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 회피하다 적극 '본인변론'? 핵심인물 증언 속 노림수는
입력 2025.02.04 19:05 박병현 기자 JTBC
 

 
[앵커]
 
지금 이 시각에도 헌법재판소에서는 탄핵심판 변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또 군 사령관들 증언의 노림수는 무엇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법조팀 박병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오늘(4일)은 윤 대통령이 직접 증인들에게 질문하는 건 막혔지만 발언은 했습니다. 12·3 내란 사태를 온 국민이 지켜봤는데 내란 행위 자체를 부인하는 발언을 했죠?
 
[기자]
 
윤 대통령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증언이 끝나고 발언했는데, 일단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뭐 지시를 했니 지시를 받았니 뭐 이런 얘기들이 마치 어떤 호수 위에 떠 있는 무슨 달그림자 같은 것을 쫓아가는 그런 느낌을 좀 많이 받았고요.]
 
12·3 계엄 당일, 군 병력이 국회 봉쇄를 시도했고, 이를 막기 위한 시민들의 모습을 생중계로 모두가 지켜봤습니다.
 
체포 지시를 들었다는 이들이 여럿이고 국헌 문란 의도가 분명해 보였는데 실제로 체포된 사람이 없다며 죄가 없다고 주장한 겁니다.
 
[앵커]
 
황당한 발언이었습니다. 이어서 증인들 증언을 짚어 보면요. 이진우 전 사령관은 대통령한테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 끌어내라고 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난 인물인데 오늘 탄핵 심판에 나와서는 그렇게 증언하지 않았죠?
 
[기자]
 
먼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말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송진호/대통령 대리인 : 출동 시에 장관이나 대통령으로부터 '국회로 가서 국회의원들의 본관 출입을 막고 계엄 해제 의결 못 하게 하라' 이런 지시 받은 바 없죠?]
 
[이진우/전 수방사령관 : 네 없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 사령관은 대통령과 통화 횟수, 내용 등을 묻는 질문에 모두 "답변이 제한된다" 며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또 12·3 계엄 당일, 국회 경내 진입 과정에 대해서도 군 병력의 진입 과정, 통제 상황 등을 묻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는 '서울 비상 상황' 때 수방사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는 나눴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 진행 중인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변론도 비슷하지 않나요?
 
[기자]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도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국군통수권자 이야기를 짧은 시간에 합법인지 따져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윗선의 지시를 부하에게 전파할 땐 "군 체계 상 '대통령 지시'라고 말 안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도 비슷한 증언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진우/전 수방사령관 : 검찰총장님까지 하셔서 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아마 전문가 아니신가 생각하는데 국민을 상대로 전 세계, 전 국민에게 방송을 통해서 그것을 얘기하시는데 그게 위법이다, 위헌이다라는 생각을 하등 할 여지 없었습니다.]
 
그것을 얘기하시는데 그게 위법이다, 위헌이다라는 생각을 하등에 할 여지 없었습니다.
 
계엄이 적법했는지 위법인지 파악을 못하고,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으니 따른 것밖에 없다는 겁니다.
 
[앵커]
 
의도는 몰랐다, 군인으로서 지시가 내려온 것을 따를 뿐이다 이런 취지란 거죠. 속내가 뭘까요?
 
[기자]
 
지금 진행 중인 내란혐의 형사 재판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입니다 .
 
일단 내란죄는 목적범입니다.
 
범죄 의도를 넘어서 '특별한 목적'이 있어야 혐의 인정이 되는 범죄란 겁니다.
 
내란죄의 경우엔 국헌문란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이미 12월 3일 당일, 뉴스를 통해 계엄군의 국회 진입 상황은 실시간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실 자체는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란 혐의 피의자들이 수사기관의 주장을 깰 수 있는 한 가지 요소가 있는데 그게 '목적'입니다.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내란죄 혐의 요건을 깨는 전략을 취할 수 있는 건데요.
 
'국회 들어간 건 맞다' '김용현 전 장관이 이런 이야기를 한 건 맞다' 인정하면서도 근데 '어떤 목적으로 했는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변론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본인 죄를 덜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 건데요 4인 1조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냐는 부분에 대해 답하지 않은 게 대표적입니다.
 
그러면서 의도했건 안했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의 죄도 일부 감춰주는 그런 결과로도 이어졌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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