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은 MB 정부가 방조”
[295호] 승인 2013.05.15  04:26:22 고제규 ·김은지 기자  |  unjusa@sisain.co.kr

4대강 공사에 대해 건설업계는 요즘 할 말이 많다. 하지만 인터뷰를 요청하면 입을 닫기 일쑤다. 대형 공사를 발주하는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을’의 처지이기 때문이다. 4대강 공사에 참여한 빅6 건설사 가운데 한 담당자는, 직책과 이름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4대강 공사 가운데 한 공구 현장의 책임자 위치에 있었고, 공사가 한창 진행될 때는 ‘하루도 안 쉬고 일했다’고 했다.

담합이나 공사비 부풀리기 등에 대한 조사가 한창이다.

하청업체 가운데 돈을 못 받은 곳도 있는데 이들로부터 투서도 있고 해서 광범위하게 조사하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따져보자. 건설업계 쪽 사람은 다 알지만 담합이라고 치면, 이명박 정부가 기획하고 방조했다. 인수위 때부터 건설사 책임자를 불러서 만든 운하 컨소시엄이 4대강 협의체로 모양만 바뀌었다. 건설사들은 정부 발주 공사니까 일단 따라가자고 했을 뿐이다.  따라갔다가 정작 손해 본 곳도 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조남진</font></div>지난해 8월8일 오후 합천창녕보 상류가 녹조류로 가득 차 있다.
지난해 8월8일 오후 합천창녕보 상류가 녹조류로 가득 차 있다. ⓒ시사IN 조남진

왜 손해인가?

턴키공사의 특성상 설계 자체가 잘못되어 비용이 들어간 것은 우리가 비용을 추가로 발주처에 청구할 수 없다. 반면 발주처에서 공사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그 비용을 따로 줘야 한다. 예를 들어 수공이 지급해야 하는데, 안 줘서 수백억원을 못 받은 건설사도 있다. 수공은 줄 돈이 없다며 건설사들에게 차라리 소송을 해서 받아가라고 한다.

공사비 부풀리기가 이뤄진 곳은?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곳이 명품보이다. 명품보는 똑같은 물량에 똑같은 공사 내용인데도 발주처가 단가를 다른 곳보다 20% 높게 쳐줬다. 4대강 랜드마크로 삼는다는 구실로 건설사에 모든 것을 맡겼다. 이곳에서 건설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사비를 부풀려 돈을 만들 수 있었다. ‘OO건설사가 얼마를 만들었다더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MB 측근 등 정치권 로비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데.

최근 문제된 태아건설도 건설업계에서는 MB 정부 끝나면 함께 무너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만큼 MB 정부에서 공사를 많이 땄다. 어떤 공정에서는 하청업체인데 대기업을 상대로 ‘갑’ 노릇을 했다. 일부 공구에서는 지역 국회의원 청탁도 있었다. 내가 맡은 곳에서도 국회의원이 한 업체를 찍어서 하청 주라고 했다. 시공 능력을 봤더니 너무 떨어졌다. 그렇다고 안 줄 수가 있나?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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