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vs 트위터, 끝나지 않는 싸움
첫마디 제목 : 조선일보vs트위터, 끝나지 않는 싸움 
11.12.17 14:33 김경희

[논란이 된 16일 조선일보의 보도. 출처= 해당 홈페이지 캡쳐]

지난 16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어떤 중학교 황당한 국사 시험... 선생님 맞습니까'라는 기사 이후 트위터 타임라인을 장식한 것은 바로 '조선일보'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자신을 한 중학교의 교사라고 소개한 A씨는 이번 기말고사에 출제한 문제라는 멘션과 함께 김용민 시사평론가(@funronga)가 2009년 CBS시사쟈키를 진행할 당시 오프닝으로 내보냈던 멘트를 인용한 시험문제를 공개했다.

시험문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A)은 교회장로입니다./(A)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A)은 친일파와 손 잡았습니다./ (A)은은 정적을 정치적 타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A)은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A)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A)은 그러다가 권자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A)은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2009. 5. 31.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프닝 중-'

이 시험 문제는 당시 CBS라디오 시사자키의 PD였던 김용민 시사평론가에게 멘션됐고, 김용민씨는 이 내용을 RT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날 새벽, 조선일보의 J기자는 이 내용을 담은 기사를 작성했다. 그런데 기사에도 언급된 것처럼 조선일보 J기자는 A씨가 실제 근무하고 있는 학교와 이름, 나이 등을 알아냈다. 어떠한 방법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기자에게는 취재가, A씨에게는 신상털기가 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A씨의 신상을 알아낸 J기자는 A씨가 근무하는 학교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는 '정규교과 과정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부합하느냐?'등의 질문을 던지며 A씨를 취재했다. J기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씨가 근무하는 학교 교감과도 통화를 한다. 그리고 결국 A교사의 징계가 논의된다는 답변을 들어낸다.

이 기사가 보도된 후 트위터상에선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비판적 트위터러들은 J기자가 트위터에서 돌고 있는 한 트윗과 트위터 이용자를 신상털기했다는 점, 교사의 문제출제 권한을 침해했다는 점, 결국 A교사가 징계위기에 처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16일 하루 동안 트위터에서 자주 등장했던 것은 바로 이 기사를 작성한 J기자 신상. 트윗 하나로 A교사의 '신상털기'에 돌입했던 J기자에 대한 분노가 다시 '신상털기'로 이어진 것이다. 물론 트위터 내부에 A교사를 옹호하는 의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이슈에 대한 부분은 교사의 생각이 개입돼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보인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공통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한 사항은 A씨에 대한 '신상털기' 부분이었다. 결국 일종의 '복수'의 일환으로 J기자에 대한 '신상털기'가 시작됐고, J기자가 어느 대학을 나와 언제 조선일보에 입사했는지,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까지 밝혀졌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화보상법개정안통과추진본부 강재천 본부장(@Kangjaechon)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A교사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중학교 이름과 교사의 이름, 어느 학년을 담당하고 있는지 등 더욱 자세한 A교사의 신상을 공개한 것이다. 이 역시 조선일보 기자의 신상을 공개했던 것에 대한 또 다른 '복수'였던 셈이다.

조선일보도 이러한 트위터 움직임에 강하게 대응했다. 
논란이 된 기사를 작성했던 J기자는 17일 '나꼼수 문제 출제' 보도 본지 기자 상대로 일부 네티즌, 원색적 욕설… 신상털기 보복'이라는 기사를 썼다. 

[논란이 된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17일 새벽 두번째로 작성한 기사. 출처=해당 홈페이지 캡쳐]

그리고 기사에는 자신이 당한 일들을 상세하게 적었다. 기자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일부는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었고, 김용민 시사평론가(@funronga) 공지영 작가(@congjee) 조능희 PD(@mbcpdcho )등은 '기자가 맞느냐' 등의 글을 올리며 자신을 비난하는 행동을 독려했다는 내용이었다. 뿐만 아니라 J기자를 제외한 3명의 기자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조선일보 17일자 신문에는 A교사와 관련된 내용의 기사가 무려 4개에 달했다. 기자 4명이 매달려 '심층취재'를 한 것이었다. 

한편 이러한 끝날 줄 모르는 논란 속에 A교사는 1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현재의 심경을 전했다. A교사는  "전 아주 평범한 사람인데 저때문에 고생하는 동료분들 때문에 마음이 정말 괴롭네요. 그리고 저희 교감샘은 비난하지 말아주세요~ 기자의 유도질문에 답한게 기사화 된 것 뿐입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 올렸던 트윗들은 삭제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현재의 괴로운 심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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