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대통령실의 ‘무례’ 운운 언론의 역할 부정한 위험한 신호”
홍철호 정무수석, 부산일보 기자 질문에 ‘무례’…부산일보 사설 내고 대통령실 언론관 비판
부산일보 기자협회 “언론통제 시도” 홍철호 사퇴 요구…대통령실 지역기자단 “기자들에 대한 눈치주기”
기자명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입력 2024.11.21 11:15 수정 2024.11.21 11:18
▲ 지난 7일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질문하는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 사진=KTV 갈무리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질문한 부산일보 기자에게 무례하다고 하자 부산일보가 사설을 내고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대통령실의 ‘무례’ 운운은 언론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부정하는 위험한 신호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부산일보는 21일 사설 <국민 대변한 질문이 ‘무례하다’는 용산의 무례한 인식>에서 “대통령실이 정당한 지적을 하는 언론에 대해 ‘무례하다’는 감정적 대응을 보인 것은 단순한 발언의 의미를 넘어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며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권력의 탈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그 본연의 사명으로 하고 그 대상이 대통령이든 누구든 의혹제기에 성역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부산일보는 “특히 언론의 태도를 문제 삼아 ‘고쳐야 한다’고까지 지적한 것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언론을 통제해 권력의 잘못을 덮고 국민의 눈과 귀까지 막겠다는 의도는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 21일자 부산일보 사설
또 부산일보는 “이번 대통령실의 반응은 기자회견을 직접 수행한 대통령 본인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일 터”라며 “대통령실이든 대통령이든 아직도 구시대적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건 아닌지 냉철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로부터 자신들이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민심과의 거리를 깨닫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과거 권위주의 시대나 통했던 이런 인식들은 더 이상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무례를 말하는가”라고 했다.
부산일보는 이날 정치면 기사 <본보 기자 질문에 ‘무례하다’는 정무수석 부일 기협 “언론 통제 시도”…사퇴 요구>란 기사에서 한국기자협회 부산일보지회가 지난 20일 낸 성명을 인용했다. 한국기자협회 부산일보지회는 “기자가 국민을 대신해 정당한 질문을 던졌을 때 이를 무례하다고 규정하는 대통령실의 태도는 언론의 본질을 왜곡하고 언론을 통제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실의 독선적이고 억압적인 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홍 수석의 교체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했다.
같은날 대구신문은 정치면 <대통령실, 尹에 질의한 기자에 “태도 무례” 기자단 “더 이상 홍 수석 못봐주겠다” 반발>이란 기사에서 대통령실 지역기자단이 낸 지난 20일자 홍 수석 비판 성명을 인용보도했다. 해당 기사를 보면 대통령실 지역기자단은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는 것은 기자들에 대한 ‘눈치 주기’로 지역기자단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며 “지역기자단은 취재나 언론활동을 약화시킬 수 있는 모든 발언에 단호히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신문은 지역기자단이 “홍 수석의 ‘무례하다’ ‘시정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입장을 강력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 대구신문은 “지역기자단은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과 홍 수석의 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시 강력 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만간 윤 대통령이 추진하는 인적쇄신 명단에 홍 수석이 이름을 올릴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 지난 19일 국회에서 발언하는 홍철호 정무수석.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앞서 홍 수석은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야당 의원이 ‘기자가 (대통령에게) 어떤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한 거냐고 했는데 답을 못했다’고 질의하자 “부산일보 기자”라고 지목한 뒤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 수석은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지난 7일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는 대통령 기자회견 당시 “대통령님께서는 ‘제 주변의 일로 걱정과 염려를 끼쳐 드렸다’고, 어떻게 보면 다소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으로 사과를 하셨다”며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서 우리에게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 보충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라고 물었다.
대통령실은 21일 대변인실 명의 언론공지를 통해 “홍철호 정무수석의 최근 국회 운영위원회 발언 관련한 입장을 전해드린다”며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답변 과정에서 정무수석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시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국혁신당, 광화문 광장서 ‘윤석열 탄핵소추안’ 15개 사유 공개 - 서울의소리 (0) | 2024.11.21 |
---|---|
[오늘의 경제뉴스] IMF, 韓 경제에 경고음…내년 '1%대 성장' 추락 위기 - 뉴스버스 (5) | 2024.11.21 |
오세훈 관련 명태균 ‘비공개 여론조사’ 13건… 내용은? - 김어준의 뉴스공장 (1) | 2024.11.21 |
(대국민담화 질문)'기자 무례' 비판 들끓자…(정무수석) 홍철호, 이틀 만에 '사과' - 뉴스토마토 (0) | 2024.11.21 |
(윤석열) 임기 후반까지 '보복수사', 낯 뜨겁지 않나 - 오마이뉴스 (0) | 2024.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