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적 준설토에 마을 ‘쑥대밭’…예고된 인재
입력2013.07.24 (07:40)수정2013.07.24 (08:28) 뉴스광장 2013.07.24

여주 산사태.JPG


<앵커 멘트>

어제 경기도 여주와 이천 지역에서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나고, 마을 전체가 침수됐다는 소식 방송을 통해 보셨을 텐데요. 수해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들은 인재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시간 동안 114mm의 장대비에 마을은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폭우가 잦아진 후 한나절이 지나도 마치 저수지처럼 들어찬 물이 빠지질 않습니다. 주민들은 마을 인근에 산처럼 쌓여있는 15만 제곱미터 규모의 모래와 흙더미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4년 전 4대 강 공사 당시 강바닥에서 퍼올려 놓은 겁니다. 그동안 내린 많은 비로 이렇게 보호 덮개도 제 역할을 못하고, 마치 산사태가 난 것처럼 토사가 흘러내렸습니다. 뻘처럼 변한 흙은 마을에서 강으로 흐르는 배수로를 모두 막아버렸습니다.

주민 100여 명은 지난해 12월부터 3차례에 걸쳐 여주군에 수해 대책을 요구했지만, 준설토의 골재가 팔리지 않아 10년은 걸릴 것 같다는 답변뿐. 비가 올 때마다 임시로 배수로를 터놓는 게 고작입니다. 

<인터뷰> 경준호(경기도 여주군 양촌리 이장) : "여기서 비가 더 내리면 도로 매립이 되고, (흙이) 쓸려 내려와서 메워질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4대 강 공사 준설토 더미는 여주군에서만 18곳에 이릅니다. 산사태로 건물이 무너져내린 현장. 많은 비가 오면 골짜기 물줄기가 모이는 길목이었지만, 건축 허가가 난 겁니다.

<인터뷰> 김민식(박사/사방협회/산사태 전문) : "특히 여기서 인명 피해로 직결되었다는 건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계곡부에 건물을 지었다는 것....."

잘못된 판단과 안이한 대처가 집중호우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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