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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전국집중촛불집회 현장 르포] 독립운동의 정신 강조한 촛불집회
추미애 전장관, 민주당 주도의 '범국민 운동본부' 구성 제안
조하준 기자 승인 2023.09.17 13:04 댓글 0
1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일본대사관 앞에 집결한 촛불시민들의 모습.(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6일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제57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이자 9월 전국집중촛불집회가 열렸다. 전국집중촛불집회인만큼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촛불시민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독립운동가 모욕 주기가 반복되고 있어 이번 주에도 독립운동가들의 사진을 앞세웠고 촛불시민 스스로 ‘촛불독립군’으로 칭했다.
먼저 오후 3시 종로구 안국동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강북촛불행동 권오민 대표의 사회로 사전행사가 열렸다. 사전행사에 모두 발언자로 포항촛불행동 공동대표 김용근 씨가 연단에 올라 후쿠시마 핵오염수 폐기를 묵인, 방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뒤이어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 김신영 양이 연단에 올라 현재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율성 기념공원 건립 반대 운동’의 실태를 설명하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철 지난 색깔론 행태를 비판했다. 특히 그 반대 운동은 이미 국가보훈부 주도의 관제데모로 의심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일본인 참가자. 그는 서투른 한국어로 직접 행동에 나서고 투쟁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극찬했다.(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마지막으로 고흥촛불행동의 최금일 씨가 연단에 올라 짧고 간결한 연설로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분노가 쌓인 촛불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또 함께 투쟁을 독려하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또 이번 집회에는 일본에서 온 참가자도 있었다. 일본인이어서 한국어가 서툴렀지만 그는 “일본에서는 이런 집회를 여는 건 생각도 못할 일인데 한국인이 참으로 용감하고 대단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대사관을 출발해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를 향해 행진하는 촛불시민들의 모습. 이번에도 독립운동가들이 함께 했다.(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한편 이번에도 또 경찰의 집회 방해가 벌어졌다. 당초 촛불행동 측에선 일본과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적은 공을 굴리면서 행진을 하고 인도까지 통행을 확보하는 것으로 협의가 되었는데 경찰이 집회 당일에 공 굴리기를 못 하게 막은 것이다. 일본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정부와 이미 ‘권력의 지팡이’로 전락한 이 경찰의 행태를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독립운동의 정신을 새기며 행진하는 촛불시민들.(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일본대사관을 출발한 촛불시민들의 행렬은 조계사를 지나 종로 1가, 을지로를 거쳐 본 행사장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로 행진했다. 행진하는 내내 최근 윤석열 정부의 역사 쿠데타와 개악에 가까운 개각 특히 극우적 망언을 일삼은 신원식 국방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비판 구호가 쏟아졌다. 행진하는 내내 촛불시민들을 향한 시민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4시 반에 1부 행사인 3차 비상시국대회가 열렸다. 첫 번째로 연단에 오른 이부영 여운형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도록 막지 못한 것을 깊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동해를 일본해가 되도록 만든 윤석열 대통령, 우리의 자랑 독립운동의 영웅 홍범도 장군을 끌어내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하루빨리 그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투쟁하자”라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함에도 노구를 이끌고 촛불집회에 참석해 감동적인 연설을 한 김상근 목사.(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김상근 목사는 미국이 과거 1905년 러일전쟁 중에 일본을 지원하며 대한제국을 식민지로 삼는 것을 묵인한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었던 사실, 해방 이후 중앙청 국기게양대에서 일장기가 내려지고 태극기가 아닌 성조기가 게양된 사실, 광복 사흘 후 (이범석 김준엽 장준하 노능서 등) 광복군 대원들을 태운 비행기가 여의도 비행장에 도착했으나 무장한 일본군이 포위하는 바람에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던 아픈 역사적 사실 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미 군정이 남조선 국방경비대를 두고 일본군 장교 출신들을 대거 들어앉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승만은 정권 초기 일본 만주군 출신 장교들을 대거 기용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그것을 묵인한 미국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일본 껴안기가 심화되면서 다시 20년 만에 반미 여론이 커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 반미 여론이 다시 싹 트게 만든 건 어디까지나 미국의 자업자득이고 저자세 굴욕 외교로 일관한 윤석열 정부가 그걸 조장한 것으로 볼수 있다.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합창단의 공연.(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두 사람의 연설이 끝난 후 극단 경험과 상상 소속 김지선 씨의 홍범도 시 낭송과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합창단의 〈광야에서〉, 〈독립군가〉 공연을 끝으로 1부 행사인 3차 비상시국대회가 끝나고 2부 행사인 제57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가 그대로 이어졌다.
촛불집회에 첫 번째 발언자로 연단에 오른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최근 윤석열 정부가 자행하는 홍범도 장군 모욕 행태에 대해 비판하며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등이 퍼뜨린 홍범도 장군 음해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원식 의원의 망언은 극우 유튜버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인데 이걸 여당 의원이 받아서 확대 재생산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그녀는 이 날 촛불시민들이 목 말라하는 점을 정확히 파고든 감동적인 연설을 남겼다.(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방학진 실장의 발언이 끝난 후 촛불시민합창단의 〈독립군가〉 합창 공연이 있었다. 그리고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오랜만에 촛불집회 현장을 찾아 연단에 올랐다. 추 전 장관이 연단에 오르자 촛불시민들이 열렬히 환호의 함성을 지르며 응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민주당 주도의 ‘범국민 운동본부’ 구성을 제안했다. 추 전 장관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 3대 요구안 관철을 위해 민주당이 ‘범국민 운동본부’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우리들이 시민들과 뭉쳐서 윤석열 정부를 끝장내자”고 말했다. 이어 “파국으로 가는 대한민국을 여기서 멈춰 세워야 한다”면서 “이제 민주당이 거리로 나와야 한다. 민주당이 더 이상 엄중해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촛불시민들도 일제히 환호와 응원의 함성을 질렀다. 그만큼 촛불시민들은 더불어민주당의 강력한 행동을 원하고 있었는데 추미애 전 장관이 그 원하는 바를 정확히 공략한 연설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촛불집회에 참석해 현재 윤석열 정부 국방부의 행태를 비판하는 연설을 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뒤이어 연단에 오른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이예람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그 죽음이 바꾼 것이 군사법원법 개정이었다”면서 “군 지휘부가 억울한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왜곡 조작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군사법원법이 개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에 대해 “법 절차를 준수한 해병대 수사단장은 항명 혐의가 덧씌워졌다”면서 “그 사건을 조작, 왜곡한 이종섭 장관은 사의 표명으로 일종의 빤스런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부 전 대변인은 또 “계엄령 문건이 시행되지 않지만, 내용은 그대로 가고 있다”면서 “입법부를 봉쇄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국민에게 압수수색의 칼을 들이대고 있다”고 말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 다음으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대전 중구)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비례대표)이 연단에 올랐다. 황 의원은 “왜 우리가 검찰 개혁에 실패했고, 왜 우리가 윤석열을 검찰총장에서 대통령으로 직행하게 만들었는가”라며 “뼈저리게 후회한다. 이제 우리가 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황 의원은 “검찰은 연성 쿠데타를 통해 야금야금 우리 공화국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단 한 석이라도 진다면 대한민국은 끔찍한 검찰공화국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의 연설이 이어지는 중 촛불시민들은 “민주당! 싸워라!”고 외치며 민주당의 투쟁을 독려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태도를 질타했다. 그만큼 촛불시민들이 민주당에도 상당히 불만을 갖고 있으며 민주당의 적극적인 투쟁에 목이 말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제1야당 대표가 단식을 불사하면서 전면적인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불통과 독선으로만 일관했다”고 지적하고, “수십년간 피땀으로 일궈 온 민주공화국의 국방 장관을 쿠데타를 옹호하는 사람이 맡아서야 되겠는가”라며 신원식씨의 새 국방 장관 후보 지명을 비판했다.
또 용혜인 의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법이 단죄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은 만나면서 이재명 대표는 범죄자라면서 만나지 않고 있다”면서 “윤석열 정권의 퇴행을 막기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가 내려도 대통령 책임인 것 같고 비가 오지 않아도 대통령 책임인 것 같다고 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을 대한민국 국민의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수 백자 씨의 공연 중 무대 앞에 나와서 흥겨운 댄스를 추고 간 개그맨 서승만 씨. 그는 국민대학교 박사 학위 논문 표절에 휘말려 있는 김건희 여사를 비판하고 국민대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적도 있다.(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어 “탄핵은 헌법에서 보장한 국민의 권리이며 우리는 잘못한 대통령을 향해서 탄핵하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민주당을 향해서도 이제는 더 이상 움츠리지 말고 탄핵하라고 여러분들이 말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시민들은 다시 한 번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민주당 정치인들의 모습을 질타하고 투쟁을 독려하는 구호를 외쳤다.
가수 백자 씨의 공연을 끝으로 본 행사는 끝났고 광화문까지 짧게 2차 행진을 하는 것으로 9월 전국집중촛불집회가 마무리 되었다. 다음 제58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는 23일 저녁 6시에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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