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5734


보름전 취소했는데 조선일보 “코로나 난리에 딸기밭 간 민노총” 오보

서울대병원분회 “농장체험교육 지난달 취소… 엄중 상황에 허위사실 유포, 강력대응”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승인 2020.03.09 16:30


조선일보가 민주노총을 겨냥해 “코로나 난리통에… 조합원 교육한다고 딸기밭에 간 서울대병원 노조” 기사를 냈지만 오보로 밝혀졌다.


조선일보는 9일 사회면과 인터넷판에 “민주노총 산하인 서울대병원 노조가 우한 코로나 사태 와중에 노조 교육이라며 단체 휴가를 내고 딸기 따기 체험을 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로 체험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지난달 말부터 ‘2020년 1분기 조합원 하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달 27일과 28일 교육 일정은 오전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강사로부터 노조 입문 교육을 받고, 오후엔 딸기 따기 체험을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병원 직원들 사이에선 ‘모두가 혹사당하는 상황에서 휴가 내고 가야 할 정도로 노조교육이 급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노조원이 딸기 따러 간 사이 누군가는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썼다. 


▲9일 조선일보 사회면(14면).

▲9일 조선일보 사회면(14면).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9일 성명을 내 “완전한 허위사실 유포”라고 밝혔다. 분회는 당초 1분기 조합원 교육으로 딸기농장 체험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로 농장 예약을 모두 취소하고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했다. 분회는 “조선일보는 전화 한 통이면 될 사실 확인조차 거치지 않고 작성했고, 검토해야 할 데스크조차 이를 유포했다”고 비판했다. 분회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와 손해배상 신청 준비를 마쳤고,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한편 조선일보의 서울대병원 노동자 관련 오보나 왜곡보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신문은 지난해 10월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내 ‘국대떡볶이’ 매장이 민주노총 압박으로 폐점했다고 보도했지만, 병원과 노조는 ‘감염관리 차원의 우려 제기이며 계약해지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신문은 11월엔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되며 파업권까지 확대됐다고 비판했지만, 실상은 비정규직 당시보다 필수유지업무 비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서울대병원분회가 지난달 ‘하루교육을 온라인교육으로 대체한다’며 조합원들에게 공지한 문자.

▲서울대병원분회가 지난달 ‘하루교육을 온라인교육으로 대체한다’며 조합원들에게 공지한 문자.

 

김태엽 서울대병원분회장은 “조선일보 오보의 가장 큰 폐단은 독자들이 ‘설마 이런 메이저 언론사가 사실관계 확인을 안 했겠어’라고 여기도록 한다는 점에 있다. 조선일보는 오히려 이 영향력을 이용해 허위사실을 대놓고 보도하고, 당연한 책무인 사실확인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분회장은 조선일보가 코로나 국면에 지속해온 노조 겨냥 보도기조를 놓고 “국립대병원 노조가 메르스 국면 당시 박근혜 정부의 엉망 대응에 대항해 프로토콜을 만들었기에 이번엔 병원과 당국이 비교적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노동자가 느끼는 현장의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병원과 얘기해야 난제를 극복하는 과정이 생기는데, 조선일보의 일방적 때리기 보도는 이를 되려 저해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측은 미디어오늘에 “기자에게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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