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유치’ 박근혜 “무책임하다” 김무성 이제와 또 말바꾸기
등록 : 2012.11.30 15:37수정 : 2012.11.30 15:38

김무성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의 ‘엑스(X)맨’으로 불려온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의 박 후보 관련 발언이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산에서 선거 유세 중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부산 가덕도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이 자리에 동행한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1년 8개월 전 신공항 재추진 의사를 밝힌 박근혜 후보를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던 것이 새삼 화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본부장은 30일 부산 유세 현장에서는 박 후보의 발언을 거들며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신공항을 반드시 가덕도에 유치하겠다”고 밝혀 말뒤집기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박근혜 후보는 30일 부산 사상구 서부터미널 앞 유세에서 “신공항에 걸고 계신 부산 시민들의 기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부산 가덕도가 (신공항의) 최고의 입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덕도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세 현장에 동행한 김무성 본부장은 박 후보의 발언을 한쪽 방향으로만 재해석했다. 김 본부장은 “신공항 가덕도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후보는 대구 경북 표를 포기했지만, 박 후보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표를 다 받아야 하는 특수한 입장이다. 박 후보가 조금 애매하게 가덕도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고 표현해도 알아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또 김 본부장은 “국제 경쟁력이 있는 공항은 해양공항이 될 수밖에 없다. 신공항 가덕도 유치를 약속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불과 1년 8개월 전에 신공항 백지화를 이끌며 이를 반대하는 자당의 박근혜 후보를 일컬어 “무책임하다”고 밝힌 바 있다. 친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렸던 김 본부장이지만 당시는 친박에서 친이명박계로 노선을 변경해, 한나라당의 주요 당직을 맡아온 때다.

김 본부장은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인 지난해 3월말 “공약이 잘못된 것이라면 이를 바로 잡는 게 진정한 애국이자 용기”라며 “이럴 땐 욕 먹을 각오를 하고 바른 얘기를 해야 한다”며 신공항 공약 폐기에 앞장섰다. 김 본부장은 당시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잘못된 공약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공약으로 내건대 대해 사과하는 한편 정부에서 모든 수치를 내놓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동남권 신공항에서 국제선 수요가 어느 정도 되는지 정확한 자료를 내놓아야 하며 김해공항 확장을 통해 이를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도 판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본부장이 지금의 주장과 정반대의 발언을 한 지난해 3월은 박근혜 후보와 정치적으로 결별하고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을 때였다. 김 본부장은 2009년 5월 원내대표 출마 문제로 박 후보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2010년 세종시 수정안에서 입장이 엇갈리면서 박 후보와 멀어졌다. 김 본부장은 2010년 8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하다. 민주주의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는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올 4월 총선을 계기로 박 후보와 관계를 복원했다. 친박계에서 멀어진 김 본부장이 공천에서 낙천이 예상됐음에도 탈당 가능성을 일축하고 “보수 대연합”을 주장해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한 것이다. 김 본부장은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직에서 사퇴하자 박근혜 후보의 선거사령탑에 올랐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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