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news.v.daum.net/v/20200506170726706


"학생은 등록금 ATM 아냐" 들불처럼 번지는 등록금 반환 요구

김선호 입력 2020.05.06. 17:07 수정 2020.05.06. 18:04 


반환 힘들면 2학기 일부 감면·특별장학금 편성해야

대학은 난색 "재정난에다 코로나 방역·원격수업에 적잖은 비용"


예술대생 '추가등록금 반환 요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예술대생 '추가등록금 반환 요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로 1학기 수업이 온라인 강의 등으로 대체되자 등록금 일부를 반환해 달라는 대학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의대, 부경대, 동아대 등 부산지역 13개 총학생회로 구성된 부산시총학생회연합이 6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등록금 일부 환불과 함께 대학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총학생회연합은 "1학기 등록금이 반환이 힘들다면 계절학기·2학기 등록금 일부를 감면하거나 성적 기준을 완화해 특별장학금을 편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한시적으로 대학 회계에 자율성을 보장하고 감사 기준도 간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34개 예술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예술대학생 네트워크'도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와 대학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등록금을 반환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먼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가에서도 재난 상황을 선포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교육부나 대학 책임자들은 '비대면 수업' 외의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업만 원격으로 진행될 뿐 실습 과제는 이전과 같은 방식이라 학생들끼리 작업실, 연습실을 대여하면서 지출이 늘었고 안전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하는 부산지역 13개 대학 총학생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하는 부산지역 13개 대학 총학생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지난달 24일 이화여대 총학생회도 학교 정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학교 측에 등록금 반환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화여대 총학은 "학교 측이 일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학생 1천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93%가 이에 '(매우)부적절하다'고 응답했다"며 "등록금 환원 요구를 장학금으로 무마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대전권 대학도 등록금 반환 행렬에 동참했다.


배재대 총학생회는 지난달 학생 교육권 보장과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교내 곳곳에 붙이고 학교 측을 압박했다.


총학 측은 "학생들은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데, 학교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학생은 등록금 납부일에 (대학 측이) 돈을 찾아가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한남대 총학은 학내 시설물 이용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장학금 일부를 반환해 달라는 학생 여론을 지난달 학교 학생복지팀에 전했다.


대전대 총학도 '코로나19로 인한 시설 유지비 차액을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며 학교 측에 답변을 요청했다.


'대학 상반기 등록금 반환하라'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학 상반기 등록금 반환하라' [연합뉴스 자료사진]


27개 대학 총학생회로 꾸려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도 지난달 2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등록금 반환을 촉구했다.


전대넷은 국내 203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2만1천78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9.2%가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등록금 반환 요구 이유로 '원격 수업(온라인 강의)의 질이 떨어진다', '학교 시설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등록금 반환 형태는 '납부한 등록금 반환'이 87.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학교별 현황에 따라 학생 형편에 맞는 장학금을 지급해달라'는 데는 11.0%만 동의했다.


전대넷은 "대학생의 재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자 협의회를 소집해달라는 학생 요구에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사립대보다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한 편인 국립대 학생들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등록금 반환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이 같은 대학생의 등록금 일부 반환 요구에 대해 대부분의 대학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난을 겪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방역과 원격수업 준비를 위해 적잖은 비용을 들였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대학별 여건에 따라 특별장학금 등 지급을 확대하는 방안은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전권 한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환불 문제에 대해 학교마다 충분히 인지하고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 재정 상황에선 환불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교육부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나 김주환 이재림 김선호 기자)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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