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67146.html
어제는 ‘재클린 케네디’, 오늘은 ‘오드리 헵번’…김건희 여사 사진 논란
등록 :2022-11-14 14:47 수정 :2022-11-14 17:43 김미영 기자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
아픈 아이 안고 찍은 사진 구설수
바이든 팔짱 낀 사진에 ‘결례’ 지적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한 소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김 여사의 사진이 비슷하다고 비교된 오드리 헵번 사진. 연합뉴스, SNS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첫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의 사진이 논란이 되면서 여야는 소셜미디어(SNS)와 라디오 등에서 설전을 벌였다.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개별일정으로 심장질환을 앓는 아이를 방문한 것을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팔짱을 낀 것을 두고 “외교적 결례“ “오드리 헵번·재클린 케네디 코스프레”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오드리 헵번·재클린 케네디 코스프레?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한 소년의 집을 12일 방문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언론사 취재진이 동행하지 않는 비공개 일정이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전날 이 소년을 프놈펜의 헤브론 의료원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소년의 병세로 만날 수 없게 되자 김 여사가 아이 집을 방문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이 날은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인 캄보디아 측이 마련한 각국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인 앙코르와트 사원 방문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김 여사는 이 일정엔 참석하지 않았다.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 때 입은 김건희 여사의 의상과 재클린 케네디 여사 의상이 비슷하다고 올려진 사진. SNS 갈무리
지난 7월 28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의 의상과 비슷하다고 올려진 재클린 케네디 여사 의상. SNS 갈무리, 연합뉴스
아픈 아이를 안고 찍은 김 여사의 사진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김 여사가 영화배우인 오드리 헵번을 따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 구도와 옷차림이 비슷하다며 김 여사와 오드리 헵번의 봉사활동 사진을 붙인 사진까지 공유됐다. 이번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 논란은 이전부터 제기된 김건희 여사의 의상과도 관련이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일찍이 김 여사가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재클린 케네디 패션 흉내내기’를 하고 있다는 증거사진이라며 재클린과 김 여사의 의상을 비교한 사진들이 돌기도 했다.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입은 민소매 의상이 재클린 케네디가 입었던 의상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 쯔노이짱바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분 과시 또는 외교적 결례?
정상 배우자들을 위한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개인 일정을 소화한 것을 두고는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진애 전 국회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공식 일정을 거부한 게 외교 현장에서 가당하냐. 무슨 사진을 이렇게 많이 뿌리냐. 영부인은 공적 신분이지 셀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4일 <티비에스>(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배우자 프로그램은)굉장히 중요한 행위다. 그래서 대통령 혹은 정상 부인들이 그 나라의 대표적인 유적지를 방문하는 모습을 각 나라가 다 송출하면 주최한 나라 입장에서 보면 나라 홍보가 되는 것 아니겠냐”며 “특별한 이유 없이 안 가면 그 나라 입장에서는 조금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에 여권도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해도 너무한다”며 “혹자는 봉사 활동을 했던 배우 오드리 헵번의 이미지로 연출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국제구호단체의 친선 대사를 지냈던 배우 김혜자씨, 정애리씨도 같은 구도의 사진이 여러 장 나와 있으니 참고하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단독 방문을 예로 들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정숙이 하면 선행이고 김건희가 하면 참사라는 '정선건참'도 아니고 이런 억지 생떼가 어디 있느냐"라며 “‘관광객 영부인’보다 오드리 헵번처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선행 영부인’이 백배 천배 더 좋다”고 썼다.
김 여사가 12일 정상 갈라 만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팔짱을 낀 사진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우상호 의원은 “팔짱을 왜 끼나. 이게 공공 외교의 한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공식 사진 촬영인데 팔짱을 끼고 하신 건 조금 불편했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은 14일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역대 대통령 부인 중에 이렇게 미모가 아름다운 분이 있었느냐. 왜 그런 긍정적인 측면을 보지 못하나”라면서 “영부인으로서의 활동을 하는데 왜 그렇게 토를 다는지 저는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외교 현장에서 김 여사의 사진만 두드러지게 논란이 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4일 <한국방송>(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김 여사의 개별 활동으로) 아세안에서도 윤 대통령은 보이지 않고 김 여사만 보여 ‘이건 틀림없다, 권력 서열 1위다’ 이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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