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박원순 비방… 한·미 FTA 반대 글엔 “왜 이러는거냐”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입력 : 2013-05-03 06:00:00

관련 의심되는 ‘73개 아이디 글’ 분석

2일 경향신문 분석 결과 국가정보원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73개의 아이디는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오유)’에서 대선 후보나 정당과 관련된 글을 29개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야당과 야당 후보를 공격하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8월29일 올라온 ‘달면 삼키고 쓰면 카악~ 퉤’라는 제목의 글이 대표적이다. 당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연대 파기가 논의되고 있었다. 이 글에는 “아따 역시 통수(뒤통수를 때린다의 줄임말)는 그들의 종특(종족 특성)이어라”는 대목이 나온다. 일부 누리꾼들이 호남 지역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으로 연대 파기에 대한 책임을 민주당에 묻고 있다.

특히 통합진보당과 이정희 대선 후보를 북한과 관련지어 비방하는 글이 많았다. 통합진보당 의원이 술자리에서 “장군님 상중이니 술은 자제하라”고 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9월3일 이들 아이디 중 2개가 통합진보당을 비방하는 글을 썼다.

 
검찰 직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품을 실은 차량을 타고 청사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옹호하면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글도 있다. ‘북괴가 박근혜 엄청 두려워하는 듯’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누구 딸이냐. 북한이 오죽 박정희 싫어했으면 청와대로 특공대 파견했겠느냐”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어 “이번에 문죄인(문재인)이 돼야 (북한에) 링겔이라도 꽂아줄 텐데. 근혜찡(박근혜)이면 북괴는 괴멸할 거다”라는 내용도 있다. 이 글은 대선을 불과 일주일여 앞둔 12월11일 작성됐다.

안철수 대선 후보를 비꼬는 글도 2개 발견됐다. 9월19일 작성된 ‘정당을 만든다는 거냐? 안 만든다는 거냐?’라는 제목의 글에는 “두루뭉술… 답이 없네”라고 쓰여 있다. 안 후보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안 후보의 행보를 제목에 써 글의 대상이 안 후보임을 암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방하는 글도 2개 발견됐다. 8월29일 ‘박원숭(박원순)은 어디서나 까이는구만’이라는 제목의 글은 서울시의회 의장이 박 시장에게 경고 발언을 했다는 기사를 링크한 후 “하긴 안철수 뽕으로 당선된 거니까 후빨해주는 건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 하여간 원숭이(박원순) 진짜 운빨 하난 개쩌네(운이 정말 좋다)”라고 덧붙였다.

74개에 달하는 대선 쟁점 관련 글도 대선에 영향을 미쳤음직하다. 대선 쟁점 중 보편적 복지 관련 글은 10개에 달한다. 11월14일에는 ‘보편적 무상복지의 시한폭탄은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작년 말 여야가 야합해 올해 예산에 끼워넣었던 0∼2세 전면 무상보육은 1년도 못 가 파탄났고, 무상급식도 학교 시설 개·보수를 올스톱시켜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12월11일에는 ‘복지병에 걸린 20대들에게’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광우병 촛불시위’ 등을 거론하는 글도 포함돼 있다. ‘이거 대체 왜 이러는 거냐’라는 글은 “좌좀(좌파 좀비)들은 왜 북한이 자기 편 들어주면 싫어하냐? 한·미 FTA 반대, 남한 친일정권 타도, 천안함 북한 소행 부정, 미군 OUT 반미시위 광우뻥(광우병) 촛불시위 때도 북한이 남한 주민 건강 걱정하며 미국소 반대했었고”라고 돼 있다.

‘반값 등록금’과 관련된 글도 발견됐다. 8월29일 올라온 글은 “졸라 좋은 스마트폰 쓰면서 온갖 인터넷게임 하고 통화하면서 백수짓이나 하고 있고 반값 등록금해달라고 보채고 대가리 빠싸뿌고 싶더라”고 했다.

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공개한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비판 등 ‘원세훈 원장 지시사항’에 따른 것으로 의심되는 글도 발견됐다. 9월3일 작성된 ‘민노총 총파업 개망신’이라는 글은 “안 그래도 국민 열에 여덟이 민노총 총파업에 대해 경제 불황에 악영향을 미치는 명분 없는 파업이라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었다는데”라며 “참여율도 20퍼센트밖엔 되질 않아 완죤 맨빠진 시위 그 자체”였다고 썼다.

8월29일 작성된 ‘지금 90년대생 20대들 망친 2가지’라는 글은 <나꼼수>와 전교조를 동시에 비방한다. 이 글은 “전교조식 교육으로 이성이 마비되고 감성적 선동에 쉽게 놀아나며 나꼼수를 통해 배운 맹목적인 정권비판이 마치 건전한 사회비판인 양 착각하며 살지”라며 “(요즘 대학생 중) 제대로 된 인간은 10명 중에 한둘 될까 말까”라 썼다.

73개 아이디가 쓴 총 390개의 글 중 추천을 10개 이상 받아 ‘오유’의 ‘베스트 게시판’에 오른 글은 17개다. 추천 수 100개 이상을 요구하는 ‘베스트오브베스트 게시판’에 오른 글도 2개나 된다. 이 중 일부는 73개 아이디가 복수로 추천을 했다. 자신들이 글을 쓰고, 자신들이 추천해 많은 회원들이 볼 수 있는 베스트 게시판으로 글을 옮겨놓은 것으로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