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먹는 하마 '아라뱃길', 정부 투자금 회수 불투명
국회 예산처, 아라뱃길 국가 예산지원액 재검토 주문
13.08.14 13:43 l 최종 업데이트 13.08.14 13:43 l 이정민(min93)

경제적 타당성이 낮아 민간투자 방식에서 수자원공사 직접 투자로 진행된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해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예산정책처(예산처)는 7월 기준 '2012년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평가'를 발간했다. 평가 보고서는 295개 공공기관의 부채현황 분석, 해외자원개발사업평가, 기관별 투자회수 전망 등을 분석했다.

예산처는 그 중 아라뱃길 사업의 향후 투자금 회수 전망을 매우 불투명하게 적시했다. 이유인즉 KDI의 타당성 예측 경제이익 대비 실질 물동량 등의 수익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년 물류단지 목표치 1조 1천억 중 3천억 회수... 예측치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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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아라뱃길 투자비 회수계획 ⓒ 이정민

보고서에 따르면 2조 6759억 원이 집행된 아라뱃길 사업은 2014년까지 물류단지분양으로 1조 1727억 원, 40년 간 항만운영수익 8800억 원, 운하이용료 1507억 원, 국고지원 6561억 원 등 총 2조 8595억 원을 회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공이 2012년 현재 회수한 금액은 국고지원 900억 원을 뺀 3047억 원에 불과했다. 

특히 아라뱃길 투자비 회수계획 규모의 53.2%를 차지하는 물류단지 분양과 관련해서도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공은 총 125만6000㎡에 이르는 김포․인천터미널의 물류단지 중 2012년에 114만7000㎡를 분양공고 냈다. 하지만 66만1000㎡만 분양돼 분양률이 57.6%에 그쳤다.

이를 분양금액으로 살펴보면 분양 공고액 9675억 중 작년까지 분양 계약액은 5607억 원, 회수액은 3110억 원에 불과했다. 2014년 계획치인 1조 1천억 대비 30%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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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아라뱃길 물류단지별 분양현황 ⓒ 이정민

이밖에 아라뱃길의 2013년 기준 연간 부두임대료는 총 5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산처는 전망했다. 그리고 항만운영수익료는 작년 46억에 그쳤고, 운하이용료는 아예 실적에 잡히지도 않았다.

이와 관련 예산처 관계자는 "컨테이너화물의 실적치는 24천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이며, KDI 수요예측치 294천TEU의 8.2%에 불과하며, 일반화물 중 비교가능한 철제의 경우 실적치는 51천톤인데 당초 추정치 497천톤의 10.3%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산처는 이러한 추정치 대비 실적치 수익률의 저조함을 지적하며 2.5조 원의 투자비 회수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예산처 관계자는 "정부가 100% 출자한 수공의 자금이 2.5조 원 이상 투입돼 상당기간 회수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4대강 등으로) 이자 부채가 기하학적으로 늘고 있는 수공의 입장에서 적지 않은 자금이 수익성 없는 사업에 장기간 묶임에 따라 유동성의 저해요소는 물론 재무건전성까지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수공에 아라뱃길 사업 지원용도로 2015년까지 총 5247억 원을 출자할 계획이라고 예산처는 밝혔다. 현재 정부는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900억 원씩 총 1800억 원을 지원했다. 

정부의 출자금은 아라뱃길 사업에서 발생하는 국가귀속보상비 3289억 원(주운수로, 항만 등), 유료도로인 경관도로 무료화로 인한 수입손실 1958억 원에 쓰인다.

예산처는 "정부가 2015년까지 지원할 금액 중 국가귀속보상비만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경관도로 전환에 따른  손실비를 예산에서 차감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덧붙이는 글 | 이정민 기자는 국회 문병호 의원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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