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상원 “노태악은 내가 확인…야구방망이 사무실에 가져다 놓아라”
선관위 누리집 관리자 ‘부정선거 자수 글’ 계획도 짜
임재우 기자 수정 2024-12-30 22:12 등록 2024-12-30 17:46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24일 아침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12·3 내란사태의 ‘비선 핵심’으로 꼽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전 롯데리아 회동에서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직접 심문할 뜻을 밝히며 ‘야구방망이’로 위협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한겨레 취재 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최근 정보사 관계자 조사 과정에서 노 전 사령관이 지난 12월1일 롯데리아 회동에서 “노태악이는 내가 확인하면 된다. 야구방망이는 내 사무실에 가져다 놓아라. 제대로 이야기 안 하는 놈은 위협하면 다 분다”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노 전 사령관은 경기도 안산 상록수역 롯데리아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정성욱·김봉규 정보사 대령을 만나 중앙선관위 탈취 계획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본인이 선관위의 수장인 노태악 위원장을 직접 상대할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은 선관위 누리집 관리자가 ‘부정선거 자수 글’을 올리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김봉규 대령에게 체포한 선관위 직원들을 감금할 선관위 회의실 확보를 지시하면서 “선관위 홈페이지 관리자를 찾아서 홈페이지에 부정선거를 자수하는 글을 올리도록 해라”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노 전 사령관은 당시 정 대령에게 “선관위에 가면 내가 알려준 선관위 직원 30명쯤 될 것이다. 그들이 출근하는 걸 확인해서 김 대령이 확보한 회의실에 데리고 오기만 하면 된다”며 “저항하는 놈들이 있으면 케이블타이로 묶어놔”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포에 사용할) 물건은 3개씩 준비하라” “로프도 준비하라”고도 지시했다.
이러한 지시를 쏟아낸 뒤 노 전 사령관이 “준비를 제대로 해라”라고 말한 뒤 자리를 뜨자, 문 사령관은 두 대령에게 “장관님의 지시, 명령이 있으면 군인이니까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일 계엄이라는 것이 선포되면 장관님 명령을 수행해야 하지 않겠냐. 이왕에 할 거면 잘해야 하지 않겠냐”며 다독였다고 한다.
공수처는 앞서 알려진 12월1일·3일 두차례 ‘롯데리아 회동’에 앞선 11월17일에 롯데리아 회동이 추가로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은 문 사령관과 정 대령 등에게 “부정선거와 관련된 놈들은 다 잡아서 족치면 부정선거했던 것이 다 나올 것”이라며 야구방망이·니퍼·케이블타이 등을 준비해놓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문 사령관은 당시에도 노 전 사령관이 먼저 자리를 뜬 뒤 “장관님 지시와 명령이 있으면 따라야 하지 않겠냐”라고 정 대령 등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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