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754 

"할말 못하던 한국 기자들 화났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정부 간섭에 항의… 도발적 반정부 팟캐스트 인기"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입력 : 2012-03-04  00:10:59   노출 : 2012.03.04  00:11:19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언론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간섭으로 인해 한국에서 언론인들의 파업이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주요 언론에서 제한받게 돼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가 인기를 얻었다는 진단도 나왔다.

3일 발행된 이코노미스트 기사 <한국 언론, 보도를 안 하는 뉴스는 곧 나쁜 뉴스다>(South Korea media, No news is bad news)에서 부제목을 <기자들이 입 막음 당한 것에 항의하고 있다>(Reporter complain of being muzzled)로 꼽고, MBC·KBS·YTN·연합뉴스의 파업 소식을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사 첫 문장을 “파업이 줄곧 일어나곤 하는 한국이라지만 방송사 언론인들의 파업이 주목할 만하다(notable)”고 밝힐 정도로, 국내 언론사 파업에 관심을 가졌다.

이코노미스트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주요 두 방송사 기자들이 그들의 마이크를 내려놓고 있다”며 “MBC 기자들이 현재 한 달 간 파업을 진행 중이고, 공영방송 KBS 기자들도 3월 6일에 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MBC, KBS 파업에 대해 “이들은 점점 고조되고 있는 정부 간섭(government interference)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작년에 프리덤하우스(세계인권감시단체)는 한국의 언론 수준을 ‘자유’ 단계에서 ‘부분적 자유’로 하향 조정했다”며 “이 단체는 검열 확대와 주요 언론사 사장 자리에 대통령 측근을 낙하산 인사 시킨 관행에 대해 비난했다”고 밝혔다.

▲ 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현상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체제 하에서 현저하게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이 지적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미네르바 구속 등 인터넷에서의 검열이 증가했고, KBS 정연주 사장을 쫓아내고 이병순·김인규 사장 취임, MBC 엄기영 사장에 대한 압박과 김재철 사장 취임, YTN 구본홍·배석규 사장 취임 등 잇따른 ‘언론장악’ 논란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는 “MBC 기자들 10명 중 9명이 현재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데 6개 뉴스 프로그램 중 3개가 중단됐다”고 MBC 파업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기자들은 친정부 인사인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은 “친정부 인사”(close to the government)로 표현됐다.

또 이코노미스트는 “기자들은 김재철 사장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편향된 시각을 갖고 있다고 항의하고 있다”며 “기자들은 FTA 반대 시위에서부터 내곡동 사저 부지 구입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이르기까지 정부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만한 보도를 축소 보도 해왔다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파업 참가자에 대한 MBC, KBS 사측의 법적조치 방침에도 불구하고 YTN, 연합뉴스까지 잇따라 파업 결정을 내린 것을 언급하면서 “(이런 조치들이 언론인들의 파업)흐름을 바꾸어 놓을 것 같진 않다(That is unlikely to turn the tide)”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방송사의 정부 비판 보도가 제재 당할수록 이러한 비판 보도는 종종 과격한 형태로 온라인상에 나오게 된다”고 밝혀, 정부 비판 보도를 막으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역풍’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도발성 짙은 반정부 팟캐스트(provocatively anti-government podcast) ‘나는 꼼수다’가 바로 그러한 한국 시사 현안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가장 인기 있는 소스 중 하나”라며 “나꼼수 진행자들은 주요 언론사들이 대통령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바탕으로 ‘나꼼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관계자들은 독자적인 뉴스와 가십거리등을 이야기하는 블로거들과 웹사이트들의 독설적 공격을 불평하고 있다. 다섯 명 중 네 명의 성인 한국인들이 최소한 자신들의 뉴스를 온라인으로 얻게 되기 때문에 이들이 불평도 납득은 할만 하다”면서도 “정부 관계자들이 주요 방송사 기자들의 보도를 제재하지 않고 기자들이 보도하고자 하는 바를 인정하는 것이 좀 더 자신들을 지키는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현 정부가 주요 언론의 입을 막거나 <나꼼수>에 대한 불평을 하지 않고 자유로운 보도를 하도록 놔두는 것이 현 정부에도 이롭다는 지적인 셈이다. 


*이코노미스트 원문. http://www.economist.com/node/21549008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