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97376

전국 45개 지자체장, 한데 모여 '탈핵'을 외치다
박원순, "서울시, 에너지 절감·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주력"
12.02.14 11:47 ㅣ최종 업데이트 12.02.14 11:49  권승문 (moonya)

▲ 13일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선언 기념식 및 심포지엄'이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지자체장들이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권승문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해 전국 45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뭉쳤다. 지난해 3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세계적인 탈핵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중앙정부의 핵발전 확대 정책에 지방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2월 13일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선언 기념식이 탈핵-에너지전환 자치단체장 모임과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탈핵에너지 교수모임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지난 1월 탈핵에너지 전환을 위한 수도권단체장모임에서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염태영 수원시장,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의 제안해 성사된 것이다.
 
김성환 서울시 노원구청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전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소극적이었던 지방자치단체 에너지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모임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 이날 행사에는 전국 지자체단체장 20여 명과 공무원, 전문가,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 권승문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자치단체장 모임에는 서울시(15개), 경기도(10개), 인천광역시(7개), 대전광역시(1개), 충청남도(2개), 충청북도(2개), 대구광역시(2개), 울산광역시(2개), 경상북도(1개), 광주광역시(1개), 전라남도(1개), 전라북도(1개) 등 45개 지자체가 참가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등 여야가 망라돼 있다. 이날 45개 지자체장들은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했다.
 
자치단체장들은 선언문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선도국가라고 하는 독일과 스웨덴 등도 지역의 모범적인 사례들이 국가정책으로 발전된 것처럼, 우리도 각자의 지역에 맞는 정책과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가 원자력으로부터 안전하고 미래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45개 지자체장들은 ▲ 에너지 조례 제정 ▲ 에너지 수요 절감 계획 수립 및 실천 ▲ 시민주도형 에너지협동조합 방식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 노후 원전 가동 중단과 추가 건립 반대,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정책 전환 등 5가지 공동실천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지자체단체장 20여 명과 공무원, 전문가,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원순 "2014년까지 원전 1기 폐기 달성"
 
▲ 박원순 서울시장은 13일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선언 기념식 및 심포지엄'에 참석해 "2014년까지 에너지 절감과 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원전1기를 없애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권승문

행사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축사를 통해 "2014년까지 에너지 절감과 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원전 1기를 없애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일본은 후쿠시마 핵 사고 이후 원전이 멈췄는데도 시민참여를 통한 민주적인 에너지 절약으로 전력 대란을 막아내고 있다"며 "원전 50기가 필요했는지 근본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도 이제는 에너지 소비에서 절약하는 도시로, 앞으로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도시로 향할 것을 천명해야 한다"며 "2014년까지 에너지 절감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을 통해 200만 TOE 에너지량을 줄여 원전 1기를 없애기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원전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관 위주가 아닌 시민이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나서도록 하는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시민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 원전 밀집도 세계 1위... 추가 건설 막아야"
 
▲ 13일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선언 기념식 및 심포지엄'이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 권승문
탈핵-에너지전환을 위한 도시 선언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행사 후반부에는 참석한 전문가들의 사례 발표 및 토론회가 있었다.
 
박진희 동국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산업 정책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에너지 공급 정책에서 수요 관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하며, 재생가능에너지를 바탕으로 한 지역분산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날 기조발제에서 "원전 중심의 전력 수급 정책은 수요 관리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을 막고 있고, 불평등한 원자력 중심의 전력 정책은 원전 주변 주민들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소비와 생산이 이원화되면서 위험 불평등이 강화되고 전력 낭비를 구조적으로 정착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원전밀집도 1위 국가로 전체 전력에서 75%를 원자력으로 충당하는 프랑스를 넘어선다"며 "원전 추가 건설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어 그는 국내의 낮은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공급비중은 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박 교수는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11%로 정했는데,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독일의 사례처럼 경제가 성장할수록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게 만드는 에너지절감과 에너지 효율 강화 정책이 전제돼야 한다.
 
박 교수는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 전력 중심에서 열과 수송을 포함하는 종합 정책으로 확대 ▲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절대적 재원 확충 ▲ 민간 사업자 확대를 위한 발전차액지원제도 재도입 검토 ▲ 세제 및 융자 제도의 확대 ▲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투자 확대 ▲ 재생에너지 기술 투자 회수에 유리한 전기 요금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이날 심포지엄에서 이유진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 팀장이 '기초 지자체 에너지정책 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권승문

이유진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 팀장은 지역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팀장은 "에너지 사용과 환경보전, 생산활동이 지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자체의 지역에너지계획 수립과 시행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금의 에너지 위기는 중앙정부의 중앙집중식 에너지 정책 실패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현재 지자체는 인력부족과 예산부족 때문에 중앙정부 공모사업에 의존하게 되고 기초지자체의 에너지 행정 기능은 더욱 취약한 상황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지자체 차원에서 철저한 수요관리를 하고, 에너지 조례를 제정해 에너지 행정체계를 강화해야 하며, 에너지효율 개선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자체에 맞는 성공사례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이어 은평구 두꺼비 하우징, 동작구 절전소와 착한에너지지킴이, 노원구 에코센터, 성북구 시민참여 기후행동, 강동구 폐식용유로 달리는 청소차, 송파구 나눔발전소와 에너지 빈곤 지원 등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했다.
 
에너지자립 100% 달성할 연대도를 주목하라
 
윤미숙 통영의제21 사무국장은 '연대도 에코아일랜드 조성사업 사례'를 발표했다. 연대도는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에 속한 작은 섬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탄소저감, 석유화석 제로, 생태관광, 주민소득의 사례를 담을 수 있는 지속가능발전 모델의 모범 사례로 알려져 있다.
 
윤 국장은 "주민 참여를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 디자인'이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사업 추진을 위해 300번이 넘도록 섬을 방문하고 모든 주민 회의에 담당 공무원 2~3명이 항상 참석했다"고 강조했다. 연대도에는 생태탐방로 '지겟길'과 연대주민대학, '할매공방' 등 다양한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시행되고 있다.
 
연대도는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해 주민 설득과 동의를 얻어 2011년 3월에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같은 해 4월에는 전국 최초로 석유화석 연료가 필요없는 '패시브하우스' 마을 회관을 준공했으며, 9월에는 폐교를 활용해 에코체험센터를 만들었다. 여기에 마을 지열센터까지 확보하면 2014년까지 에너지자립 10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행사는 김성환 서울시 노원구청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 노진철 경북대학교 교수의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덧붙이는 글 | 녹색연합 녹색에너지디자인 팀 블로그에 중복게재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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