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6410


미담으로 돌아온 김건희 여사, 취재는 허용하지 않는다?

기자명 노지민 기자   입력 2022.10.19 20:17  


MBC의 김 여사 논문표절 의혹 보도 이후 김건희 여사 미담 이어져

대통령실, 김 여사 일정 사전 공지…취재 허용 않고 전속기사 사진 제공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행보가 다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통령실이 김 여사 일정을 사전 공지하기 시작했는데 정작 취재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건희 여사의 단독 행보는 최근 일주일간 약 이틀 간격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작은 지난 12일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파크를 방문해 양천 아동학대 사건 피해자의 묘역을 참배한 일이다. 다음날인 13일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들에게 김 여사가 해당 장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면서, 김 여사의 참배 사진을 제공했다.


이틀 뒤인 15일에는 SNS를 통해 김 여사의 봉사활동 사진이 공개됐다.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빈첸시오 보르도)가 지난 8월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 ‘안나의 집’에 김 여사가 찾아와 봉사활동을 했다고 밝히면서다.


▲12일 경기도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묘역에 참배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12일 경기도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아 묘역에 참배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대통령실은 역시 다음날 김 여사의 봉사활동 사실을 공지했다. 대변인실은 서면 입장문에서 “김 여사는 미혼모와 장애아동, 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와 자연재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위한 비공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17일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들에게 공유하는 대통령 사전 일정과 함께 김 여사의 일정을 알렸다. 18일 김 여사가 예고한 대로 ‘대한적십자사 바자행사’에 참석했고, 행사 관련 내용은 출입기자들에게 서면브리핑으로 전달됐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행보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김 여사의 바자행사 참석과 관련해 이재명 부대변인은 “적십자사는 명예총재인 대통령의 부인을 매년 적십자 바자행사, 사랑의 선물 제작 등 이웃 사랑을 위한 행사에 초대하고 있으며, 역대 대통령 부인 다수가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여사의 개인 활동이 공식화된 시기는 공교롭게도 김 여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시점과 맞물린다. MBC ‘PD수첩’이 ‘논문저자 김건희’ 편을 통해 김 여사의 박사 논문 등 표절 의혹을 다룬 것이 지난 11일, 이후 김 여사의 미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에서 '김건희' 키워드로 검색되는 기사 연관어들. 위부터 아래로 10월12일, 10월13일, 10월16일, 10월18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에서 '김건희' 키워드로 검색되는 기사 연관어들. 위부터 아래로 10월12일, 10월13일, 10월16일, 10월18일.


이는 실제 보도 양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를 통해 ‘PD수첩’ 방영 다음날인 12일 ‘김건희’ 보도 연관어를 분석하자 PD수첩, 논문표절, 표절 의혹, 김 여사 대역(재연배우) 등의 논란 관련 키워드가 나타났다. 김 여사의 아동학대 피해아동 묘역 참배 소식이 알려진 13일엔 ‘정인이 사건’, 봉사활동 소식이 알려진 16일엔 ‘봉사활동’ ‘사회복지시설’ ‘안나’(안나의집) 등이 주요 연관어에 올랐다. 김 여사가 바자 행사에 참석한 18일에도 일정과 관련한 ‘바자 행사’ ‘사회 취약계층’ ‘봉사활동’ 연관어가 확인됐다. 비리 등의 문제가 공론화되면 미담·홍보성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일부 기업의 대응과 유사한 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일각에선 김 여사의 활동이 일방적인 자료 배포로 알려진다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실은 17일 김 여사의 바자행사 참석을 공지하면서 취재는 ‘일정공개 전속’이라고 밝혔다. 기자단이 아닌 대통령실의 전속 기사들이 촬영한 내용만 기자들에게 제공한다는 뜻이다. 이에 공개된 일정까지 전속기사가 담당해야 하나, 기자들이 이런 내용을 받아야만 하느냐는 일부 출입기자 지적도 있었다. 


▲10월18일 대한적십자 바자 행사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10월18일 대한적십자 바자 행사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이와 관련해 MBC는 18일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이번 바자회 일정을 기자단에 공개하면서도 취재는 허용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일부 기자들의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대통령실은 전속 촬영기사들의 촬영본만 언론에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YTN도 같은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YTN에 아직은 진정성 있는 모습을 더 보이는 게 필요하다며 노출을 줄이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며 “이런 이유로 공개 행사인데도 언론 취재를 제한하고 대통령실 전속 기사가 촬영해 편집한 영상을 기자단에게 제공했다”고 전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