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바꾼 김현태 707특임단장, 울보 군인의 이중성
유영안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5/02/20 [13:19]
 
▲ 출처=SBS화면 캡처  © 서울의소리
 
12월 9일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면 눈물을 흘렸던 김현태 특전사 707 특임단장이 헌재에 증인으로 참석해 진술을 바꾸자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 눈물까지 흘리며 기자회견을 했던 터라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응원했는데, 헌재에 증인으로 참석해 진술을 바꾼 것이다. 김현태 707단장의 직속상관인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진술한 것과 대조된다.
 
들려오는 말에 의하면 김현태 단장은 국힘당 소속 모 의원을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무슨 회유를 받았는지 알 수 없으나 진술을 바꾼 것은 이후 있을 재판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헌재에 가서 했던 진술과 다른 증거가 나오면 위증 혐의로 가중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SBS, 김현태 헌재 진술과 다른 증거 보도
 
19일 SBS가 김현태 707단장의 말을 완전히 뒤집는 보도를 했다. SBS는 비상계엄 때 국회에 출동했던 707 특수임무단의 지휘부가 모두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내용을 입수했다며 10분 남짓 방송을 했다. SBS의 보도에 따르면 김현태 707 단장은 계엄 당일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의원들의 국회 본회의장 진입을 막으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한 걸로 확인됐다. 김 단장은 앞서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나왔을 땐 의원들을 막은 게 아니라 국회를 봉쇄하라는 지시만 받았다고 진술했다.
 
707 특수임무단 지휘부가 참여했던 이 대화방에서 김현태 특임단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밤 11시 46분, "본회의장 막는 게 우선"이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어 "진입 시도 의원 있을 듯"이라며, "문 차단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입 차단 막고"라고 덧붙였다. 이 말은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라는 뜻이다.
 
국회 봉쇄한다 해놓고 의원 진입 막으라 지시
 
김현태 단장은 송진호 윤석열 측 변호인이 “증인이 부여받은 봉쇄의 의미가 국회의원들 출입을 금지시키라는 것이나 이런 것들이 아니라 매뉴얼에 따라서 테러리스트 등 적대적 위협 세력으로부터 국회에 진입되지 못하도록 방어하라는 그런 개념이죠?”하고 묻자 김현태 단장이 “네. 맞습니다.”하고 대답했다.
 
하지만 텔레그램 대화방에선 김현태 단장은 부하들에게 '본회의장 진입 차단'이라고 분명히 썼다.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들어가 계엄해제를 하려 한 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특전사 대령이 헌재에서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지시를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150명'의 의미는 계엄 이후 언론을 보고 알았다고 증언한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그러자 장순욱 국회 측 대리인이 “150명이 국회의원이라는 것은 직접 듣지는 않아도 그렇게 이해를 하셨다면서요?”하고 묻자 김현태는 “아닙니다. 당시에는 이해를 못 했습니다. 이후에 언론을 보고 이해를 한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왜 국회 본회의장을 차단하라고 명령을 내렸을까? '의원 본회의장 진입 차단'을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언급했던 김현태 단장이 국회 본회의에서의 의결정족수를 뜻하는 150명의 의미를 몰랐다고 주장한 것은 후안무치하다 할 것이다.
 
국회 단전도 시도한 김현태 단장
 
SBS 보도에 따르면 김현태 707 특임단장은 밤 11시 30분엔 "외곽 봉쇄, 출입문 차단 완료되면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11시 31분엔 "공포탄, 테이저건으로 외부 세력 차단"이란 지침을,11시 46분에 '의원 본회의장 진입 차단' 지침을 내린 걸로 확인됐다.
 
SBS가 보도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은 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부터 계엄 해제 직후인 이튿날 새벽 5시쯤까지의 대화가 담겨 있다. 김현태 특임단장을 필두로 작전 장교와 정보 장교, 그리고 지역 대장을 비롯한 지휘부 약 30명이 이 방에서 실시간으로 작전을 공유했다.
 
그런데, 12월 4일 새벽 1시쯤 이 대화방에서 조용한 루트로 들어가는 방법을 확인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시점은 국회 지하 1층에 전기가 끊겼던 때와 겹친다. 5분 48초간 단전됐던 지하 1층에는 707 요원들이 있었는데, '조용한 루트 진입 작전'과 단전이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결 해제되었다는 것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단전을 시도한 것이다.
 
김현태 단장은 헌재 증언에서 “단전을 지시한 사람은 윤석열이 아니라 곽종근 사령관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계엄 당일 대통령실에서 ‘단전, 단수‘에 관한 쪽지를 보았다고 진술했다. 단전, 단수 같은 엄청난 일을 상부의 지시 없이 사령관이 단독으로 내릴 수 있을까? 직속상관마저 궁지로 몰려는 김현태 단장의 태도에 분노가 느껴진다.
 
평소에 쓰지 않던 무기도 구비
 
SBS의 보도에 따르면 707 특수임무단은 평소에 잘 쓰지 않는 12게이지 러버샷, UTM, 테이저 등도 가져간 것으로 드러났다. 12게이지 러버샷은 폭동 진압용이다. 고무탄이지만, 맞으면 바로 피멍이 들고 쓰러질 정도로 파괴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훈련용탄인 UTM탄은 화약을 사용해 발사되는 것인 만큼 방탄복을 입지 않은 곳에 맞으면 엄청난 고통을 주는 걸로 알려졌다. 테이저건도 심하면 맞는 그 자리에서 기절할 정도의 위력이라고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경찰이 전하기도 했다. 김현태 단장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 31분, '테이저건으로 외부 혹시 접근 세력 차단'이라고 대화방에서 명령을 내렸다.
 
사실대로 진술하고 반성해야 감형 받아
 
김현태 단장이 누구에게 회유를 받았는지 알 수 없으나, 지금처럼 진술을 바꾸고 윤석열이 유리하게 대답하면 중형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군인으로서 상부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하고 사실대로 진술해야 그나마 감형받을 수 있다.
 
김현태 단장은 혹시 윤석열 탄핵이 기각되고 복귀하리라 믿는가? 그렇게 해서 자신이 구제받을 수 있다고 보는가? 하지만 증거가 명확한 이상 헌재는 윤석열을 파면할 것이다. 제발 지금이라도 마음 바꿔먹고 오직 사실대로 진술하라. 가족과 부모, 그리고 부하들을 위해서라도 정의롭게 살라.
 
그렇지 않고 내란 세력에 동조하면 그대의 인생은 여기서 끝난다. 국민이 용서하지 않는다. 울지나 말든지, 군인이 그게 뭔가? 부끄럽지도 않은가? 참고로 필자의 선친은 6.25 참전용사로 화랑무공훈장 출신이다. 제발 군인답게 살라. 윤석열은 이미 끝났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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