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2242155475&code=910402 

박근혜, 저축은 피해자 항의에 뒷문으로
부산 |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격전지 부산서 민생 행보… ‘문·성·길 벨트’ 방문 안해

“신공항, (후보지는) 원래 부산이었는데 뒤통수 맞았다. 박 위원장 지역구가 대구니까 대구로 가져가려는 것 아닌가.”(시민단체 관계자)

“부산 올 때 (마음이) 무거웠다. 부산 경제 활성화에 힘쏟겠다. 저도 부산에 살았었다. 입지 선정 전문가에게 맡기겠다.”(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24일 총선 격전지 부산을 찾은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60)은 동으로, 서로 바쁘게 다녔다. 영화인들과 만나 영화산업 육성 방안을 들었고, 학교폭력 방지 영상을 만든 고교생을 만나 10대 의견을 들었다. 민생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4일 부산 동래우체국 황성화 집배원과 비정규직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부산 | 연합뉴스

그러나 가는 곳곳에서 부산의 ‘골치 아픈’ 현안에 부닥쳤다. 오전 동래우체국 앞에선 부산일보 노조의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요구 시위와 맞닥뜨렸고, 시민사회단체 오찬에선 신공항 문제를 피해갈 수 없었다. 

오후에 영도구 영상예술고교 앞에선 김옥주 부산저축은행사태 비대위원장 등 10여명이 박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박 위원장은 이들을 피해 후문으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만나주지도 않는다면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며 항의했다. 집권여당에 불만이 쌓여 있는 부산에서 박 위원장이 힘든 일정을 이어간 상징적 단면이다.

박 위원장의 부산 방문은 지난해 10·26 재·보선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야권 바람을 조기에 막아야 한다는 부산 의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뤄졌다. 지난해 동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박 위원장의 두 차례 방문이 큰 힘이 됐다고 본 것이다. 박 위원장은 부산에서 두 가지를 약속했다. 신공항 재추진과 해양수산부 부활이다. 박 위원장은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 ‘영화의 전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두 사안을 거론하면서 “총선보다는 대선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신공항 문제는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두고 논란을 벌이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폐기됐다. 해양수산부는 현 정부 들어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흡수됐다. 부산 민심이 이명박 정부에 등 돌리게 한 대표적 예다.

그러나 야권과의 ‘정면대결’은 피했다. 박 위원장은 동래·해운대·동·영도·사하 등 5개구를 방문했다.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나선 ‘문·성·길 벨트(문재인, 문성근, 김정길 후보가 나선 사상·북강서을·부산진을)’에는 발길을 하지 않았다. 방문한 5개구는 대부분 ‘문성길 벨트’를 둘러싼 지역이다. 정면대결은 피하면서도 야권 바람이 번지는 것을 차단코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 고위 관계자는 “사상구까지 가면 문재인 이사장만 띄워준다. 전략상으로도 안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 부산지역 의원도 “아직 우리 당 후보도 안 정해졌는데 방문하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르면 이번 주말 부산지역 조기 공천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부산지역 조기 공천 요구에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곧 발표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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