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투표않는 청년들이 대한민국 기둥” 궤변
등록 : 2012.04.11 15:49

변희재 트위터

“투표율 공약은 나치선동…후진국이 투표율 높아”
조선 최보식 “자네가 투표 안해도 누군가가 된다”

수구 세력이 수상하다. ‘투표하지 말라’며 은근히 혹은 노골적으로 선동하고 있다. 혹은 ‘이번 투표 이상하다’며 냉소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의 3대 운영 원칙 중 하나인 투표 행위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최근 낸시랭과의 토론에서 완패를 당해 자존심을 구긴 보수 논객 변희재씨는 노골적으로 투표 거부를 선동하고 있다. 변씨는 ‘투표 독려는 나치의 선동’이라거나 ‘투표율이 높으면 후진국’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변씨는 총선날인 11일 “투표율은 정치 후진국일수록 높습니다. 동남아 정치후진국들 투표율 80% 다 넘어요”라며 투표율이 높으면 후진국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변씨의 주장은 일면만을 부각시킨 몰상식한 주장이다. 오스트레일리아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투표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무는 강제제도를 통해 9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의무투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벨기에의 2003년 투표율은 96.4%였고, 호주와 싱가포르의 투표율도 94.7%와 94% 수준이다. 프랑스의 2007년 대선 투표율도 84%여서 누리꾼들은 “변희재에게는 동남아 후진국 가운데 프랑스도 포함된 것이냐” “지리공부부터 다시 시켜야 한다” “무조건 일반화하는 보수꼴통의 논리” 등의 빈축을 사고 있다

변씨는 또 “고민없으면 투표장 근처도 얼씬대지 말구요”라며 “아돌프 히틀러도 독일의 2030세대의 무개념 닥치고 투표로 국회 장악했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유명인들의 ‘투표율 70% 공약’을 나치의 파시즘적 선동에 비유했다. 그는 “히틀러의 나치가 독일의 무개념 청년들 선동할 때, 막대한 1차 세계대전 배상금 합의를 들고 나왔죠. 독일의 기성세대에 대한 어마어마한 분노를 표출시킨 거죠. 그때 나치를 찍은 독일 청년들 누구도 선동당했다 생각 안 해요.”라며 “투표율 70% 넘으면 미니스커트 입겠다, 망사스타킹 신겠다, 이런 선동, 거의 나치 수준이죠”라고 주장했다.

변씨는 또한 “‘나는 선동당한 게 아니다’ 이런 말 떠들거 없습니다. 나폴레옹 지지한 프랑스 청년, 히틀러 지지한 독일 청년, 김일성 지지한 북한 청년, 누구도 선동당해서 지지했다고 인정하지 않아요. 선동이 인지되는 순간 그건 선동이 아니죠”라며 ‘모두 선동당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변씨의 멘션을 읽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선동 당하는 것이 아니라 분노를 느끼고 이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반박하자 “히틀러를 찍은 독일 청년들도 아무도 선동당했다 생각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변씨는 “젊은 층을 전부 빨갱이나 나치로 모는 것은 문제라고 보는데요?”라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질문에 “투표하지 않는 건강한 60%의 젊은층이 있죠”라며 투표하지 않는 젊은이들을 ‘건강하다’고 표현했다.

최보식 칼럼
 
<조선일보>의 최보식 선임기자 칼럼은 교묘하게 투표 불참을 권유했다. 최 기자는 11일치 지면 칼럼에서 젊은이들에게 ‘신중하라’며 일장연설을 했다. 그가 ‘일장연설’하는 내용은 투표의 의미다.

최 선임기자에게 투표는 대의민주주의에서 자신의 의사를 대변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특혜 덩어리’를 뽑는 것이다. 최 기자는 칼럼에서 “자네가 정말 알아야 할 현실은 투표하는 순간 자네 손으로 ‘고액 연봉자’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라며 “여야 구분없이 6억짜리 의원들이다. 이들은 수족같은 비서를 7명까지 부린다. 면세에다 자동차 유지비와 기름값이 나온다. KTX는 공짜다. 총 200가지의 특혜다”라며 국회의원의 특혜를 거론했다.

젊은이들에게 ‘자네들이 뽑으려는 후보의 위선을 직시하라’고도 설파한다. “노인네들 못 나오게 시청역 엘리베이터를 없애고, 라이스를 XX해 죽이자”라고 발언한 후보에게 투표하거나, “김일성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미 제국주의를 축출한 뒤 현 정부를 타도하는 것”을 신조로 삼았던 후보를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만드는 것은 “천박한 세상을 꿈꾸”기 때문이라고 훈계한다. “자네가 추종하는 우상들이 더 뻔뻔하고 위선적인 속물일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도 일러준다.

그의 본심은 아래 문장에서 읽힌다. “젊은 친구, 이번에는 최선의 후보가 별로 없다. 하지만 선거제도를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빼도박도 못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자네가 투표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선택된다”고 쓴다.

젊은이들을 ‘자네들’이라 칭하며 반말투로 쓴 최보식 선임기자의 칼럼을 두고 트위터 이용자 a_hri***는 “어이 중년친구, 내가 아저씨들을 참 많이 만나 술마셨는데, 아저씨들은 젊은이를 만나면 인격을 드러낸다고. 당신은 잘 모를거야. 조선일보쯤 갔으니 나처럼 맨날 남 돈으로 술먹는 인생 살진 않았겠지. 성인군자는 없어도 등급은 있다네”라며 비꼬거나 “구토유발, 역효과 백배”라고 비판했다. “멘붕 폭주 자폭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 ‘투표하지 말라는 기사를 실었네요’”라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박수진 기자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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