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97245&PAGE_CD=N0120
고 장자연 "나는 술집여자보다 못하구나" 하소연
전 매니저, 이종걸 의원-<조선일보> 명예훼손 소송에서 증언
12.02.13 19:25 ㅣ최종 업데이트 12.02.13 20:58 구영식 (ysku)
▲ 고 장자연씨. ⓒ 연합뉴스
탤런트 고 장자연씨가 자살하기 전에 전직 매니저에게 "나는 술집여자보다 못하다"라고 하소연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장씨의 총괄 매니저로 활동했던 유장호씨는 13일 오후 2시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과 <조선일보>의 명예훼손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장자연씨와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여서 기억하고 있다"며 이같이 증언했다.
유씨는 장씨가 자살하기 전인 지난 2009년 2월 28일 오후 6시께 자신의 사무실에서 장씨를 만나 이른바 '장자연 문건' 원본을 건네받은 인물이다. 그런 점에서 '장자연 문건'에 적힌 술·성접대 상대가 누구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물로 지목받았다.
하지만 유씨는 이날 "술접대, 성접대 강요 내용은 잘 모르겠다"며 "(2009년 3월)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은 내 기억 속에서 다 지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장자연 접대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한 이 의원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민사)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1심에서 패소했다.
마지막 나눈 대화 "나는 술집여자보다 못하구는나"
이날 재판장이 "이번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증인"이라고 지칭한 유장호씨는 지난 2009년 2월 28일 자신의 연예기획사 H사 사무실에서 장자연씨와 만난 얘기를 털어놓았다.
유씨는 "장씨가 사무실로 찾아와 많이 울었고, 심지어 평소에 하지 않던 담배도 피웠다"며 "한 배우가 무명시절을 거치고 (그가 출연한) 드라마가 잘 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누구나 즐거워야 하는데 장씨는 전혀 반대의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사무실에서 몇 시간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맥주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씨가 계속 울어서 대화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씨가 "장씨와 나눈 마지막 대화"라며 이날 법정에서 진술한 이들의 대화내용은 이렇다.
장자연 "너도 술집 가니?"
유장호 "나도 가지."
장자연 "술집 여자들이 하루에 손님을 몇 명이나 받아?"
유장호 "(1명당) 두세 명 받지."
장자연 "그럼 나는 술집여자보다 못하는구나."
이는 장씨가 연예기획사인 C사에 소속돼 있는 동안 얼마나 술·성접대 강요에 시달렸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하지만 "당시 장씨가 찾아와서 술·성접대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유씨는 "구체적으로 술접대 등과 관련된 얘기를 한 적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검사가 "(유씨가 진술한) 대화내용은 술·성접대를 강요받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접대 상대방을 언급한 적이 있냐?"고 추궁했지만 "없다"고 일축했다.
유씨는 수사기관과 언론 등이 장자연 문건에 나오는 '술·성접대 명단'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논점이 술·성접대로 가는 것은 장씨가 의도한 게 아니다"라며 "그런 문제라면 나를 찾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장씨 소속사 사장의 폭행 부분"이라며 "일상적 폭행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 폭행으로 (그 정도가) 아주 심했다"고 주장했다.
술·성접대 의혹에는 "잘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
▲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자료사진) ⓒ 권우성
장씨로부터 술·성접대를 받은 사회 유력인사들의 실명이 적힌 '장자연 문건'(4쪽)은 이날 유씨의 사무실에서 작성됐다. 유씨는 "당시 나와 장씨가 나눈 대화보다 더 자세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 문건에 <조선일보> 사주가 술·성접대를 받은 인사로 적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종걸 의원은 "장자연 리스트에 <조선일보> 사주가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고, <조선일보>는 "장씨가 쓴 <조선일보> 사장은 조선일보 계열사인 스포츠조선의 전 사장"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조선일보>는 이 의원을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명예훼손)을 제기했다.
현재 수사기관에서 입수한 장자연 문건에서는 술·성접대 명단이 지워져 있다. 유씨가 장씨로부터 받은 '원본'도 불태워진 상태다. "유족이 원해서 불태웠다"는 것. 게다가 유씨는 이날 "문건에서 지워진 부분은 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유씨가 지난 2009년 3월 경찰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장자연 문건에 담긴 내용을 몇 가지로 분석하면서 문건에 장씨의 이런 진술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신문사 사장의 술접대와 잠자리를 강요했다. 하루는 아빠, 다음날은 아들의 술접대와 잠자리를 강요했다."
하지만 유씨는 이러한 경찰진술과 관련해 "잘 모르겠다"고 피해갔다. 그는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은 내 기억 속에서 다 지웠다"며 "경찰진술 내용을 부정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는 "추측하건대 장씨에게는 문건에 실명으로 거론된 분들을 벌하려고 하는 의지가 없었다"고도 했다.
이에 이종걸 의원은 "당시 경찰의 진실규명 의욕이 높았던 시기였고, 장씨가 자살한 지 10일 지나서 받은 조사였다"며 경찰조사의 신빙성을 부각시켰다. 이 의원의 변호인도 "유씨가 '모르겠다'고 하는데 (이것을) 경찰에서 조사받은 내용과 비교하면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가 "장씨가 접대상대로 <조선일보> 사주를 언급했느냐?"고 물었지만 유씨는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다만 "(<조선일보> 사주를) 말로 (직접) 지칭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유씨는 자신이 경험한 연예매니지먼트를 "비정상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매니지먼트는 깡패나 다름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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