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미방위원장, ‘뉴스타파’ 취재 불허
국회 규칙에 위원장 허가 권한 있지만 “언론사 등록하고 오라”
2013년 06월 21일 (금) 11:14:52 김세옥 기자 kso@pdjournal.com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선교, 이하 미방위)의 해직언론인법 공청회 도중 취재를 제한 당했다. <뉴스타파>가 허가받은 언론이 아니라는 이유다.

한선교 위원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첫 번째 진술인 진술 도중 “지금 <뉴스타파>에서 나와 촬영을 하고 있는데, 상임위 방청만 허용했지 취재를 허용한 일이 없다. 지금 카메라를 갖고 나가라. 몸은 있어도 되지만 카메라는 안 된다”며 취재를 중단시켰다.

한 위원장이 <뉴스타파>의 취재를 중단시킨 근거는 국회법 제149조의 2(중계방송의 허용 등)와 ‘국회에서의 중계방송 등에 관한 규칙’ 제2조(출입기자의 등록 등)다. 해당 법과 규칙에 따르면 국회는 방송법 규정에 의한 지상파 방송사, 보도전문 채널 등의 방송사와 신문사·통신사 등에 대해서만 출입기자증을 발급하고 있고, 이들에게 국회 회의의 취재 등을 허가하다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의 <뉴스타파> 취재 중단 및 불허 방침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의도적으로 (<뉴스타파>를) 찍어 내보내려는 게 아니냐”며 항의했지만, 한 위원장은 “규정을 따라야 한다. 안타깝지만 규정은 규정이다. (작금의) <뉴스타파>의 역할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취재를 위해선)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에 빨리 등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선교, 이하 미방위)의 해직언론인법 공청회에서 국회로부터 허가받은 언론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취재를 제한 당했다. 사진은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지난 5월 30일 조세피난처 3차 명단을 공개한 장면. ⓒ화면캡처
▲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선교, 이하 미방위)의 해직언론인법 공청회에서 국회로부터 허가받은 언론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취재를 제한 당했다. 사진은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지난 5월 30일 조세피난처 3차 명단을 공개한 장면. ⓒ화면캡처

민주당 측 미방위 간사인 유승희 의원은 ‘국회에서의 중계방송 등에 관한 규칙’ 제4조(녹음·녹화 및 촬영) 2항을 지적하며 “헌법상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표현의 자유인데, 이는 언론의 자유에서 비롯한다. 위원장이 허가하면 <뉴스타파>의 취재는 가능하다. 허가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규칙은 국회에서 출입을 허가하고 있는 언론이 아니더라도 국회의장 또는 상임위원장의 허가를 받으면 회의 녹음·녹화 및 촬영 등을 가능케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 의원은 “위원장은 <뉴스타파>에게 빨리 문화부 등록을 하고 오라고 하지만, 위원장이 허가 하면 모든 게 가능하다. 국민의 알 권리를 심대하게 훼손하지 말고 허가를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그럼 여야 간사가 <뉴스타파>의 취재를 허가할 지 말지 협의해 합의해서 오라”고 답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뉴스타파> 취재진의 취재가 불허되던 순간 “국회 규정을 따라야 한다. 위원장은 방청을 허가했는데 취재를 하고 있지 않나”(새누리당 미방위 간사 조해진 의원)라며 이미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 출입기자는 등록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무나 기자라고 들락거리게 할 수 없다. 등록을 하지 않고 규칙을 위반하는, 뉴스 뭐라고 하는 지 모르겠지만, 법 위에 있는 단체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뉴스타파>는 세계가 인정하는 버진아일랜드 조세피난처 특종을 한 매체다. 미방위원으로서 <뉴스타파>를 모른다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내 발언은 내가 책임진다. 나는 (그 매체가) <뉴스타파>인지 뉴스카카인지 모른다”며 최 의원의 지적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일련의 대립처럼 여야 간사 협의 과정에서 새누리당 측은 <뉴스타파> 취재를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한 위원장은 <뉴스타파> 취재를 불허하며 “안타깝다”고 말했지만, <뉴스타파> 취재를 허가할 생각은 없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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