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6933


“서울시 한복판에서 마음에 안 든다고 방송국 하나를 통째로 날린다”

기자명 정철운 기자   입력 2022.11.15 14:23  수정 2022.11.15 14:49  


서울시 예산 지원 중단 ‘TBS 조례 폐지 조례안’, 15일 시의회 본회의 통과 눈앞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TBS노동조합 “지역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현장”


▲15일 오전 서울시의회 앞에서 TBS노동자들이 TBS 조례 폐지 조례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 모습. ⓒTBS

▲15일 오전 서울시의회 앞에서 TBS노동자들이 TBS 조례 폐지 조례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 모습. ⓒTBS


TBS의 서울시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이 15일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본회의에서 조례안은 네 번째 안건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시의회 다수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전원은 “TBS를 서울시 출자·출연 기관에서 제외해 TBS가 민간 주도의 언론으로서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으며, 통과될 경우 재원의 70% 가량을 서울시에 의존하던 TBS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게 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TBS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시의회 앞에서 투쟁 선포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지역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현장에 서 있다. 역대 시의회 선거 사상 가장 낮은 투표율, 역대 시의회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가진 야당이 있는 서울시의회가 지역 공영방송의 존재를 지우는 본회의를 열고 있다”며 “지난 의회에서 만들어진 조례가 개정도 아닌 폐지되는 이 사태가 정상적인 민주주의 과정인가”라고 개탄했다. 


양대 노조는 “한국 방송사에서 처음으로 지자체로부터 독립된 재단을 만들어 설립한 지역 공영방송 TBS가 불과 몇 십분 만에 사라지고 있다”며 “찬성표를 던진 모든 의원의 이름과 지역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회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서는 “유예기간 1년 동안 낙하산 사장과 꼭두각시 이사로 시정 홍보 방송을 만들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오전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광위)는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을 수정 가결했다. 수정안에서는 조례 시행일을 기존 2023년 7월1일에서 2024년 1월1일로 변경했으며 TBS 직원이 희망하면 다른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에 우선 채용한다는 내용의 부칙 2조, 서울시장이 재단과 출연 자산 정리에 관한 준비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부칙 3조를 삭제했다. 문광위원 9명 중 3명인 민주당 시의원들은 조례안 처리에 반발해 퇴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정훈 언론노조 TBS지부장은 “지금 서울시의회가 TBS를 어떻게 유린하고 있는지, 모든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시의원들 뽑아줬더니 고작 하는 일이 언론사 없애는 일이다. 32년 역사의 방송사가 조례폐지안 한 장으로 사라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며 부당한 현실에 소리쳤다. 조정훈 지부장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리가) 선거에 이겼기 때문에 없앨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 TBS를 압박하고 있다”며 “TBS는 결코 이렇게 무너지지 않는다”며 새로운 투쟁을 예고했다.  


▲서울시의회 앞에서 본회의 생중계를 보고 있는 TBS 구성원들. ⓒTBS 방송화면 갈무리 

▲서울시의회 앞에서 본회의 생중계를 보고 있는 TBS 구성원들. ⓒTBS 방송화면 갈무리 


이정환 TBS노동조합 위원장은 “그간 TBS의 공적책무와 공정방송 강화를 위해 노조는 사측과 지속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정방송위원회 통해 프로그램 편향성 논란을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시의회는 TBS의 내부 노력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예산지원 중단을 무기로 숨통을 끊어놓을 궁리만 했다”며 “국민의힘의 언론탄압에 맞서 삶의 터전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서울시 한복판에선 마음에 안 든다고 방송국 하나를 통째로 날리는 조례안이 시의회에 올라갔다. 생존권을 외치는 수백 명 노동자의 외침을 시의원들이 하나하나 짓밟았다”고 개탄했다. 윤 위원장은 “오늘은 조례폐지안 통과를 막지 못한 마지막 싸움이 아니다. 끝까지 언론노동자의 자존을 지키는 싸움의 시작이다. 역사는 우리 편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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