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과 무너지는 공산성
등록 : 2013.09.04 21:17 


울림마당

충남 공주시 금강변 공산성(사적 제12호)이 땅이 꺼지는 지반 침하와 성벽의 중간 부분이 밀려 나오는 배부름 현상, 연지 돌계단의 부동 침하 등에 시달리면서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이미 4대강 사업이 시작될 때부터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예측했다. 공산성 앞의 대규모 준설로 늘어난 금강 수량이 공산성 지반 및 지하수에 영향을 줄 경우 지반 침하와 성벽 변형이 일어나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주무부처인 당시 국토해양부와 문화재를 보호해야 하는 문화재청은 아랑곳하지 않고 4대강 사업을 추진했다.

공산성 훼손 문제를 본격 제기한 ‘4대강 사업 국민검증단’과 토목·문화재·지하수 분야 전문가들은 공산성의 지반 침하와 성벽 변형의 원인으로 공산성 앞 대규모 준설에 따라 강의 수압이 높아지면서 발생한 성곽 주변 및 하부의 사질토 침식, 금강으로 유입되지 못한 지하수가 역류해 지반에 가해지는 융기 압력, 파쇄대와 단층대 발달과 같은 지질학적 요인 등을 꼽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은 부실하고 무책임하다. 국토교통부는 조사와 검증도 없이 4대강 사업과 연관성이 없다며 선 긋기에 바쁘고, 지자체와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수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선의 대책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진단에서 나오는 법이지만 행정은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다. 원인으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체계적으로 조사해야 하는 행정의 역할은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공산성의 붕괴와 훼손을 방치하고 있다. 기둥과 바닥이 내려앉은 공북루(공산성의 북문)에는 여전히 국내외 관광객과 주민들이 드나들고 있고, 변형으로 안전이 의심되는 성벽 위로도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지금 공산성은 부실한 문화재 행정의 전시장이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백제시대부터 자리해온 공산성은 고도 공주의 대표적인 역사유적으로 충남도와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백제 역사유적지 중 하나다. 하지만 행정의 모습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 4대강 사업에 들어가기 전 부실한 문화재 지표조사로 공산성은 이미 죽었다. 공산성 앞의 대규모 준설로 공산성은 두번 죽었다.(사진) 그리고 부실한 보수 대책으로 공산성을 또다시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공주시는 이달 말에 열릴 백제문화제를 걱정하고 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사진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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