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v.daum.net/v/20221023223607040
'레고랜드' 쇼크에 50조 투입..野 "김진태, 위기 트리거"
조민영입력 2022. 10. 23. 22:36 수정 2022. 10. 23. 23:51
민주당 "김진태 경거망동, 자금조달 시장에 불신 줘"
"2000억 채무 불이행이 2000조 가계부채 흔들어"
국힘 "최문순 밀어붙인 채무 떠안은 것"
지난 21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 지사는 이날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강원도 보증 채무 상환 계획을 발표했다. 뉴시스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시킨 채권 시장 자금 경색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긴급 프로그램을 작동시키기로 했다. 야당은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고 강력 비난하며 “경제위기 트리거가 된 김 지사는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발언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최근의 회사채 시장·단기 금융시장의 불안심리 확산과 유동성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로 확대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지원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이 이번 프로그램에 포함된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강원도 레고랜드 디폴트 선언이 덮치며 악화된 채권시장 자금 경색이 더 큰 불안심리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긴급 진화에 나선 것이다.
추 부총리는 “부동산 프로젝트펀드(PF) 시장 불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지자체 보증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에 대해서는 모든 지자체가 지급보증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예정임을 다시 한번 확약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긴급 성명서를 내고 김 지사를 강력 비난했다. 지난달 28일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인내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의사를 밝혔다가 채권 시장이 경색되며 불안이 번지자 뒤늦게 지난 21일 다시 채무를 상환하겠다고 번복한 김 지사의 행위가 국가 경제에 중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 대책위원회는 성명서에서 “경제에 무지한 단체장이 오직 정치적 목적으로 전임자 흠집내기에 나섰다가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하고 경제에 중대한 피해만 입혔다”면서 “김 지사의 경거망동은 가뜩이나 위축된 자금조달 시장에 불신의 망령을 들게 했고, 투자 위축과 유동성 경색이라는 위험천만한 도화선에 불을 댕겼다”고 성토했다.
이어 “김진태 지사의 2000억 채무 불이행이 2000조 가계부채를 흔드는 형국”이라면서 “채권시장의 생명과도 같은 신뢰를 무너뜨리고 경제 위기 트리거를 자초한 김 지사는 국민에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강원도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에서 침목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태 강원도지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윤 대통령.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책위는 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금융시장이 한 달 전부터 위험 신호를 보냈음에도 야당 탄압에나 몰두하느라 위기를 수수방관한 대통령이 화마를 키웠다”면서 “시장이 발작을 일으킨 후에야 늑장 대책, 뒷북 대책, 찔끔 대책을 내놓은 윤석열 정부에 과연 경제위기 극복 의지나 있기는 한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경제위기에 대한 무지·무능·무관심으로 초기 방화벽 구축에 실패하고 선제 대응 시기를 놓친 잘못을 인정하고, 존재감이 실종된 경제수석과 경제금융비서관은 한 달간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소상히 해명하라”고 몰아세웠다.
반면 국민의힘은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의 근본 원인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최문순 전 지사의 실정에 있다고 주장하며 맞대응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경제 아마추어리즘으로 무장한 문재인 정권의 ‘퍼주기식 포퓰리즘 리스크’가 채권 시장에 폭탄을 던졌다”며 “그 시발점은 8년 전 최문순 강원도정이 제대로 된 사업성 검토도 없이 무책임하게 밀어붙인 ‘레고랜드 채무 떠안기’”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최문순 도정은 도의회 승인을 생략하고 레고랜드의 2050억원 채무에 빚보증을 섰고, 이 빚은 고스란히 강원도민의 부담으로 남게 됐다”며 “문재인 정권은 중앙, 지방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한 채권 발행, 채무 보증 등을 남발하며 자신들의 정치적 쇼에 나라의 미래를 팔아넘겼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 파티는 끝났다. 지난 정권이 비운 나라 곳간을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반드시 채워나가겠다”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빚 파티 끝에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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