서류에는 A 씨의 전 직원 김 모 씨의

연락처가 남아있었습니다.


"찍으세요. 전화번호가 있으니까.."


김 모 씨는 A 씨의 행방을 알고 있을까.


김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김 모 씨/ A 씨 전 직원

"아 저는 지금 샤오산에 있습니다."

"어디요?"

"샤오산에 있습니다. 항저우 샤오산."


저녁에 김 씨를 만나기로 약속한 뒤, 항저우

인근 닝보시의 다스 공장으로 출발했습니다.


미국 정보당국이 지목했던 A 씨가 이명박

대통령과 관계 있는 인물이라면, 다스 측에서는 A 씨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항저우 동남쪽 150Km 거리에 위치한 해안가

산업도시 닝보시.


다스의 9개 중국 법인 가운데 하나, 연 30만대규모의 자동차 시트를 조립 생산하는 다스의

공장이 이 곳에 있습니다.


미리 약속을 잡고 찾아온 것은 아니니,

책임자와 통화부터 하고 싶다고 요청했습니다.


다스 공장 관계자

"전무님한테 전화하셔서 통화라도 해보실 건지 그거라도 물어봐주시면 안돼요?"

"무슨 내용인지 말씀하셔야 제가 그렇게

가능합니다."

"좀 민감한 사안이어서 직접 통화를 하고싶다고 얘기해주시고 싫다고하면 제가 그냥 갈게요."

"전무님께서 안된다고 하시면.."

"할 수 없죠.."


잠시 후, 다스 측은 사전 약속이 없었기 때문에

책임자와의 통화도 어렵다고 전해왔습니다.


다스 공장 관계자

"죄송합니다. 취재가 불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통화도 안 하시겠다고 그럽니까?"

"네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제 A 씨에 대한 의혹을 풀어줄 사람은

A 씨의 전 직원 김 모 씨 뿐.


취재진은 빗길을 뚫고, 서둘러 항저우 시내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항저우 시내,

한 호텔 로비에서 김 씨를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김 씨가 나타났습니다.


이펙트

"안녕하십니까..."


A 씨가 몇몇 계좌로 집중적인 송금을 했던

2011년.


이 때 A 씨는 어떤 상황이었는지 물었습니다.


김 모 씨/ A 씨 전 직원

"2011년도 그 정도인가 장사가 안됐었어요.."

"1년 정도 닫았다가 그 시기가 힘들었어요..

원래 직원들도 나가고.."

"2011년 그 때는 되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였지요 사업이?"

"그 때는 거의 문 닫을 시기였죠."


김 씨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경제적으로 극히 어려웠던 2011년, 적지 않은 돈을 거의 매일

수십 차례에 걸쳐 몇몇 사람들에게 꾸준히

보냈던 것입니다.


A 씨는 대체 왜 어떤 용도의 돈을 이렇게 자주 보냈던 것일까.


A 씨에 대한 의혹은 끝내 풀리지 않았고,

이명박 대통령 소유라는 실명 계좌를 확인하는데 실패한 채로 취재진은 항저우를 떠나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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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4.


김 아,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취재였겠네요. 확증은 잡지 못했지만 뭔가 석연찮은 수상한 정황들은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주 네, 너무 많습니다.


김 그나저나 미국에서 앨라배마, 뉴욕, 중국 상하이, 항저우, 닝보, 정말 많이 돌아다니면서 고생 많이 하셨네요.


주 저희가 그 결과를 보기, 바로 앞까지 갔잖습니까. 거기까지 가는 길이 굉장히 힘들어요. 거기에서 문을 못 열고 좌절해야 될 때는 수사기관이, 국가기관이 좀 나서주면 이건 어렵지 않게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을 텐데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권 A씨를 잘 안다는 김 씨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뭔가 의혹은 더 생기는데


주 저희는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김 이거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멘붕이 올만한 사고 아닙니까?


권 그렇죠. 방송사고 수준이었죠, 사실. 방송 날짜를 잡아놓고 취재를 해서 방송을 하려고 갔던 건데.


주 저희가 그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해온 취재가 정말 많았어요. 그리고 마지막 확인 단계에 비행기를 탄 겁니다. 근데 스트레이트 팀이랑 같이 가서 되게 든든했어요. 여러 사람들이 협업할 수도 있었고요.


김 그동안 항상 혼자만 많이 다녔잖아요.


주 네. 사실 결정적인 취재로 갈 때는 좀 무섭습니다. 그럴 때 미행도 많이 붙고요. 그래 가지고. 침대 매트리스를 호텔 방에다가 내려놓고 문을 못 열게 내려놓고 그렇게 잤어요. 그랬는데 든든했는데 결과가 안 좋으니까 2배로 미안하고 허탈했었습니다.


권 사실 고생을 해가지고 목전에 두고 있던 기사를 쓸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되면 굉장히 사실 허탈한데요.


주 머리가 하얗게 이렇게 됐어요.


김 자, 그러면 오늘 얘기는 여기서 끝인 건가요?


주 아닙니다. 스트레이트는 멈추지 않습니다.


권 한국에 돌아오고 얼마 되지 않아서 취재를 다시 시작하게 된 놀라운 반전의 계기가 예상치 않게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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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 통의 전화와 미국으로의 출발


항저우에서 이명박의 실명계좌를 확인하는데

실패한 취재진은 뜻밖의 인물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의혹의 인물 A 사장을 잘 안다는 B 씨와 연락이 닿은 것입니다.


B 씨는 A 사장이 평범한 사업가일 뿐이라며,

금융범죄수사국이 엉뚱한 사람을 이명박과

관련있는 사람이라고 지목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주장을 하던 B 씨의 입에서

놀라운 얘기가 나왔습니다.


B 씨

"000 은행에 계좌가 있는데 근데 000은행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 전화가 와서 000 맞냐. 맞다 US 달러가 돈이 들어와 있대요."


그리고 믿기 어려운 이름 하나가 나왔습니다.


B 씨

"누가 보냈냐고 물어보니까 중국말로

리밍보라고 그러기에 장난인 줄 알았다니까요. 장난하지 말라고 끊어버렸죠. 그랬더니 바로

전화가 다시 왔어요."


리밍보라는 사람이 돈을 보냈다는

증언이었습니다.


리밍보는 누구일까.


리밍보, 한자로 이명박.


짱춘옌/ 중국인 통역사

"자 이거를 중국어로 어떻게 읽습니까?"

"리밍보"

"리밍보라고 읽어요?"

"네 리밍보"

"다시요"

"리밍보"

"이런 이름이 리밍보라는 이름이 중국 사람들이 쓰는 이름인가요?"

"본 적이 없어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네, 한 번도 못봤어요."


B 씨가 리밍보, 어쩌면 이명박 전 대통령일지

모르는 이 이름을 언급하면서, 상황은 다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취재진은, 이와 관련한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최초 정보를 제공한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다시 만나야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으로 가 이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만남을 통해 미국의 정보 당국이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한 2개의 계좌를 지목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을 확보했습니다.


CG

A 사장은 사업 상의 이유로 해외에 있는

B 씨에게 여러차례 송금을 했습니다.


그리고 수상한 달러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있던 미국의 정보당국은 이 금융거래를

주목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B 씨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과 영문이름 철자까지

똑같았습니다.


그러니까 B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과

동명이인이었던 것입니다.


여기에서 혼선이 생긴 정보당국은 A씨, B씨와 거래가 잦았던 2개의 계좌를 이명박 대통령의 계좌라고 의심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과 동명이인

B 씨의 이름 때문에 혼선이 생긴 것은 정보당국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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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5.


김 리밍보. 이 이름은 정말 처음 들어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중국식 이름 리밍보. 이 절망의 순간에 리밍보라는 이름이 나올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자기 이름을 영문으로 표기할 때 굉장히 여러 가지 방식으로 쓰잖아요.


주 이명박 대통령을 추적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이 이명박. 이렇게 이름을 쓰지 않고요. ‘이.박’ ‘리박’ 이렇게 쓰거나 아니면 이 이름 세 글자를 조합해서 자꾸 바꿔요. 네, 이런 식으로 해서 어려웠는데요. 리밍보라는 이름은 저도 이때 처음이었습니다.


권 리밍보라는 이름을 처음에 들었을 때 우리가 뭔가 핵심에 다가가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핵심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상당히 놀랍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주 거의 다 왔어요.


김 미국 정보당국이 왜 이렇게 혼선을 겪었나. 그 이유를 좀 합리적으로 추론을 해보자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과 똑같은 이름을 영문으로도 똑같은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이 있었고 이 사람 또한 같은 은행에 계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추론을 해볼 수 있겠네요.


권 네. 동명이인을 잘못 지목한 실수는 미 정보당국뿐만이 아니라 B씨가 계좌를 갖고 있던 은행도 한 것 같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 실수처럼 보이는 행동이 저희에게는 의혹의 실체를 향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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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리밍보의 송금


이명박 대통령 임기말 쯤, B 씨는 싱가포르의

한 은행으로부터 갑자기 전화를 받았습니다.


누군가가 거액의 달러를 송금했다는 것.


누가 보낸 돈이었을까.


B 씨

"누가 보냈냐 하니까 이명박을 가지고 중국말로 하면 리밍보거든요. 처음엔 보이스피싱인줄 알았어요. 장난하지 말라고 하고 끊어버렸어요.

그리고 바로 전화가 다시 왔어요. 아니다 보이스피싱. 그러길래 물어봤죠. 누가 보냈냐 그러면 대체. 이명박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 그 친구가 여자직원이었는데 그러면 아는 사람 중에 이명박 없냐. 아직도 그게

기억이 나는데..그러면서 이명박은 우리나라

대통령이다 하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나요."


리밍보, 우리 발음으로 이명박이라는 사람이

B 씨의 계좌로 돈을 보냈다는 전화였습니다.


"만약에 대통령 관두고였으면 이전 대통령이라고 그랬을 거 같은데 제가 그 때 이 전 대통령이라고 하지는 않았고 대통령이라고 했던 거 같아요."


한 달 뒤, B 씨는 또다시 누군가 달러를

보냈다는 전화를 같은 싱가포르 은행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보낸 사람은 리밍보.


한국 이름 이명박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B 씨

"다시 또 전화가 왔어요. 왔는데 돈 들어왔다고."

"000은행에서요?"

"네 000은행에서요. 내거 아니라고 그랬었죠. 그러고 나서는 연락이 안왔습니다."


우연치고는 너무 좀 그렇지 않나요? 보내는

사람도 이명박이고. 그리고 제가 그 때 분명히 그 이름 맞냐고 내가 확실히 물어봤었고.

두 번째에는 자기가(은행직원이) 이명박이라고

이야기했고."


그런데 B 씨는 당시 이명박이란 사람이 보낸

돈의 액수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의 돈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B 씨

"진짜 아깝습니다. 이거. 우연 아닌 거 같아요. 제가 봐도 뭔가가 있는데 이거는.//0422 금액이 좀 크지 않았겠습니까.

그렇지 않고는 걔들이. 뭐 몇 번 그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왜냐하면 은행에 돈이 들어오는데 한두 건 달러가 들어올 게 아닌데

그걸 갖다가 예를 들어가지고 3천불, 4천불,

5천불 짜리를 계속 전화하고 앉아있겠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B 씨는 싱가포르의 한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습니다.


6으로 시작하는 16자리 계좌번호.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과 똑같은 이름, 심지어 영어 철자까지 일치하는 이 계좌 주인에게


리밍보, 이명박이라는 이름으로 달러가

도착했다는 연락이 한 차례도 아니고 두 차례나 온 것입니다.


시중은행 해외지점 담당자

"돈이 크면 확인 전화를 할 수가 있다는 거죠?

외국인도?"

"네네 확인을 할 수가 있어요. 안티머니(돈세탁 방지부서) 그쪽에선 확인을 해야됩니다. 금액이 크다고 하면.."

"금액이 안 크면 외국인한테는 확인 전화를 할

필요가 없네요?"

"네 없습니다."

"아 외국인이기 때문에?"

"네 외국인은 달러 자금을 받는게 자유롭습니다."


이 사실을 통해 두 개의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우선 이 싱가포르 은행에 달러를 보내려고 했던 리밍보, 이명박이란 이름의 계좌가 존재한다는 가설.


이명박 이름의 이 계좌에서 어디로 돈을 보내려 했는지 국세청이 조사한다면, 돈의 종착지인

해외계좌의 실체가 드러난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 싱가포르 은행에 이명박

대통령 측근의 이름으로 된 계좌가

존재한다는 가설.


B 씨

"제 생각에는 그 화교은행에 제 이름하고 영어 스펠링 똑같이 쓰는 사람이 어 끽해야 두 명이겠죠."

"영어 스펠링이 똑같잖아요 지금"

"그러니까요. 그래서 그런 거죠."


그러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측근의 계좌로 돈을

보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확인 전화는

동명이인에게 갔을 수 있다는 추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시중은행 해외지점 담당자

"동명이인으로 갔을 경우에는 그건 은행직원이 선택을 잘못해서 그렇게 간 것 같고요."

"네 그러면 그렇게 전화가 잘못 갔다면 동명이인의 계좌가 그 은행에 있을 가능성이 높네요?"

"네 그렇죠. 그것도 가능성 중에 한 가지죠."


이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접견한 강훈

변호사를 통해, 싱가포르 해외계좌에 달러를

송금한 일은 결코 없다며,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사실인양 방송될 것이라는 점이 심히

유감스럽다며, 이런 주장은 완전한 허위이며

방송될 경우 엄정한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해 왔습니다.


따라서 우리 국세청이 국제공조를 통해 이

싱가포르 은행에서 B 씨와 같은 이름으로 된

다른 계좌를 찾아낸다면,


이 계좌에 이명박 대통령의 돈이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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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6.


김 네, 아주 복잡한 퍼즐의 한 조각, 한 조각씩이 맞춰져 가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드네요. 그러니까 싱가포르 은행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과 같은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이 계좌를 가지고 있었고, 그런데 이 동명이인의 계좌에 리밍보라는 이름으로 돈이 송금이 됐다는 연락이 왔다. 이 연락을 동명이인 B씨가 받았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엉뚱한 사람한테 이 전화가 갔을까요.


권 네. 가정을 해본다면요. 똑같은 이름을 가진 동명이인의 계좌가 각각 하나씩 두 개가 있는데 은행에서는 착각을 해가지고 실제 달러를 받은 사람이 아니라 다른 동명이인에게 연락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거죠. 그런데 아주 이상한 거는 이 전화가 한 차례에 그친 게 아니라 돈을 받아라. 라고 하는 동명이인에게 갔다는 전화가 두 차례나 반복이 됐다는 겁니다.


주 송금이 이어지고 있다고 봐도 되겠네요.


김 그렇게도 추론을 해볼 순 있겠네요.


주 그러니까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으로 지목받던 최측근. 이 사람이 싱가포르에 계좌가 있다. 이렇게까지는 추론할 수 있겠죠? 그리고 리밍보. 그러니까 이명박이라는 사람의 계좌도 싱가폴에 있거나 아니면 해외 거래를 했다. 여기까지는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김 그런데요. 좀 의아한 점이 있는데 은행에서 이루어지는 송금이라고 하는 거는 엄청나게 많잖아요. 수 백 만 건이 이루어질 텐데 직접 송금받은 사람한테 전화까지 해서 네가 그 사람 맞냐. 돈은 잘 받았냐. 이렇게 물어보는 거는 좀 이상한 경우 아닙니까.


권 중국 사람의 경우에는 달러가 들어오면 무조건 확인 전화를 한다고 해요. 근데 이 경우에는 외국인 아닙니까? 외국인은 달러가 필요하죠. 달러 거래가 자연스러운 거기 때문에 일일이 전화를 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달러가 굉장히 많은 돈이 들어왔을 때는 좀 이상하니까


주 거액이었을 거예요.


권 확인을 한다는 거죠.


주 대통령이나 전직 국가 원수의 경우 PEP라고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람은 해외에 계좌를 열지 못합니다. 그리고 해외의 외환 거래도 금지돼 있습니다. 이게 뭐 권력형 비리로 돈을 해외에 축적하고 이런 걸 막기 위해서죠. 그런데 외국 통장 거래가 이게 가능한 동네가 있는데 그게 뭐 중국이나 그 동네에서는 가능하기도 합니다.


권 앞서서 한미 양국의 국세청이 이명박 대통령이 싱가포르와 중국에 돈을 빼돌린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런데 리밍보에 계좌가 있을 것으로 강력하게 추정되는 그 은행이 싱가포르에 있는 은행이라는 것에 주목을 해야 됩니다.


주 싱가포르 중요합니다. 저 지난주에도 갔고 다음 주에도 갈 예정인데 지금 싱가포르에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으로 지목된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 조카가 싱가포르 이민 가서 거기 큰 회사를 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사업을 아주 크게 하고 있습니다.


김 그 조카라면 맥쿼리와 관련이 있었던 그 이지형 씨 얘기하는 겁니까.


주 맞습니다. 지금까지 국세청과 검찰은 이지형 씨에 대해서 많은 의혹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조사 하지 않으려고 회피했다. 라고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싱가포르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재산 관리인의 계좌가 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계좌가 있는 것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국세청이 나서야 됩니다. 저희가 여기까지는 왔습니다. 국세청이 조금만 조사한다면 이거는 비자금 저수지로 가는 길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규모는 싱가포르에서 판가름 납니다. 국세청이 지금이라도 나서야 됩니다.


권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계좌가 존재한다면요. 이렇게 의심스러운 계좌들이 커다란. 이른바 비자금 저수지로 가는 중간 기착지일지 아니면 여러 작은 저수지 가운데 하나일지, 혹은 거대한 비자금 저수지인 건지. 한국 국세청과 검찰 등이 국제 공조를 통해 밝혀야 할 것입니다.


클로징


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오늘 이 시간 리밍보의 송금에 대한 이야기들, 중국과 싱가포르까지 뻗은 의혹들을 전해드릴 수 있었는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둘러싼 저수지 게임은 이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주 무모한 길이었습니다. 무섭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저수지로 가는 길은 길고 멀고 험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이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하는 데까지 해보겠습니다.


김 끈질긴 추적 저널리즘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저희는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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