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빛둥둥섬 어쩌나 .. 서울시, 발만 동동
완공 2년 넘게 가동 못해… 뚜렷한 해법 못찾아
DDP·파인트리 등 ‘오세훈 사업’ 난관 봉착
세계일보 | 입력 2013.06.18 00:15

17일 오후 찾은 서울 반포대교 남단 인근 세빛둥둥섬. 완공 2년이 지났지만 혈세 낭비 논란 속에 가동이 멈췄다.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한 채 인부 몇 명이 세빛둥둥섬과 한강 둔치를 잇는 다리 공사를 하고 있었다. 다리 설계는 물에 뜨는 부교 형식이었다가 안전문제가 불거지면서 고정식으로 변경됐다.

세빛둥둥섬은 오세훈 전 시장 시절인 2008년 6월 사업계약이 체결된 이래 수년째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그나마 2011년과 이듬해 40만명 정도가 다녀간 것이 전부였다. 세빛둥둥섬은 빛의 삼원색인 빨강·파랑·초록의 '세빛'과 수상에 띄워졌다는 의미의 '둥둥'를 결합해 만든 단어다. 세계 최대의 인공섬을 표방했지만 찾는 이는 고사하고 운영도 못하고 있다.

새빛둥둥섬과 한강둔치를 잇는 다리 공사를 위해 작업 차량들이 드나들고 있다.

당초 5월까지 완공예정이었던 고정식 다리 공사마저 지연되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플로섬은 6월 중순쯤 다리가 완공되면 외부 개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내부 개방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내부 공사에만 반년이 넘게 걸리고, 운영업체도 선정되지 못한 상태다. 월 10억원이 넘는 운영비에 100억원이 넘는 내부 인테리어 비용을 감당할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세빛둥둥섬 안팎의 이야기다. 세금낭비 논란 속에 지원책은 없는 상태에서 서울시는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서울시 관련 부서에서도 얼마 전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찾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사업 공사현장도 어려워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2006년 이후 7년째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개장도 못한 상태다. 주민 민태용씨는 "이곳이 한양성곽과 염초창 등 역사적으로 알려진 곳인데도 들어설 건물이 생뚱맞고 외계인 비행기처럼 생겨 황당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 서울시 목표대로 내년 3월 완공한다고 해도 주민의 환영을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공사 현장 모습.

세빛둥둥섬 등 서울시가 전임 시장 때 추진한 굵직한 사업의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임 시장이 추진한 여러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지만 대응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곤란을 겪고 있는 사업은 세빛둥둥섬과 DDP 외에도, 우이동 파인트리, 고척 돔구장, 여의도 시민요트나루 등이다. 북한산 최고 휴양시설 건설을 내세운 파인트리는 강북구 소관이지만 공사 공정률 50%를 넘기지 못한 상태로 공사가 중단돼 장기간 방치하면 건물 자체가 흉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시민요트나루도 2011년 운영을 시작한 이래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 9월 완공예정인 구로구 고척동 돔야구장은 공사 연기로 완공일이 불투명한 상태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본부장은 "전임 시장의 사업이더라도 인계받아 마무리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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