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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기지'발언에 보수 '오버액션' 왜?
해군기지 강행 비판 화살 돌리기, '통합진보당=불온세력' 의도도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입력 2012-03-09 18:54:42 l 수정 2012-03-09 22:32:41

구럼비를 살려줍서
9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성직자들과 활동가들이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기습시위를 하며 구럼비 발파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끌려가는 여성활동가
9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구럼비 발파 중단을 촉구하며 기습 시위를 벌이던 여성 활동가가 경찰에게 끌려가고 있다. ⓒ양지웅 기자

김지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의 "제주해적기지" 발언에 대해 보수언론과 보수진영인사들이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군당국과 보수인사들의 과도한 반응은 폭력적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여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나아가서는 통합진보당에 불온세력이라는 이미지를 심기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 

보수진영, 김지윤 씨에 집중포화

국방부는 연이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그렇다면 해군 장병이 전부 해적이냐"고 발끈했고, 해군은 9일 오후 김지윤 씨를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했다. 해군은 최윤희 해군참모총장 명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해군은 충무공의 명예와 긍지를 안고 해양주권을 수호해왔는데, 김 후보는 전 해군 장병의 고결한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하고 모욕했다"라고 밝혔다. 

해군 예비역들은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역대 해군참모총장과 예비역 장성 등은 이날 오후 서울 노량진에 있는 통합진보당 당사를 항의방문했다. 천안함 유가족도 고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논객 및 정치인들도 일제히 김지윤 씨를 비판했다. 공천에서 탈락하자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국민생각에 입당한 전여옥 의원은 탈당 회견문에서 "제주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만들 순 없습니다"라고 언급했고, '고소집착남' 강용석 무소속 의원은 8일 해군·해병대 전우회 소속 예비역 123명을 대리해 김지윤 씨와 통합진보당을 해군·해병대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쪼잔한 해군", "해적질 하듯 해군기지 건설하니 해적소리 들을만"

김지윤 씨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반대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지켜냅시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고소에 항의시위까지 김 씨 발언에 대한 군당국 및 보수인사들의 반응은 오버액션에 가깝다. 

파워트위터리안인 시사IN 고재열 기자는 트위터에 " 경찰을 짭새라고 불렀다고, 군인을 군바리로 불렀다고, 검찰을 떡찰이라고 불렀다고...잡혀가지 않는다. 그런데 시민운동가 물먹이고 마을 노인들 패는 해군을 해적으로 불렀다고 고소한단다. 그건 그냥 쪼잔한거다"라고 지적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도 "실제 해군이 해적질 하듯이 해군기지를 건설하니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다"라며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하는 정당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시사평론가 김용민 씨도 트위터에 "삶의 터전을 잃고 자부심이던 자연유산이 파괴되는 상황에서 이를 획책하는 군을 주민들은 어떻게 볼까요. '해적'이라는 표현이 과연 과하나요. 구럼비 폭파 중단부터하고 시비거세요"라고 비판했다. 

해군기지 강행 비판 화살 돌리기, '통합진보당=불온세력' 낙인찍기 의도도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은 "주민들을 짓밟고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해군은 해적이다"라고 울분을 토하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해군은 강정마을 공동체를 뿌리채 뽑을 수 있는 대형 사업인 해군기지 건설 추진에 앞서 주민설명회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고 한다. 

평화활동가 조약돌 씨는 다음 카페 '구럼비야 사랑해'(cafe.daum.net/peacekj)에 글을 올려 "해군 소장은 원치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토지 강제수용을 하지 않는다고 약속해놓고선 주민 의사와는 상관없이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50%에 이르는 토지를 강제로 수용했다. 또 해군은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라며 "강정마을에서는 해군이 해적으로 불린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보수언론과 보수인사들이 김지윤 씨의 "제주해적기지"발언을 문제삼는 것은 손가락으로 달을 가르키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는 꼴이다. 또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활동가들에게 흠집을 내면서 폭력적으로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여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의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좀더 나간다면 통합진보당을 '불온한 세력', '국가부정세력'으로 몰아붙이면서, 4.11 총선에서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에 흠집을 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되기도 한다.

정웅재 기자jmy94@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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