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책임져야할 그때 그 사람들지금도 국토·환경부 주요 보직에
등록 : 2013.08.02 09:42

당시 환경부 주무국장 ‘차관 영전’ 수질 책임자는 청와대 비서관으로
조사·평가에 영향력 행사 우려

‘대국민 사기극’으로 드러난 4대강 사업에 간여했던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국무총리실의 4대강 사업 진상조사와 국회의 국정조사가 이뤄지면 증인석에 올라야 할 이들은 공직자, 전문가, 기업인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공직자 일부는 영전했거나 아직도 4대강 사업의 조사·평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리에 그대로 있다.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과 권도엽 전 장관은 4대강 사업을 최일선에서 이끌고 마무리한 주역들이다. 권 전 장관은 최근 한국교통대 총장 후보직에 지원했으나 4대강 사업 책임자의 임용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닥쳐 자진 사퇴했다. 대표적인 ‘이명박(MB)맨’으로 꼽히는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지난 30일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김 전 사장은 4대강 개발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과 2012년 두차례 연임했다.

국토부의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에서 일했던 외부 전문가와 공무원들 상당수는 영전하거나 주요 보직을 맡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본부장을 맡았던 심명필 인하대 교수는 최근 대한토목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부본부장을 역임했던 김희국 전 국토해양부 제2차관은 지난해 대구에서 국회의원(새누리당)에 당선됐다. 그밖에 한강살리기사업 주무관청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청장을 지냈던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추진본부 사업부본부장을 지낸 홍형표 행복도시건설청 차장, 추진본부 기획국장을 맡았던 안시권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 등도 요직에 오른 사례다. 대운하사업 준비단장을 맡았던 정내삼씨는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국정과제2비서관을 지냈으며 오는 9월 신설될 새만금개발청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4대강 사업이 계획되던 2008년 3월부터 3년간 환경부를 이끌며 4대강 사업 추진에 앞장섰던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은 현재 순천세계정원박람회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4대강에 배가 다니면 스크루 회전에 의해 수질이 개선된다는 주장을 펴 환경단체들로부터 ‘스크루 박’으로 불렸던 박석순 전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로 돌아갔다.

환경부 현직 고위 간부로는 환경부가 문제투성이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서를 통과시킬 당시 주무 부서인 자연보전국 국장이었던 정연만 환경부 차관이 있다. 청와대에는 이명박 정부 말기 4대강 수질 관리를 책임졌던 이정섭 전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이 기후환경비서관으로 재직중이다.

국토부와 환경부에서 4대강 사업 추진을 맡았던 고위 공직자들은 대부분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4대강 사업의 공로로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최종훈 기자,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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