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합천보 또 보강공사 ... 어도 벽면 물 새어 나와
[단독] 박창근 "모래 나오면 파이핑현상" ... 수공 "홍수기 전 안전 공사"
13.06.02 09:45 l 최종 업데이트 13.06.02 09:45 l 윤성효(cjnews)

낙동강 창녕합천보(합천보)에 또 보강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합천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하류 제방에 5cm 크기로 내놓은 물통에 모래 알갱이가 계속 나와 '파이핑(piping) 현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합천보 우안 어도 벽면 중간 높이에 물이 새어나온 흔적이 발견되었다.

<오마이뉴스>는 1일 오후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과 합천보 일대 답사를 벌였다. 합천보는 2012년 11월 준공했으며, 총 길이는 328m이고, 고정보과 가동보 5개로 구성돼 있다. 합천보는 준공 이후 '파이핑 현상'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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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합천창녕보에 있는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서 물이 새어 나와 보수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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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합천창녕보에 있는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서 물이 새어 나와 보수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 윤성효

지난해에도 합천보 좌안(창녕 쪽) 하류 둔치 쪽에 물이 새어 나왔는데, 2012년 7월 현장 조사를 벌였던 대한하천학회와 생명의강연구단은 '파이핑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이곳에는 보강공사가 벌어졌다. 합천보는 준공 이후에도 보 아래 바닥보호공 보강공사 등이 벌어졌다.

또 지난 3월 합천보 우안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 벽면에서 물이 새어 나왔던 것이다. 제방 벽면은 시멘트와 돌로 되어 있는데, 틈을 비집고 물이 새어나오기도 하고, 5cm 크기로 만들어 놓은 물통에도 물이 나왔던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생명의강연구단은 역시 파이핑 현상이라 보았다. 파이핑현상이란 흙 속에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형성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물길을 따라 수위차가 있을 때 발생한다. 파이핑은 하천에서 제방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파이핑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수공은 발전소 아래 제방 벽면에 나오는 물은 보 상류의 물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산에서 내려온 물이라 보고 있다. 수공은 "주변지역에서 유입된 지하수가 암반 위에 설치된 옹벽을 따라 상승하다가 배수공 등 틈새에서 유출되는 현상"이라며 "보와 발전소 등의 안전성과도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소수력발전소 아래 제방 벽면, 물 새어 나와 보강공사

이날 합천보 답사에서는 발전소 하류 제방 벽면에 보강공사 현장이 확인되었다. 물이 새어 나오는 곳에 건축 자재를 갖다 놓았으며, 건설자재인 '비계'(일명 아시바)를 설치해 놓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근 홍수기 대비 점검을 벌여, 미비한 사항들을 보수보강하기로 한 것이라 밝혔다. 수공은 "합천보 발전소 사면 누수로 인한 물이끼 발생 등에 대하여 미관 개선을 위한 주변 정리공사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공 관계자는 "물이끼가 끼고 지저분한 곳을 조치하고 물길을 새로 내기 위한 공사로 6월 이전에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며 "그곳에 물이 새어나오는 것은 파이핑 현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물은 계속 새어 나오고 있었다. 공사를 하면서 만들어 놓은 물통에서도 물이 나왔지만, 시멘트와 돌 사이에 벌어진 틈을 통해서도 계속 물이 나왔다. 이날 현장을 본 마창진환경연합 곽빛나 활동가는 "물이 콸콸 쏟아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라며 "지하수라면 다른 곳에도 나와야 하는데, 일률적인 높이에서 물이 계속 나오는 것은 지하수가 아니라 보 상류의 물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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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합천창녕보에 있는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서 물이 새어 나와 보수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벽면에 뚫어놓은 구멍이 물이 나오는데, 모래 알갱이들이 함께 나와 쌓여 있는 모습. 박창근 교수는 모래가 함께 나오면 '파이핑 현상'이라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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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합천창녕보에 있는 소수력발전소 아래 벽면에서 물이 새어 나와 보수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물은 구멍이 아닌 돌과 시멘트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 윤성효

또 임희자 정책실장은 "물이 너무 많이 새어 나오고, 지난 3월보다 더 많이 나오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공에서 만들어 놓은 물통 안에 보면 작은 모래 알갱이가 물과 함께 나오고 있는 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으로 전달된 사진을 보고 현장 설명을 전해들은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이전에도 지적했지만, 특히 모래가 물과 같이 새어 나온다는 것은 전형적인 파이핑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합천보 우안 어도 벽면에 물 새어 나와

또 합천보 우안 어도 벽면에 물이 새어 나온 흔적이 발견되었다. 합천보의 고정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구조물로, 중간 높이에서 물이 새어 나와 아래로 흘러내린 흔적이 뚜렷했다.

임희자 정책실장은 "어도 벽면에 물이 새어나온 흔적은 처음 본다"며 "어도에 물이 출렁이면서 닿은 물의 흔적이 아니라 벽면의 틈 사이로 새어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창근 교수는 "어도 벽면의 중간 높이에 물구멍이 있는 것도 아닌데, 거기에서 물이 새어 나왔다면 파이핑 현상으로 보인다"며 "합천보에 대한 전반적인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어도 벽면에 물이 새어 나온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 현장 관계자를 통해 확인해 보니 사실이라고 한다"며 "파이핑 현상으로는 보이지 않고, 홍수기 이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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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합천창녕보의 소수력발전소 아래에 있는 어도 벽에서 물이 새어 나오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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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합천창녕보에 있는 소수력발전소 벽면에 물이 새어 나와 보수공사가 벌어지고 있으며, 어도 벽면(원안)에 물이 새어나오는 현상이 발생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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