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년 연속 독재화...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탈락
민주주의 순위 41위, 보고서에 탄핵촉구 집회 사진 실어...미국 24위·일본 27위
25.03.17 13:55 l 최종 업데이트 25.03.17 14:52 l 윤현(yoonys21)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둔 헌재 인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앞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둔 헌재 인근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을 앞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 이정민
 
한국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독재화가 진행 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의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가 지난 13일 발표한 '민주주의 보고서 2025'는 한국을 기존의 '자유 민주주의'보다 '한 단계 낮은' 선거 민주주의' 국가라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전 세계 179개국 정치 체제를 ▲자유 민주주의 ▲선거 민주주의 ▲선거 독재 정치 ▲폐쇄된 독재정권 등 모두 4단계로 분류한다.
 
한국, 왜 자유 민주주의 국가서 탈락했나
 
선거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공정한 다당제 선거, 만족스러운 수준의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는 체제를 말한다.
 
자유 민주주의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행정부에 대한 사법·입법적 통제, 시민적 자유 보호, 법 앞의 평등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한국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으나, 올해는 한 단계 낮은 선거 민주주의 국가로 평가받았다. 또한 2년 연속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로 소개됐다.
 
덴마크, 호주, 벨기에, 독일, 일본, 대만, 미국, 남아프리카 등 29개 국가가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한국을 비롯한 오스트리아, 캐나다, 그리스, 브라질 등 59개 국가가 '선거 민주주의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민주주의 종합 순위는 41위로, 특히 세부 지표 중 '심의 민주주의 지수'(Deliberative Democracy Index)에서 48위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특정 정책과 관련해 공공의 논의가 얼마나 포용적인지, 정부가 야당과 다양성, 반대 의견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합의 도달을 위해 사실에 기반한 논쟁이 잘 이뤄지는지를 측정한 지표다.
 
이 연구소는 올해 한국 민주주의가 이런 조건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보고서 앞부분에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사진을 크게 실었다.
 
그러면서 한국을 홍콩, 인도네시아, 미얀마, 필리핀 등과 함께 민주주의가 크게 후퇴하고 있는 국가로 설명했다.
 
'언론의 자유'도 악화... "언론 편향·자체 검열 일반화"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자유 민주주의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덴마크로 에스토니아, 스위스, 스웨덴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24위, 일본 27위다. 보고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작성되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상황은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민주주의 후퇴 위기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 보고서 기준으로 권위주의 국가 및 지역은 91개로 민주주의 국가(88개)를 22년 만에 처음으로 넘어섰다.
 
보고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지속해서 후퇴하고 있다. 서유럽과 북미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3(72%)이 권위주의 진영 아래에 살고 있고, 이 비중은 1978년 이후 가장 크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 민주주의 후퇴는 우리가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어떤 척도를 사용하든 심각하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후퇴하는 방향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벨라루스, 헝가리, 세르비아 등 동유럽 국가의 민주주의 후퇴가 두드려졌고, 특히 벨라루스는 유럽 국가로는 처음 '폐쇄된 권위주의'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한국이 '언론의 자유'도 악화하고 있다면서 몰도바, 루마니아 등과 함께 언론의 편향과 자체 검열이 갈수록 일반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언론의 자유'는 정부를 비판하는 신문 및 방송 매체에 대한 정부의 공격, 미디어가 제공되는 관점의 협소화, 미디어 자체 검열 수준, 언론인에 대한 괴롭힘 등을 측정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지표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정부가 미디어를 침묵시키고, 정직한 언론인에게 압력을 가하고, 정보 공간을 그들에게 유리하게 기울이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위 정보와 정치적 양극화, 독재화는 함께 진행되면서 서로를 강화한다"라며 "독재 정권은 의도적으로 사회 내 불신을 조성하고 양극화를 부추기기 위해 허위 정보를 이용한다"라고 강조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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