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초라한 성적표..아라뱃길 1년을 진단한다
뉴스토마토 | 최봄이 기자 | 입력 2013.05.31 08:41
 
 
[뉴스토마토 최 봄 이 기자] 앵커: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최초의 내륙뱃길, 경인 아라뱃길이 지난 25일 전면개통 1주년을 맞았습니다. 사업초기부터 경제성과 환경파괴 논란이 뜨거웠는데요, 아라뱃길의 지난 1년간 운영 실적을 짚어보고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과 최근 발표된 경인운하 활성화 방안 살펴보겠습니다. 생활부 최봄이 기자 나왔습니다.

최기자, 경인운하가 전면개통되고 이제 1년이 지났는데요, 운영 실적은 어땠습니까?

기자: 경인운하는 개통 초기부터 '텅 빈 뱃길', '배 없는 뱃길'이란 오명을 썼었는데요, 개통 후 1년 화물실적이 예측치의 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21일까지 경인운하를 통해 처리된 화물은 34만5000t인데요, 2008년 한국개발연구원이 예측한 개통 첫 해 실적이 716만2000t이었습니다. 유람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17만2000명으로 예측치의 4분의 1수준에 그쳤습니다. 신개념 수변공간으로 조성했다는 수자원공사의 설명과 달리 뱃길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때문에 사업추진의 근거가 된 한국개발연구원, KDI의 타당성 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많은데요,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비용과 편익을 제대로 따져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함에도 달성하기 어려운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는 겁니다.

앵커: 네, 이렇게 아라뱃길 개통 1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는데요, 이렇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네, 아라뱃길 실패 요인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요, 배후 생산기지가 부족해 항만수요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점, 인접한 인청항과 경쟁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에 수자원공사 측은 개통 1년차 단기 평가는 무리라며 항만 안정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그 근거로 평택신항, 포항영일항을 들었습니다. 이들 항만이 개항 첫해 목표치의 5%도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개항 3년차엔 예측치의 50%를 달성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평택신항은 배후에 대규모 자동차 생산기지가 있고 포항영일항은 철강단지가 입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라뱃길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아라뱃길은 5000t급 이하 배만 다닐 수 있는 중소항으로 유속이 느려 유류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지적됐었는데요, 때문에 인천항에서 도로로 수송하는 것이 훨씬 빠르고 돈도 덜 드는데, 굳이 아라뱃길을 이용할 유인이 있느냐는 지적들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라뱃길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근본적인 한계들이 있는데요, 아라뱃길이 인근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기자: 2조5000억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 아라뱃길은 사업 초기 인근 부동산 시장을 들썩일만한 '대형급 호재'로 거론됐습니다.

아라뱃길 임시개통한 2011년과 전면개통한 지난해 5월, 개통 1주년을 맞은 현 시점에 인근 부동산 시장 어떻게 움직였는지 살펴봤습니다.

우선 서해쪽 아라뱃길과 맞닿은 청라국제도시는 2009년 이후 투자유치 등에 실패하며 부동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아라뱃길의 수혜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아라뱃길과 더 인접한 검암동, 귤현동, 김포시 고촌읍 일대도 아라뱃길 전면개통 후 매매가가 더 떨어지는 모습이었는데요, 아라뱃길의 영향보다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의 흐름에 따라 가격이 등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아라뱃길보다는 공항철도가 개통돼 서울 접근성이 높아진 점을 더 환영하는 분위깁니다.

앵커: 아라뱃길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 활성화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군요. 그렇다면 아라뱃길을 활성화할 수 있는 향후 대안으로는 어떤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습니까?

기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물동량을 확보한다는 것인데요, 우선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항로 개척을 추진하고 국내외 선화주를 초청해 설명회도 열 계획입니다. 또한 선주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하는데요, 항만을 이용할 때 드는 입출항료, 예인선 사용료나 도선료 등을 감면하거나 면제한다는 전략입니다.

이와 더불어 초중량 화물 운송에 더 주력한다는 계획도 발표됐는데요, 초중량화물이란 도로에 부담을 줄 정도로 무거운 대형 교량 상판, 발전소 설비 등을 말합니다. 지난 27일에는 약 100톤, 15미터 길이의 화력발전소 기자재를 아라뱃길을 통해 운송하기도 했습니다.

관광객들을 더 많이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뱃길 내 중간 선착장을 마련하고 공항철도와 연계할 수 있도록 하고 운항노선을 다양화하는 방안 제시됐습니다. 또 김포터미널 내 상업시설 부지에 대형 아울렛과 호텔이 완공되면 관광수요가 더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해 정부기관이 머리를 맞댄다고 하는데, 어떤 사안들이 논의되고 또 아라뱃길의 향후 과제는 무엇입니까?

네 오늘이죠, 30일부터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수자원공사와 각 지방청이 참여해서 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필요할 때 상시로 모이기로 했는데요, 주요 안건으로는 물동량 유치를 위한 마케팅 방안, 여객 수요 창출을 위한 중간 선착장 개선문제, 그리고 준공 문제로 알려졌습니다.

그 중 준공문제는 아라뱃길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데요, 인천터미널, 교량 등 시설물을 준공하게 되면 지자체가 직접 관리해야 하는데 인천시가 이 관리비 부담 등을 이유로 준공을 미루고 있는 것입니다.

또 수질개선도 중요한데요, 청옥빛 물결이 펼쳐진다는 설명과 달리 물빛이 검고 냄새가 날 때가 많다는 겁니다. 아라뱃길이 요트나 카누 등 신개념 수변문화공간으로 조성된 만큼 수질기준 지표를 개선할 필요가 있고요, 무엇보다 인공적인 물길로 환경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아라뱃길 활성화 방안 어떻게 마련되는지, 향후 산적한 과제들을 잘 해결해 나가는지도 유심히 지켜봐야 겠습니다. 최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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