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캐비닛 보고서' 4건이 핵심...윤 부부 혐의 입증됐다
임선응 2025년 03월 05일 18시 22분
 
뉴스타파는 오늘(5일)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이 만든 후 캐비닛에 넣어 놓은 핵심 수사보고서 4건을 공개하고, 각 보고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자세히 해설한다. 지난 1월 뉴스타파 보도로 검찰이 지난해 이미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를 상당수 확보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명태균 게이트’ 실체 =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범죄 혐의
 
뉴스타파는 지난 1월, 검찰의 ‘명태균 게이트’ 수사 기록을 입수했다. 그리고 이를 분석하고 검증해 ‘명태균 게이트’의 실체, 즉 윤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정황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그 결과 창원지검은 사건 일체를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겼다. 수사 넉 달 만에 이뤄진 조치다. 
 
뉴스타파의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범죄 혐의는 최소 두 가지다. ①지난 대선 기간, 명 씨로부터 공짜 여론조사를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하고, ②당선 이후, 그 대가로 명 씨에게 국회의원 후보 공천권을 준 것(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이다.
 
먼저 ①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부터 살펴보자. 지난 1월 8일, 뉴스타파는 윤 대통령이 명 씨로부터 공짜 여론조사를 수수한 물증을 폭로했다. 정치인이 공짜로 여론조사를 제공받는 것은 정치자금법 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 (관련 기사: 윤석열-김건희 ‘명태균 보고서’ 수수… 검찰, 범죄 혐의 물증 잡고도 ‘침묵’ / https://www.newstapa.org/article/g2IMY)
 
이 보도가 나가고 바로 다음날인 지난 1월 9일, 김석우 법무부 차관은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서 윤 대통령의 공짜 여론조사 수수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변했다. 
 
○권칠승 의원: 뉴스타파 보도 보셨지요?
●김석우 차관: 예, 봤습니다.
○권칠승 의원: 정치자금법 위반은 확실하지요?
●김석우 차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충분히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2024.1.9.)
 
다음으로 ②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직선거법 86조(공무원 등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금지)는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나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 개입하는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윤석열: 그 저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그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뭐 그렇게 말들이 많네.
○명태균: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 
2022.5.9.(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 발표 하루 전날)
 
뉴스타파는 검찰이 지난해 11월에 윤 대통령 부부의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정황을 상당수 확보한 사실을 연속 보도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관련 검찰 수사보고서도 뉴스타파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검찰, ‘명태균 게이트’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윤 부부의 범죄 혐의는 전무
 
검찰은 지난 2월 17일,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윤 대통령의 범죄 혐의와 관련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특히 이날, 정유미 창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출입기자들과의 티타임 자리에서 ‘명태균 게이트’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으로는 죄가 되지 않는 작은 사건인데, 정치권과 언론이 가세하면서 솜사탕처럼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사실일까. 뉴스타파는 지금까지 확보한 검찰의 ‘명태균 게이트’ 수사보고서 전체를 검증했다. 그 결과, 정 지검장의 발언과는 정반대로, 검찰이 윤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정황을 담은 수사보고서를 최소 4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보고서(2021.11.4.)① 대선 기간, 공짜 여론조사 최소 4건 수수 확인 
 
지난해 9월 30일, 검찰은 ‘명태균 게이트’의 공익 제보자 강혜경 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강 씨가 보관 중이던 명 씨의 PC를 확보했다.
 
PC에서는 명 씨가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등과 각각 주고 받은 텔레그램, 카카오톡 대화의 캡처 사진이 쏟아져 나왔다. 대선 전부터 당선 이후까지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캡처한, 무려 280개의 사진이 발견됐다.
 
검찰은 이를 분석해 지난해 11월 4일, 수사보고서(피의자 명태균이 윤석열 대통령 및 김건희 여사와 주고 받은 대화 내용 캡처 사진 검토 - 강혜경 보관 PC)를 작성했다. 올해 1월, 뉴스타파는 이 보고서에 담겨 있는 메신저 대화 내용 전체를 공개한 바 있다. (특별 페이지 <명태균 게이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 https://pages.newstapa.org/2025/pandora/)
 
앞서 뉴스타파가 폭로한 대로, 보고서에는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지난 대선 기간, 명 씨로부터 최소 4건의 비공표 여론조사, 1천 600만 원 상당(‘미래한국연구소’ 비용 집계표 기준)을 수수한 메신저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는 윤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뒷받침하는 명백한 물증이다. (관련 기사: 윤석열-김건희 ‘명태균 보고서’ 수수… 검찰, 범죄 혐의 물증 잡고도 ‘침묵’)
 
이에 더해 김건희 여사가 명 씨에게 "1등 후보는 반드시 돼야 합니다"고 말하는 등 명 씨의 여론조사 수치 조작을 미리 알았을 만한 정황도 포착됐다. 김 여사는 명 씨의 여론조사를 기사로 싣던 머니투데이에 문제가 생기자, 이를 걱정하면서 "해결 가능한 거죠? 걱정 많이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등 명 씨가 일방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한 게 아니었단 점이 이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검찰 수사보고서(2024.11.4. 작성)에 실린 김건희-명태균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그래픽으로 복원. 
 
수사보고서(2024.11.11.)② 윤 대통령 요구로 공짜 여론조사 제공했을 가능성   
 
2021년 9월 30일.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텔레그램을 통해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400만 원 상당(‘미래한국연구소’ 비용 집계표 기준)을 제공받았다.
 
▲2021년 9월 30일.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텔레그램을 통해 명 씨로부터 여론조사, 400만 원 상당(‘미래한국연구소’ 비용 집계표 기준)을 제공받았다.
 
이날 오전 10시 46분, 명 씨는 당시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이던 강혜경 씨에게 전화를 걸어 ‘윤 총장이 궁금해하니, 여론조사를 빨리 진행하라’고 말했다.
 
●명태균: 그것(여론조사 분석 보고서) 좀 빨리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아까 윤 총장 전화했는데 궁금해하더라고요.
명태균-강혜경 전화통화(2021.9.30.)
 
지난해 11월 11일에 작성된 수사보고서(강혜경 압수 휴대폰 통화녹취 분석- 對 김영선, 김태열, 명태균, OOO 통화)에서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과 강혜경-명태균 전화통화 녹음파일을 대조·분석했다.
 
▲2021년 9월 30일 오전, 명 씨는 윤 총장(윤석열)의 요청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다는 취지로 말했고 ▲같은 날 오후, 이 여론조사가 텔레그램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사실 관계를 토대로 검찰은 보고서에 다음과 같이 적시했다.
 
▲2024년 11월 11일에 작성된 검찰 수사보고서(강혜경 압수 휴대폰 통화녹취 분석- 對 김영선, 김태열, 명태균, OOO 통화)
 
▲2024년 11월 11일에 작성된 검찰 수사보고서(강혜경 압수 휴대폰 통화녹취 분석- 對 김영선, 김태열, 명태균, OOO 통화)
 
즉 ▲명 씨가 일방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보내준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이 공짜 여론조사를 명 씨에게 직접 요구해 이를 제공받았을 가능성을 검찰이 확인한 것이다.
 
수사보고서(2021.11.13.)③ 공짜 조사 및 수치 조작, 김건희-명태균 공동 기획 정황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공짜 여론조사를 제공한 배경과 관련해, 검찰이 확인한 사실은 또 있다. 바로, 김건희 여사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3일, 여론조사 업체인 ‘PNR’에 대한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내부 보고서[PNR(피플 네트웍스) 및 서버 보관 장소 압수수색 필요성]를 작성했다.
 
보고서에서 검찰은 명 씨에게 공짜 여론조사를 요구한 주체로 김 여사를 지목하고 있다.
 
그 근거로 검찰은 2021년 7월 12일, 김 여사가 명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시했다.
 
▲2021년 7월 12일,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검찰은 이 대화 내용을 이렇게 분석했다.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과 최초 만남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명태균, PNR, 머니투데이를 통해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가, 이재명 측의 압력으로 위 머니투데이가 여론조사 보도를 중지하려고 하자 걱정하였고, 명태균이 그 해결 방안을 아래와 같이 찾았다고 답하였다고 볼만한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위 2021.7.12자 전후로 그 직전 2021.7.3자 PNR 의뢰 여론조사는 머니투데이가, 2021.7.28자 여론조사는 뉴데일리에서 수행한 것이 확인되어, 위 대화와 같이 피의자 명태균이 ‘머니투데이’에서 ‘뉴데일리’ 등으로 여론조사 게시 언론사를 변경하여 해결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검찰 내부 보고서[PNR(피플 네트웍스) 및 서버 보관 장소 압수수색 필요성](2024.11.13.)
 
윤 대통령에게 제공된 공짜 여론조사가 김 여사와 명 씨와 함께 공동 기획한 결과물이라는 의심을, 검찰은 이미 지난해부터 하고 있었다. 
 
수사보고서(2021.11.9.)④ '공천 개입' 증명할 명태균-이준석 카카오톡 대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윤 대통령에게 제기되는 범죄 혐의는 또 있다. 바로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지난해 10월 31일, 민주당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 개입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을 공개했다.
 
●윤석열: 그 저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그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뭐 그렇게 말들이 많네.
○명태균: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 
2022.5.9.(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 공천 발표 하루 전날)
 
뉴스타파 취재 결과, 검찰은 이에 더해,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하며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정황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9일에 작성된 수사보고서(2022.5.10. 보궐선거 공천 발표 하루 전인 2022.5.9.경 공천 관련 메시지 및 통화 확인)를 보면, 검찰은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명 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서도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천 발표 하루 전이던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 대선 기간, 공짜 여론조사를 제공해준 명 씨에게 국회의원 공천권을 주기 위해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
 
당시 명 씨는 대통령 부부가 공천에 어떻게 개입하고 있는지, 관련 내용을 이 대표에게 카카오톡으로 전달했는데, 검찰이 이를 확보해 수사보고서까지 작성한 것이다. (관련 기사: ‘김건희 녹음파일’ 등 ‘공천개입’ 확인한 검찰 수사보고서 공개 / https://www.newstapa.org/article/sBtvQ)
 
▲2024년 11월 9일에 작성된 검찰 수사보고서(2022.5.10. 보궐선거 공천 발표 하루 전인 2022.5.9.경 공천 관련 메시지 및 통화 확인)
 
검찰, 윤석열 범죄 혐의 핵심 물증 담긴 명태균 ‘황금폰’ 확보하고도 침묵
 
결정적으로 명 씨는 지난해 12월 12일, 윤 대통령의 범죄 혐의와 관련한 핵심 물증이 담긴 자신의 휴대전화, 속칭 ‘황금폰’을 검찰에 제출했다.
 
최근, 이 황금폰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가장 먼저,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하는 윤 대통령의 육성이 추가로 나왔다. 검찰은 지난해에 이미, 윤 대통령의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는 데 필요한 증거와 정황을 차고 넘치게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사 의지를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지금도 그러한 상태다.
 
검찰이 ‘명태균 게이트’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제작진
제작  오대양 김새봄
디자인  이도현
출판  허현재
리서처  최혜정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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