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온 높아, 녹조 지난해보다 더 빨리 올듯
마창진환경연합 측정 24℃ 안팎 ... "빠르면 5월 말에 올 수도 ... 보 방류 늘려야"
13.05.13 20:46 l 최종 업데이트 13.05.13 20:46 l 윤성효(cjnews)

2012년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해 수질관리에 비상이었는데, 환경단체·전문가들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빨리 녹조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3일 낙동강 합천창녕보~본포취수장 구간을 답사하고 수질을 측정한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빠르면 낙동강에 5월 말에도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낙동강에 녹조 현상이 심각하기 시작한 때는 6월 13~15일부터였다.

녹조는 수온이 높고 '총인 농도'가 높으면 발생하는데, 환경단체는 물이 흐르지 않고 정체돼 있으면 더 심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환경단체는 지난해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했던 원인은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4대강 사업 탓이 아니라 폭염·가뭄 때문이라고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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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종혁 마창진환경연합 공동의장이 13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아래 둔치에서 수질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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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에 죽은 물고기가 떠 있다. ⓒ 윤성효

이날 마창진환경연합은 수질측정 전문기관에 의뢰해 낙동강의 물을 체취해 측정했다. 합천창녕보(합천보), 칠서정수장, 창녕함안보(함안보), 본포취수장 4곳인데, 모두 수온은 24℃ 안팎이었다.

4곳 모두 대략 수소이온농도는 pH 8~9 정도였다. 하천 수질 기준에 적합하지만 대체로 높은 수치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채취한 물에 대해 다른 성분 검사도 하기로 했다.

합천보와 함안보의 상·하류에는 물이 굉장히 탁한 상태였다. 맑은 빛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특히 합천보 아래에는 물고기 두세 마리가 죽어 떠 있었다. 함안보 고정보 상류에는 송홧가루와 꽃가루 덩어리가 몰려 있었다. 또 본포취수장에 지난해 설치해 놓은 조류차단막 아래에는 이끼와 조류 지꺼기 등이 제법 크게 달라붙어 있었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정책실장은 "최근 더운 날씨의 영향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수온이 높은데, 대개 20℃ 이상이면 녹조가 발생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라며 "낙동강 수질은 현재 매우 나쁜 상태인데, 이대로 가면 5월 말에도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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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상류에 송홧가루 덩어리가 보인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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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본포취수장에 설치해 놓았던 조류차단막에 이끼와 조류 지꺼기 등이 덩어리로 붙어 있다. ⓒ 윤성효

그는 "특히 물이 정체된 곳에서는 수질이 더 나빠 보였다"며 "합천보와 함안보의 수문을 개방해 녹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낙동강 수질 상태를 전해들은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환경공학)는 "수온이 24℃라면 높은 수치이고, 지금은 '총인' 농도가 높아갈 시기인데, 지난해보다 녹조 현상이 빨리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물의 체류 시간이 문제인데, 유속을 빠르게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 나온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매주 정기적으로 수질 측정을 하고 있는데, 아직은 특이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일 동안 함안보의 수질 측정을 위해 운영수위보다 낮은데, 조사가 끝나는 대로 방류량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창원을 비롯한 중부경남 지역 수돗물의 원수인 본포취수장에 새로운 형태의 '조류차단막'을 설치해 놓았다. 지난해 설치해 놓은 조류차단막 옆에 새로운 차단막을 설치해 놓았는데, 새 차단막은 기존보다 더 깊은 2m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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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창진환경연합은 13일 낙동강 4개 지점에서 수질을 채취해 측정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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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 본포취수장에 새로운 형태의 조류차단막(사진에서 오른쪽 두번째)을 새로 설치했다. ⓒ 윤성효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새 차단막은 기존 차단막보다 더 깊게 설치되고, 아래에 16mm 크기의 추를 매달아 놓아 원수를 취수하는 과정에서 조류를 더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합천보 소수력발전소 벽면 아래 물 계속 새어 나와

한편 합천보 소수력발전소가 있는 보 아래 벽면에는 물이 계속 새어 나오고 있었다. 이곳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현상은 지난 3월 환경단체의 현장 조사에서 알려졌다.

수자원공사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고 했지만, 환경단체는 부실공사로 인해 보 사이에서 물이 새어나오는 것이라 보고 있다. 물이 새어 나오는 곳 아래에는 작은 곤충들이 날아 다녔고, 푸른색 이끼가 짙게 끼어 있었다.

곽빛나 활동가(마창진환경연합)는 "모기 같은 작은 곤충이 서식하고 이끼가 많이 끼어 있다는 것은 물이 썪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산 속에서 내려온 물이라면 맑은 물로 썪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준설이 있었던 낙동강 곳곳에서는 재퇴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합천보 하류 1km 지점에서는 강 가장자리와 가운데에 재퇴적 현상이 나타났고, 본포교 아래에도 재퇴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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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설작업이 있었던 낙동강 곳곳에 재퇴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본포교 하류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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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서 물이 계속 새어 나오고, 작은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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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서 물이 계속 새어 나오고, 작은 곤충이 서식하고 이끼가 무성한 모습이 보였다. ⓒ 윤성효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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