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newsverse.kr/news/articleView.html?idxno=2652

 

尹 ‘청담동 술자리’, 제3의 인물 첼리스트에게 2회 들었다

기자명 이진동 기자   입력 2022.11.29 19:05  

 

[분석과 의견]

[분석과 의견] ‘첼리스트의 거짓말’이라고?
첼리스트, 남친 외 제3의 인물에게도 자발적으로 2회 언급
첼리스트 만난 제3인물 "첼리스트, 죽음 언급하며 무서워해"
첼리스트 "남친 추궁 피하려" 거짓말 동기, 만들어졌을 가능성
'윤석열·한동훈 있었다' 뺀 나머지 진술 대화록과 대체로 일치

 

윤석열 대통령의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이 쏙 들어가는 분위기다. 대통령의 심야 술자리를  남자 친구에게 처음 언급한 첼리스트 A씨가 “남자 친구의 추궁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는 경찰 진술이 알려진 뒤 경찰 밖 친여 성향의 언론들은 앞장서 ‘사실 무근’ ‘거짓 판명’으로 서둘러 정리해버렸다.

 

하지만 A씨의 진술외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수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결론에 이르는 물증도 제시되지 않았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언급되는 첼리스트 A씨와 남자 친구 B씨간 7월 20일 전화 대화 녹취록 중 일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언급되는 첼리스트 A씨와 남자 친구 B씨간 7월 20일 전화 대화 녹취록 중 일부. 

 

1 “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어라”

 

“사람을 믿지 말고, 상황을 믿어라” 

설경구 주연의 ‘불한당’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 한 토막이다. 사람을 믿지 말라는 건 이해관계나 두려움 등에 따라 바뀌는 ‘진술’에 휘둘리지 말고, 펼쳐지는 상황 즉 ‘팩트’를 판단의 근거로 삼으라는 취지다.

 

첼리스트 A씨와 남자 친구 B씨간 전화 통화 대화 녹취록을 통해 알려진 윤 대통령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간단히 정리하면 “자유총연맹총재 권한 대행을 지낸 이세창씨의 주선으로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여명과 함께 지난 7월 19일 밤~20일 새벽 청담동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이 의혹이 나온 뒤 윤 대통령은 “유치한 가짜 뉴스”라고 했고, 한 장관은 장관직까지 걸며 “저질 음모론”이라고 주장했다. 첼리스트 A씨가 전화 통화에서 술자리에 있었다고 언급한 두 사람 모두 터무니없는 가짜뉴스로 몰았다.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지목된 이세창씨는 의혹이 제기된 다음날인 10월 25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을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없다”면서 “술주정에 불과한 넋두리”라고 부인했다. 이씨는 그 뒤엔 경찰에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제출하고 “19일 저녁 20일 새벽 영등포구와 강서구에 있었다”고 가짜 알리바이를 대기까지 했다.

 

사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외부에서 사적 인연의 사람들과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쉽게 믿기지 않는 일은 맞다. 믿기 어려운 일인 만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윤 대통령이나 한 장관은 치명상을 입게 돼있다. 대통령 등 유력자라고 해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도 검찰총장시절 눈과귀 역할을 하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의 ‘고발 사주’ 보도가 나오자, 기자회견에서 “정치공작”이라고 몬 전례가 있다. 비속어 파문 당시에도 국민에게는 들렸던 ‘이XX’를 “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비선 최순실과 관련해 여러 차례 공개적인 거짓말을 했다. 

 

첼리스트 A씨 역시 현직 대통령이 이미 ‘가짜 뉴스’라고 판정내렸고, 법무부 장관이 ‘목’까지 건 상황에서 ‘반대의 진술’을 할 경우 엄청난 위협과 위험이 닥칠지 모른다는 ‘공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실제 유튜브 언론 ‘더 탐사’에서 의혹이 제기된 이후 A씨를 만난 적 있는 H씨는 “굉장히 무서워했다. 과민하게 죽음까지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의 진술 보다는 확인된 상황(팩트)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①  팩트/ 첼리스트 A씨와 이세창은 19일 밤 청담동 같은 장소에 있었다.

 

경찰이 첼리스트A씨와 이세창씨의 휴대전화 사용기록 등을 통한 위치 추적결과 19일 저녁 두 사람이 동일 위치에 있던 사실은 확인이 됐다. 최소한 밤 10시 무렵까지 함께 있었지만, 그 이후 두 사람이 동일 위치에 언제까지 함께 있었는지는 최종 공표되지 않았다. 

 

다만 첼리스트A씨의 대리인인 박경수 변호사는 “A씨가 19일밤 12시 이전까지는 같이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뉴스버스와 통화에서 밤 12시 이후 A씨의 행적에 대해선 “물어봐야 한다”고 얼버무렸다.

 

첼리스트A씨의 전화 대화 녹취록을 통해 제기된 윤 대통령의 심야 술자리 의혹은 20일 0시부터 3시 사이의 일이다.

 

② 팩트/ 이세창, 행적을 숨겼고 사실관계 왜곡하는 적극적 거짓말을 했다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지목된 이세창씨는 술자리 의혹이 제기된 다음날 전화 대화 녹취록에 대해 “술취한 여성의 술주정 같은 넋두리”라고 했지만, 경찰 수사에서 7월 19일 밤 최소 10시 무렵까지 함께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그런데 이씨는 7월 19일밤 행적을 숨기기 위해 명함용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제출하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그 통화 내역에 맞춰 “영등포 일대와 강서구에만 있었고, 청담동에는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에서 거짓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명함용 전화번호가 아닌 실제 이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통해 이씨의 당일 위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이세창씨가 10월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 제기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러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이세창씨가 10월 27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 제기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러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③ 팩트/ 첼리스트, 윤 대통령 심야 술자리 언급 제3의 인물에게 2회 반복

 

첼리스트A씨는 남자친구 B씨외에 H씨와도 몇 번 만난 사이인데, H씨에게 윤 대통령의 심야 술자리 얘기를 먼저 꺼냈다. H씨는 그 얘기를 들은 날짜까지 기억했다. H씨는 뉴스버스와 통화에서 “9월 21일 전화 통화를 하던 중 A씨가 ‘어떻게 지냈다’는 식의 근황을 얘기하다가 윤 대통령의 술자리 얘기를 먼저 자연스럽게 꺼냈다”고 말했다. H씨는 “그 때는 내가 윤 대통령의 심야 술자리 의혹을 알 턱이 없으니 뭘 물어보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나온 얘기였다”면서 “A씨와 B씨간 전화 대화 녹취록을 통해 알려진 내용의 50~70%가량이 그때 들었던 얘기와 같았다”고 말했다.

 

H씨는 “이틀 뒤인 9월 23일 만난 적이 있는데, 이 때도 A씨가 대화 도중 먼저 윤 대통령의 심야 술자리 얘기를 했다”며 “듣고만 있었지 꼬치 꼬치 묻지는 않았다”고 했다.   

 

④ 대화 녹취록과 첼리스트 진술 일치 부분 “김앤장 변호사 소개받았다” 

 

첼리스트A씨의 전화 대화 녹취록에는 심야 술자리에 김앤장 변호사 30여명이 있었고 이세창씨가 김앤장 변호사에게 자신을 ‘교수님’이라고 소개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박경수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경찰 조사 때 “10월 19일 밤 청담동의 한 바에 7~8명이 함께 있었는데, 그 중 김앤장 변호사가 있었고 이세창씨로부터 소개 받았다”는 진술을 했다.

 

일단 대화 녹취록에 등장하는 시간대와 진술한 시간대가 다르고, 참석자 수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행 중에 김앤장 변호사가 있고 이세창씨로부터 소개를 받은 부분은 대화 녹취록과 일치한다.

 

⑤ 첼리스트 진술과 대화 녹취록 불일치 부분- 윤석열‧한동훈 ‘있었다’와 ‘없었다’ 

 

박경수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이세창씨와 동일 위치로 확인된 장소에 “김앤장 변호사를 포함 7~8명이 있었지만, 윤석열·한동훈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의 핵심은 심야 술자리에 윤 대통령이 있었느냐는 것이다. 첼리스트 A씨의 진술을 보면 다른 정황들은 대화 녹취록에 등장하는 상황과 맞아 들어가는 부분이 있지만 핵심 의혹인 윤 대통령 부분만 딱 부러지게 “없었다”며 그 이유를 “남자 친구를 둘러대기 위해서였다”고 댔다.

 

2. 믿을 수 없는 ‘거짓말 동기’

 

거짓말에는 동기가 있어야 한다. 첼리스트A씨는 대한민국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판 이유를 “남자 친구에게 둘러대려고”라고 말했다. 전화 대화 녹취록에 등장하는 술자리 상황 설명이 거짓말이었는데, 그 동기가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자 친구의 “왜 늦게 오느냐”는 추궁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이 말이 맞다면 첼리스트 A씨는 그로부터 두달 뒤에 전화통화를 하고 또 만나기도 했던 H씨에게 ‘윤 대통령의 심야 술자리’ 언급을 할 이유가 없었다. 더군다나 H씨는 A씨에게 심야 술자리와 관련된 뭔가를 물어보려해도 사전 정보 자체가 없었으니, A씨가 자발적으로 꺼내지 않았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이다. 

 

남자 친구의 추궁을 피하려고 만들어낸 거짓말을 H씨에게 그대로 했다는 것 자체로 ‘거짓말의 동기’가 핑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거짓말에 불과하다는 반증이다.  

 

3. 경찰 수사 앞서 일부 언론 ‘허위 프레임’ 부터 기정사실화

 

경찰은 첼리스트 A씨와 이세창씨의 휴대폰 통화 내역 등을 통한 19일 밤~20일 새벽 위치 기록을 전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밤 10시 무렵 이후도 공표되진 않았지만, 두 사람의 휴대폰 위치는 일정 시간동안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것이다. 강남은 맞지만 갤러리아 뒤편 압구정동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하지만 밤 10시 이후 두 사람이 동일 기지국 반경의 범위에 함께 있었지만, “(대화 녹취록에서 언급된) 술자리가 아니었다”는 부분은 A씨와 B씨 진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위치가 포착된 기지국 범위 내에서 실제 술자리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여부는 CCTV나 같은 시간대 한 장관의 위치 기록 등을 통한 다른 객관적인 물증으로 입증될 필요가 있다. 

 

한동훈 장관은 장관직까지 걸 정도로 알리바이를 주장하고 있으니, 경찰은 윤 대통령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한 장관에 대해 7월 19일 저녁~7월 20일 새벽 시간 위치 확인을 통해 의혹 해소를 하는 게 낫다. 

 

이세창씨가 적극적인 거짓말을 했듯이 공포감이 있는 A씨 역시 핵심적인 부분에서 전부 사실을 말했다고 볼 수는 없다. 제왕적 대통령 권력에 대한 공포감은 ‘거짓말’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대장동 개발 비리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검찰 수사 때 하지 않았던 진술을 폭로하는 이유를 “그땐 겁나서”라고 말한 걸 대서특필한 언론이라면 “A씨가 거짓을 말할 수도 있다”는 점에 공감 못할 이유도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월 24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첫 질의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월 24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첫 질의에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뉴스1)

 

4. 김의겸 의원 두 번의 실수 

 

지난달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김의겸 의원의 의혹 제기는 충분히 할 만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설익은 상태에서의 의혹 제기와 섣부른 후퇴로 김 의원은 두 번의 실수를 했다 

 

① 설익은 상태서 의혹 제기 

 

첫 번째 실수는 사실 여부를 떠나 설익은 상태에서의 의혹 제기로 실체 접근에 ‘난관’을 만든 점이다. 첼리스트 A씨와 남자 친구 B씨간의 전화 대화 녹취록과 더 탐사와 이세창씨간 통화 대화 녹취록이라는 나름의 근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의혹을 국회에서 제기할 정도면 적어도 첼리스트 A씨의 증언까지는 들었어야 했다. 

 

먼저 공개되는 바람에 첼리스트 A씨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공포감’에 휩싸이는 상황이 됐다. 신중한 접근이 있었다면 전화 대화 녹취록에 등장하는 A씨의 구체적 상황 묘사를 ‘허언증’으로 쉽게 몰아가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② 경찰 수사 끝나기도 전에 유감 표명

 

첼리스트 A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끝나자 마자 일부 언론은 <청담동 술자리는 없었다. 첼리스트 ‘남친 속이려 거짓말’진술>이라고 보도했다.

 

경찰 수사의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이미 ‘거짓’으로 판명내버린 것이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한동훈 장관은 기다렸다는 듯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허위’ 결론을 인정하는 듯한 입장 표명 뒤 이에 대한 언론 보도도 잇따르면서 언론의 ‘허위 프레임’은 기정 사실로 굳어졌다.

 

김 의원은 경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를 의심을 갖고 따져 물어야 할 야당 의원이고, 그 것도 처음 의혹 제기자이다. 그런데도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허위’에 무게를 실어주는 상황을 만들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