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벌 많이 받으세요”…국힘에 등 돌린 설날 민심
귀성 인사에 매몰찬 시민 반응
“지지율 40%? 이게 진짜 민심”
심우삼 기자 수정 2025-01-26 17:50 등록 2025-01-26 15:25
 
24일 한 시민이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등을 돌리고 자리를 피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유튜브 갈무리
24일 한 시민이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등을 돌리고 자리를 피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유튜브 갈무리
 
설 연휴를 앞두고 귀성 인사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이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 속에 약 20분 만에 현장에서 철수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것이 진짜 민심”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26일 ‘민중의소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국민의힘 지도부의 설 귀성 인사 영상에는 여당 의원들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시민들의 반응이 고스란히 담겼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은 24일 서울역을 찾아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배웅 인사를 건네고 팸플릿을 전달했는데, 일부 시민들은 인사를 피해 황급히 자리를 피하거나 아예 등을 돌려 딴 곳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등 돌린 민심’을 제대로 확인한 셈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설 연휴를 앞둔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인사를 하던 중 항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설 연휴를 앞둔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인사를 하던 중 항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후에도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불편하게 하지 말고 가라”, “당신들 때문에 설 명절이 편치 않다”는 시민들의 항의가 계속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귀성 인사에 나선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 서둘러 서울역을 떠났다.
 
국민의힘을 향한 이런 반응은 같은 날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 야당의 귀성 인사와 비교되며 더 주목을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양쪽의 귀성 인사를 비교한 영상들도 여럿 올라왔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속버스터미널 안의 한 점포 밖에서 손짓으로 인사를 하자 점포 안에 있던 종업원들과 시민들이 나와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찍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역사 내 한 점포 인근에서 귀성 인사를 하다가 “왜 우리 가게 앞에서 난리냐. 영업방해”라는 항의를 받았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이것이 바로 진짜 민심”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야당을 앞서는 등 상승세를 보이는 것과 연관 지어 실제 바닥 민심은 다르다고 본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이 보수 성향의 정치 고관여층이 더 적극적으로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에만 고무돼 민심에 역행하는 ‘극우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크다.
 
한 누리꾼은 엑스에 “내란 수괴 윤석열을 대통령 반열에 올리고, 그 수괴를 비호하고 있는 내란당임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보다 높은 정당 지지율을 받고 있다는데 왜 시민들은 허리 숙여 인사하는 의원들에게 항의할까”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여론조사대로라면 사람들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둘러싸고 악수하고 응원하고 셀카 찍어달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날 기준 조회수 137만회를 넘긴 민중의소리 유튜브 영상에도 “(국민의힘은) 새해 벌 많이 받으세요”, “여러분은 지지율 40%에 육박하는 정당을 향한 민심의 진짜 모습을 보고 계신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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