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위대 기념행사 참석’이 사건 발단
등록 : 2012.02.29 20:20 수정 : 2012.02.29 22:48
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이 지난 2004년 일본군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행사 내용에 대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판도라tv 화면갈무리
‘나경원 청탁사건’ 전말
7년전 “나 의원 친일앞장” 글올린 누리꾼 고발
작년 10월 나꼼수 “남편인 판사가 기소 청탁”
28일 나꼼수 “검사 고백”…사실땐 사법부 타격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검찰 쪽에 나 전 의원을 비방한 누리꾼을 처벌해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해당 사건의 발단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 전 의원이 그해 서울에서 열린 자위대 창설 50돌 기념행사에 참석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나 전 의원을 ‘친일파’라고 비난하는 글이 인터넷에 퍼지자, 나 전 의원의 보좌관은 2005년 12월 누리꾼 김아무개씨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친일파 나경원, 이완용 땅 찾아주기 등 친일에 앞장섰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문제삼았다. 사건은 2006년 1월 서울서부지검으로 이송돼 박은정 검사에게 배당됐다가 인사이동으로 최아무개 검사에게 재배당됐다. 최 검사는 그해 4월13일 김씨를 기소했고, 8개월 만인 12월11일 대법원에서 벌금 700만원의 확정판결이 났다.
나경원 새누리당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가 지난해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투표장에 나 전 의원과 나란히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런데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나경원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당시 서부지법 판사가 서부지검 관계자에게 전화로 해당 피고소인(김씨)을 기소해달라며 ‘기소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내용은 곧 김 판사의 ‘기소청탁’ 의혹으로 번졌다. 당시 나 후보 쪽은 주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고,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의 지휘로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
<나꼼수>는 지난 28일 방송에서 “박은정 검사가 김 판사로부터 ‘기소청탁’을 받은 사실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밝혔다”고 주장했다. <나꼼수>는 폭로 이유에 대해 “검찰이 주진우 기자를 구속하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나꼼수> 패널인 김어준씨는 방송에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나서 2006년 당시 김재호 판사로부터 연락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검사들을 조사했고, 해당 검사들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하자, 검찰은 (확신을 갖고) 지난주에 주진우 기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내부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이 사실을 안 박은정 검사가 자신이 청탁받은 사실을 수사팀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서는 “박은정 검사가 이미 조직의 배신자로 사실상 검사생활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어, 시민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사풍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가 첫 오프라인 토크 콘서트를 연 지난해 10월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콘서트홀에서 출연진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정우 기자 woo@hani.co.kr
<나꼼수> 쪽은 검찰이 주 기자가 경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하자 긴급체포 요건을 갖췄다고 생각했다가, 박 검사가 사실을 털어놓는 바람에 현재 수사를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피고소인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주 기자에 대한 체포 및 사전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결정할 상황 자체가 아니며, 영장 청구 등 방침을 정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검사가 실제 청탁을 받은 사실을 털어놓았는지 등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므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만 말했다.
<나꼼수>의 폭로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 판사는 법관윤리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사법부를 포함해 법조계 전체의 신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또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나 전 의원을 둘러싼 정치쟁점으로 확대될 경우, 검찰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 이날 검찰 고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의혹이 맞다 아니다 확인하는 것 자체가 검찰 조직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아프더라도 ‘의혹’ 수준으로 견디는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한편, 공소시효가 4월 말까지인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은 ‘기소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 검사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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