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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전국집중촛불집회 현장 르포] 더욱 커지는 촛불물결, 노골화된 경찰의 방해
17일 개정한 시행령 앞세워서 촛불집회 옥죄려는 윤석열 정부
조하준 기자 승인 2023.10.22 12:56
지난 21일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린 10월 전국집중촛불집회. 5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밤하늘을 수놓듯이 촛불 파도타기를 하는 모습이 장관이다.(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지난 21일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제61차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이자 10월 전국집중촛불집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서도 윤석열 퇴진을 위해 노력한 촛불행동 해외 지부 소속 교민들도 모여 자리를 빛냈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 경찰의 방해도 다시금 노골화되기 시작했다.
사전집회로 혜화역 2번 출구 앞 대학로에서 집결한 촛불시민들은 본 행사장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를 향해 행진을 했다. 이번에는 여기서 발언을 하지 않고 바로 행진으로 시작했다. 행진하는 내내 윤석열 정부의 갖은 실정에 대한 비판 발언과 구호가 쏟아졌다.
혜화역 2번 출구 앞 대학로에서 집결해 본 행사장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를 향해 행진하는 촛불시민들의 행렬.(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신원식 국방부장관의 설화로 인한 전쟁 위기 고조,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R&D 관련 예산, 청년 지원 관련 예산 등을 모두 삭감하면서 정작 자신의 해외 순방비는 더 증액한 것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가는 내내 집회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지나가는 시민들의 호응과 응원이 높아졌다.
종로 1가에 이를 무렵에 수시로 촛불시민 행렬이 지나가는 길목마다 등장해 도발하는 몇몇 수구 단체 회원의 방해가 있었으나 촛불시민들 모두 이젠 다들 면역이 된듯이 오히려 안쓰럽게 바라보기 도 했다. 조선일보 사옥 옆에서 오늘도 수구 개신교 단체의 친정부 및 친미 집회가 열렸으나 50명도 채 안 되어보였다.
혜화역 2번 출구 앞 대학로에서 집결해 본 행사장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를 향해 행진하는 촛불시민들의 행렬.(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촛불시민들의 행렬은 큰 충돌 없이 본 행사장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 무사히 도착했다. 그리고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장의 사전 인터뷰를 시작으로 서울촛불행동 대표 김지선 씨의 사회로 본 행사가 열렸다. 첫 번째로 연단에 오른 인물은 윤석열 정부의 표적 감사 피해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었다.
전 전위원장은 “지난 1년간 무도한 윤석열 정권의 탄압에 맞서 굴복하지 않고 싸워 왔다”면서 “대통령부터 국민의힘 권력 실세, 감사원, 보수 언론까지 총동원된 무시무시한 정권의 총체적 탄압이었다”라고 말하며 윤석열 정부의 표적 감사에 맞서 싸운 자신의 1년간 행적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알렸다.
모두 발언 이후 연단에서 내려와 시민들과 인사하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이어 “죽음 같은 공포와 위협을 느끼고 매일같이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스트레스로 탈모와 구안와사(입이 돌아가는 증세)까지 왔지만 ‘결코 불의에 무릎 꿇지 않겠다’, ‘비겁하게 도망가지 않겠다’면서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면서 “마침내 임기를 무사히 마쳐 윤석열 정부 탄압에 맞서 이긴 최초의 작은 승리를 만들어 냈다”라고 말했다.
또 전현희 전 위원장은 “제 몸에 꽂힌 10만 개의 화살을 하나씩 뽑아서 무도한 저들에게 불화살로 돌려줄 것”이라면서 “여기 모이신 분들에게도 화살을 나눠 드릴 테니 100만 개의 불화살을 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현희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탄핵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촛불시민들을 향해 호응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녀는 “민주당 의원들도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향한 탄핵의 불화살에 동참해 달라”면서 “국민을 믿고 함께 싸우자”라고 말했다. 전현희 전 위원장은 발언 도중 연방 ‘탄핵’을 외치며 “최전선에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발언이 끝난 후 그녀와 사진 촬영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섰다.
전현희 전 위원장의 발언이 끝난 후 이번 달 촛불문화제에서 우승을 했던 노동자 촛불행동 소속의 김수근 씨가 드렁큰타이거 〈Monster〉 개사곡 공연을 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 계속해서 경찰의 경고방송이 이어졌다. 경찰은 계속해서 소음 기준인 75db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경고 방송을 했다.
하지만 정말 소음 기준을 초과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현행 집시법 제14조에 따르면 1항에는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는 확성기, 북, 징, 꽹과리 등의 기계ㆍ기구(이하 이 조에서 ‘확성기 등’이라 한다)를 사용하여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위반하는 소음을 발생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적혀 있다.
지난 17일에 개정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경찰은 이 시행령을 근거로 계속해서 집회를 방해했다. 하지만 이 시행령은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 봉쇄를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그 대통령령이 지난 17일에 개정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인데 그에 관한 규정은 위 도표로 갈음한다. 그리고 14조 2항에 “관할경찰관서장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가 제1항에 따른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그 기준 이하의 소음 유지 또는 확성기등의 사용 중지를 명하거나 확성기 등의 일시보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위 시행령은 대통령실 앞 집회·시위를 봉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집회·시위 인권침해 감시변호단장을 맡은 권영국 변호사는 "경찰이 주변에서의 집회를 엄격하게 통제하겠다는 것을 시행령을 통해 확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따라서 이는 명백히 윤석열 정부의 집회 방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연단에 오른 각 지역 촛불행동 대표들.(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뒤이어 연단에 오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비례대표)은 “윤석열 대통령이 18%p에 육박하는 참패 성적표를 받고서야 국민 눈치를 보는 모양”이라면서 “그런데 아직도 윤 대통령은 유체이탈 화법으로 내 잘못은 모르겠고 참모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또 용 의원은 다음 주 10.29 참사 1주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용 대표는 발언을 통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을 요구할 것과 홍범도 장군 흉상을 원래 자리로 옮길 것, 국정운영에서 뉴라이트 수구 인사 배제, 10.29 참사 및 오송 참사 유가족 만나 사죄, 또 검찰, 감사원, 국정원 동원 사정 정치 중단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경질 등을 요구했다.
1부 행사가 끝난 후 2부 행사로는 왕년의 인기 개그맨이자 최근엔 정치 유튜버로 변신한 강성범 씨가 사회자로 올랐다. 2부 행사에서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이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번 강서 선거는 윤석열 대 주권자 국민의 대결이자, 초헌법적 검찰 파시스트와 민주주의 시민 주권자의 대결이었다”면서 “국민이 이겼고, 민주 시민이 윤석열을 부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 전 장관은 “자유총연맹 보조금을 확 늘려주고, 과학 예산을 날리면 민생이 좋아지나”라면서 “대기업, 부자 감세해주고 초중고 교육 예산 날리면 좋아지나”라고 말했다. 또 그녀는 “광화문에서 100억 원을 넘게 들여 군사정권에서 하던 군사 퍼레이드를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퍼주기는 하면서 일자리를 못 구해서 붕어빵 리어카 끌고 온종일 추위에 떠는 국민의 민생은 눈에 안 들어오나”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를 열고 있는 촛불행동 해외 지부 대표들의 모습.(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추 전 장관은 “무너지는 경제와 안보 리스크는 대통령 본인”이라면서 “한시라도 빨리 내려오는 게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해외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촛불행동 해외 지부 대표들과 각 지역 대표들이 차례로 연단에 올랐다. 정광일 재외국민유권자연대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해외 동포들이 똘똘 뭉쳤다”고 했다.
또 정광일 공동대표는 “3년은 너무 길고 5개월 안에 전국의 투표소에서 끝장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촛불 시민들과 750만 해외 동포, 300만 재외 국민이 하나로 뭉쳐 내년 4월 총선에서 화끈하게 끝내 버리자”라고 말했다. 각 지역에서 올라온 촛불행동 대표들도 연단에 올라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사회자 강성범 씨는 “문재인 정부 때 해외 순방비가 100억 원대였다고 하는데 윤석열 정부에서는 쓸 게 많아서 250억 원을 책정했다가 330억 원을 늘려 580억 원이 됐다”면서 “오늘 낮에 사우디아라비아에 갔는데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놀러 간다고 하면 마음이 편한데, 가서 사고 칠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촛불행동 상임대표단의 특별 호소문 발표.(사진 :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김민웅 대표, 권오혁 사무처장 등 촛불행동 상임대표단은 “범국민 항쟁으로 윤석열을 탄핵하고 민주와 평화를 지키자”라는 제목의 ‘특별 호소문’을 발표했다. 대표단은 “1년 전부터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을 요구하며 줄기차게 투쟁을 벌여왔다”고 했다.
또 그들은 “그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불퇴전의 의지로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은 주권자의 권한으로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기로 결정했다”면서 “범국민적 항쟁이 승리의 길”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또 “야당들, 시민사회단체, 종교계를 포함한 각계각층과 힘을 모아 윤석열 탄핵 운동기구를 구성하고 범국민적 탄핵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1대 국회의원 전원에게 윤석열 탄핵 사유와 탄핵 동참 여부에 대한 공개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표단은 “독재는 멸망이 운명이며 단결한 국민에게 승리는 필연”이라면서 “오늘 우리의 범국민항쟁으로 윤석열을 몰아내고 승리의 역사를 증명하자”라고 말했다.
이후 마지막 행사로 백금렬과 촛불밴드의 공연이 피날레를 장식했고 본 집회가 끝난 뒤 오후 6시 30분부터 명동과 광화문 일대를 2차로 행진했다. 다음 제62차 촛불집회는 28일 저녁 6시에 서울 시청역-숭례문 앞 대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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