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들인 ‘세종보’ 골칫거리 전락
2177억 투입…완공 5개월만에 시설 보수·교체작업 벌여 소수력발전 경제성 미미… 수심 깊어 레저공간 활용 난망
데스크승인 2013.08.30 지면보기 | 1면 최예린 기자 | floye@cctoday.co.kr
<속보>=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세종보’가 금강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올 여름 세종보 인근에서 대규모 녹조가 발생한 것은 물론 보의 결함과 무용지물인 수상레저 시설까지 제대로 된 것 없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29일 4대강사업국민검증단과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2009년 5월 착공한 세종보는 2177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총연장 348m(고정보 125m·가동보 223m), 높이 2.8~4m의 ‘전도식 가동보’다.
지난해 9월 개방한 세종보는 수문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열리고 닫히는 방식으로, 수문 하단에 설치된 실린더와 배관 등 유압장치가 보를 가동 시키는 핵심 시설이다. 그러나 완공 4~5개월만에 수문과 강바닥 사이에 쌓인 토사가 유압장치에 끼면서 보 결함이 확인됐고, 올 초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토사 제거 및 유압배관 등 시설 보수·교체 작업을 벌였다는 것이 국민검증단의 설명이다.
보수작업 당시 공사 안내문에는 '가동보 실린더실, 유압배관실 내부 이물질 및 퇴적토 제거'와 '수문구동을 위한 유아배관, 전도식 수문 수밀고무 보수·교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박창근 교수(관동대 토목공학과)는 “전도식 보의 특성상 유압장치에 토사가 계속 끼일 수밖에 없고 이런 결함은 계속 되풀이 될 것”이라며 “홍수 등 물난리가 나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더 큰 재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검증단은 지난 28일 세종보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세종보 수력발전소'의 비경제성 문제도 제기했다. 세종보 수력발전소는 낙차높이 3m의 ‘소(小)’수력발전소로 생산하는 전기량이 많지 않고, 막대한 투자금과 관리비용을 감안하면 경제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발전소를 관리하는 수자원공사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경제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공 관계자는 “올해 발전소 운영 목적으로 배정된 예산은 8억 9000만원이며, 올 1월부터 지난 27일까지 생산 전기를 판매해 얻은 수익이 11억 2500만원”이라며 “앞으로 30년 가동을 전제로 비용편익(B/C)를 계산해봤을 때 투자비용을 감안해도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주요 성과로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던 세종보 인근 ‘수상레저 공간’ 역시 무용지물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 유역 관리를 맡고 있는 수공 측에 인근 마리나 요트장과 수상레저 시설 사용 여부를 묻자 “보를 중심으로 1㎞ 구간은 입수는 물론 어떤 수상레저 활동도 전면 금지돼 있다”며 “수심이 깊어 위험하고, 보 관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생연합 사무처장은 “요트장까지 만들어 수상 레저문화 공간이 생긴다더니 정작 보 완공 후 모든 입수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며 “설사 허용이 되더라도 이 구간은 (4대강 사업 이후) 발 조차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수질이 악화돼 재자연화가 시급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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