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수변공원, 관리 부족으로 ‘썩어가는 흉물’ 전락
2013/06/05 09:43  백수진 기자  qortnwls6572@newsone.co.kr


지난 이명박정부의 핵심과제였던 4대강 사업의 흔적이 여기저기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편안한 안식처가 되도록 조성된 수변공원이 실제 공원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사실 이 문제는 작년에도 문제시된 적이 있었으나, 아직도 크게 개선되지 않아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조성한 수변공원, 언제까지 흉물스러운 폐허로 방치될 것인가?

어마어마한 공원 관리 비용으로 수개월째 방치돼

4대강 수변공원이 또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4대강 수질을 개선하고 레저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수변생태공원들을 만들었으나, 이 공원들이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비싼 돈을 들인 만큼 국민이 잘 활용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원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삶의 질을 깎아내리는 흉물스런 폐허로 변한 것으로 드러나 혈세 탕진 비난을 다시 듣고 있다.

4대강 사업비 33억 원을 들여 3년 전 완성한 충북 제천에 있는 수변생태공원 앞에 가면 석재와 나무로 산책로를 꾸며놓은 공원이 보인다. 그러나 좀 더 들어가면 사람의 손길이 오래전에 끊긴 듯 이파리 하나 없이 죽은 고사목들만 즐비하다. 잎이 있는 나무도 반쯤 말라서 죽어가는 상태다. 인공 습지는 곳곳에 물이 고여 잡풀과 함께 썩어가고 있다.

지역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해놓은 캠핑용 공터와 잔디 운동장은 덩그러니 놓여 있다. 조성된 지 3년이 됐는데 이용객이 전무하다시피 한 이 수변공원은 공원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역주민은 이용할 수 없을 만큼 관리가 되지 않아 흉물스럽기까지 한 이 공원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전했다.


강원도에 있는 수변생태공원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수변공원은 거대 조형물과 놀이터, 자전거도로 등 공원시설을 조성하는 데만 1,530억 원을 썼으나, 역시 이용객이 없어 텅 빈 상태다. 막대한 예산을 들였지만 지역주민이 이용하지 않아 도의 골칫거리가 됐다. 인공적으로 물길을 만든 하천에는 생활하수가 썩으면서 생긴 푸른 이끼가 천지다. 또 하천 바닥을 긁어봤더니 침전물이 시커멓게 올라온다.

이렇게 4대강 사업비로 조성된 수변생태공원만 전국에 230여 곳이 넘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변공원이 위와 같이 이용객들이 전무한 유령공원으로 방치되고 있다. 그 이유는 어마어마한 공원 관리 비용 때문이다. 수변생태공원이라 농약 사용이 금지돼 잡초 제거에 필요한 인건비가 일반 공원에 2배가 넘기 때문에 공원 한곳에 해마다 수억 원대 관리비가 드는 것이다.

정부가 수변생태공원 조성에 쓴 예산은 2조 원이며 공원 관리를 위해 지자체에 지원한 예산만도 지난해 450억 원이나 된다. 거액의 세금을 들여 만들어놓고 제대로 관리도 되지 않는 수변공원이 썩어가는 흉물로 변해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또 다른 수변공원은 낮 시간대 공원이용객이 많아 산책과 레포츠를 즐기는 만남의 장이 되고 있으나, 해가 진 오후에는 주변을 경계하며 발걸음을 분주하게 옮겨야 하는 치안 사각지대로 변모해 있다. 깜깜한 터널과 다르지 않은 이 수변공원은 공원 산책로를 따라 가로등이 즐비하게 서 있지만, 불이 켜진 가로등을 찾아볼 수 없어 아파트 단지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에 의지해야만 간신히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낮의 모습과 다르게 불빛이 없는 심야에는 추락사고가 우려되는 우범지역으로 뒤바뀐 이유는 공원 가로등 조성사업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잘 조성해놓은 수변공원을 망치는 것은 다름 아닌 관리 소홀이라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많은 반발을 감수해가며 수변공원을 조성해놨으면 더욱 신경 써야 함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관리 부재로 이용객들이 불편해하고 위험해지는 것은 엄청난 우를 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공원 관리 체계 강화해야

사실 4대강 수변공원의 관리 미흡으로 인한 문제는 조성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문제다. 지난해 별다른 시설 없이 잡초가 무성히 자라 자전거 이용객만 잠깐 이용하고 다른 이용객이 없어 방치됐던 수변공원이 문제시된 적이 있다. 수변공원에 이르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가고 싶은 주민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지난여름, 녹조현상으로 4대강사업이 큰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

이처럼 수변공원을 둘러싼 문제들이 수차례 지적된 데는 무엇보다도 공원 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관리비로 인해 손도 대지 못한 것이 공원을 공원답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된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정부 차원에서 수변공원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문제가 된 지자체들은 즉각 관리업체를 선정해 보수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정부는 지자체들에 관리유지비와 관리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관리 소홀로 방지됐던 공원들이 지역주민의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공원다운 모습을 갖춰야 한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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