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미친 사유화를 멈춰라》
1퍼센트를 위한 민영화에 대한 통렬한 폭로
소은화  <레프트21> 75호 | 발행 2012-02-18 | 입력 2012-02-16

임기를 1년 남겨 둔 이명박 정부는 최근 KTX 분할 민영화 계획을 발표하고, 곧이어 청주공항을 민영화했다. 정부는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민간이 더 싸고, 더 잘하고, 더 효율적”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 책이 폭로하는 현실은 정부의 주장과 정반대다. 지난 수십 년간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공공서비스 분야 민영화는 모두 재앙과 참사를 낳았다. 

△《미친 사유화를 멈춰라》, 미헬 라이몬, 크리스티안 펠버 지음, 김호균 옮김, 시대의창, 351쪽, 1만 6천5백 원

영국 철도는 민영화된 6년 동안 철도 요금이 오르고 정부 보조금도 증가했지만, 시설 투자를 소홀히 했다. 그 결과 55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남아프리카에서는 물 민영화 이후 요금이 1백40퍼센트 인상됐지만, 수질은 저하돼 35만 명이 콜레라에 감염돼 3백 명이 사망했다. 

영화 <식코>로도 악명이 높은 미국은 매년 국내총생산의 13퍼센트 이상을 쓰며 가장 비싼 보건 의료 체계를 운영하는 나라지만, 4천5백만 명이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저자들은 이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서로 ‘흡사한’ 재앙을 관통하는 원인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 답은 바로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구나 가질 권리가 있는 것들을, 소수가 배타적으로 소유하고 통제”하게 만드는 민영화 정책 자체에 있다.  

비용 전가 

이윤 추구가 목적인 민간 기업들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복지 성격의 요금 체계를 파괴하고 요금을 올리기 마련이다. 그 결과 기업들의 수익은 개선되지만 실업자 증가, 환경 파괴, 각종 사고뿐 아니라 온갖 은폐된 비용들은 모두 사회 전체의 몫이 된다.

민간 기업들은 공기업 중 수익성이 좋은 부문만 사들이고, 손실을 초래하는 부문은 세금으로 운영하거나 폐기한다. 

민영화된 서비스는 정부가 주장하는 경쟁의 원리가 아니라 독과점의 원리가 지배한다. 

프랑스 다국적 기업인 수에즈와 베올리아(전 비방디)는 프랑스 물 시장의 75퍼센트, 전 세계 물 시장의 50퍼센트 이상을 점유한다. 

1퍼센트를 위한 민영화는 ‘진정한 민주주의’와 상극일 수밖에 없다. 1980년대에 마거릿 대처가 처음으로 “민영화”를 발명했을 때도 대다수 국민을 굴복시키며 인기 없고 논란이 많은 민영화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민영화 신봉자들이 강요하는 시장 원리가 결코 “자연법칙”이 아니며 정치적ㆍ이데올로기적 투쟁의 결과임을 보여 준다. 

이 책이 쓰여진 2000년대 초반은 민영화에 맞서 “전 세계의 사회운동, 세계화 비판자, 노조 활동가들의 저항”이 살아난 때였다. 일례로,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수도 요금 인상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이 ‘물 전쟁’을 벌여 다국적 기업인 벡텔을 몰아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70퍼센트가 반대하는 KTX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벼르는 상황에서, 이 책은 정부의 거짓말을 속시원하게 반박할 풍부한 근거를 제공해 준다.


Posted by civ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