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총선보도 역사에 길이 남을 최악의 편파뉴스”
노조 민실위 “민간인 불법사찰 물타기, 박근혜에 환호 영상만 문대성․손수조 의혹 외면”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입력 : 2012-04-10  08:44:13   노출 : 2012.04.10  08:47:35
 
이명박 정부 4년 여를 거친 뒤 실시되는 4·11 총선에 대해 MBC·KBS 등 방송사들이 최악의 편파보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MBC의 경우 군소후보들까지 동원해 문성근 야권단일후보를 공격하는 인터뷰로 리포트를 구성했고,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영상에서도 군사정권 수준의 편파편집을 했다는 내부 목소리도 나왔다.

MBC는 지난 6일 방송된 <뉴스데스크> 격전지 부산 북강서을 선거구 편 리포트에서 김도읍 새누리당 후보와 문성근 민주통합당 후보, 조영환 자유선진당 후보, 김재홍 국민행복당 후보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그런데 인터뷰 내용은 모두 “정치철새의 정치무대가 아니라”(김도읍), “부산시민이 무슨죄를 지었길래 민주통합당이 점령해서 보복한다는”(조영환), “종북좌파가 국가안보 위기를 초래했다”(김재홍) 등 문 후보를 공격하는 말로 채워졌다. 특히 조후보와 김재홍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 지지율이 1% 안팎 수준인 이들로, 이런 군소후보들의 인터뷰로 선거 르포를 한 전례가 없다는 것이 MBC 기자들의 지적이다. 더구나 국민생각당의 김선곤후보는 인터뷰에서 배제됐다.

MBC 노조 민실위는 9일 보고서를 내어 “기자들은 이를 두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리포트라 말한다”며 “정치부를 오래 출입한 기자는 ‘기사를 이렇게 써가면 데스크에게 박살났어야 할 기사’”라고 혹평했다. 배재된 김선곤 후보는 MBC 노조와 인터뷰에서 “방송이 공정하지 않다면 즉시 폐업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MBC노조는 최악의 편파영상 사례를 제시했다. MBC 노조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집계한 선거유세의 보도영상을 집계한 결과 새누리당 보도에선 풀샷(현장 전체를 보여주는 샷)이 42%로, 민주통합당(31%) 보다 많은 반면, 5~7명의 인사가 등장하는 ‘미디엄샷’은 민주당이 더 많았다. 특히 지난 5일 뉴스에선 새누리당의 경우 1분26초의 리포트 가운데 실내화면은 17초에 불과한 반면, 민주당은 1분29초 리포트중 실내화면이 42초나 됐다. 민주당의 영상에는 회의장면도 등장하는데, 심지어 같은 자료화면을 재탕(4일과 5일 <뉴스데스크>)한 일도 있다고 MBC 노조 민실위는 지적했다.

새누리당 원주유세(왼쪽)와 민주통합당 부산유세. ⓒMBC노조 민실위 보고서

군중들의 반응이 담긴 영상도 극심한 편파양상을 나타냈다고 지적됐다. 사흘간(3~5일) 새누리당 영상에서의 시민 반응 9컷 가운데 8컷이 박수와 환호인데 반해, 민주당 군중 반응컷은 4컷(3컷이 박수, 1컷 무반응)에 불과했다. 또한 박근혜 위원장은 악수하거나 손흔드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사흘 중 두차례나 꽃을 받는 장면이 나오지만 한명숙 대표는 시민과 악수를 하려다 화면이 바뀌거나(NG컷), 혼자 걷는 장면이 대부분이었다고 MBC 노조는 비판했다. 선거보도준칙이 새누리당에는 충실히 적용된 반면, 한명숙 대표에겐 준칙은커녕 NG컷이나 부정적 인상을 주는 영상이라는 것. 지난 3일자 뉴스데스크의 민주당 선거리포트(홍영표 후보 유세) 42초 가운데 10초동안 휴대전화 자료화면 4컷이 붙은 것을 두고 MBC 노조는 “통상적 편집이었다면 한 대표가 홍 후보와 함께 유세하는 모습이 방송됐어야 했지만, 엉뚱하게 휴대전화가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도·영상 뿐 아니라 CG(컴퓨터그래픽)에도 편파양상이 나타났다. 지난 3일 방송3사의 수도권 공동 여론조사 보도에서 고양 덕양갑의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38.4%)와 심상정 통합진보당 후보(36.9%)가 접전인데도 MBC에선 심상정의 그래픽이 아예 빠졌다. 또한 송파을의 천정배 후보의 사진은 다른 방송사와 달리 MBC에서만 어두운 표정으로 나갔다.

이밖에도 MBC 노조는 민간인사찰 폭로의 경우 여권에 유리한 정부 해명 위주로 보도(지난달 20일 뉴스데스크)하거나 “대통령에도 보고됐다”는 장진수 전 총리실 주무관의 폭로(27일) 내용은 다음날 아침까지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MBC 뉴스데스크 박근혜(왼쪽)와 한명숙 비교영상 캡쳐. ⓒMBC노조 민실위 보고서

민간인사찰의 경우 MBC와 함께 KBS와 SBS 역시 폭로된 문건의 80%가 참여정부 때 것이라는 청와대 주장을 방송했고, 이후 전현정권의 공방 위주로 보도하는데 그쳤다.

새누리당 위주의 유세현장 스케치는 K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3일 KBS <뉴스9> 충청·경기 유세 현장 리포트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의 군중샷을 통해 현장의 열기를 중계하면서 새누리-자유선진당의 보수단일화 목소리를 강조했다. 서경석 목사가 “단일화가 되면 충청지역 진보 당선 가능성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인터뷰까지 전했다. 민언련은 다른 시민단체의 유권자 운동에는 무관심했던 KBS가 느닷없이 보수단일화 주장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에 반해 야권에 막판 악재로 부상한 김용민 노원갑 후보의 과거 막말 논란에 대해서는 방송3사 모두 연일 주요 리포트로 방송됐다. MBC는 4일부터 8일까지 5일 연속으로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면서 김용민 후보 막말 건을 뉴스 앞머리에 보도했다.

그러나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문대성 후보, 박근혜 위원장과 카퍼레이드한 손수조 후보, 친일·독도발언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는 하태경 후보 등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서는 방송 3사 는 침묵하거나 작게 방송했다. 문대성 후보의 논문표절 건은 김용민 후보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김 후보 리포트에 같이 반영되는 수준에 그쳤다.

MBC노조는 “이번 총선 보도는 기사 내용부터 형식, 영상, CG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편파 일색”이라며 “MBC 역사에 길이 남을 불공정 보도”라고 개탄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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