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년전 연해주는 ‘한인 터전’ 확인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입력 : 2008-09-04 18:21:46ㅣ수정 : 2008-09-04 18:21:46

발해 생활상 담긴 유물 쏟아져
사슴그림·집모양 토기 등 특이

러시아 연해주에서 발해인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집 모양의 토제품과 사슴이 그려진 토기편이 발견됐다. 또한 연해주에서 한인의 역사가 옥저~발해~19세기 한인 이주민으로 이어졌음을 실증해주는 유구와 유물이 쏟아졌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발견된 발해 시대의 사슴그림 토기편

러시아 체르냐치노 발해 유적을 발굴해온 한국전통문화학교(총장 이종철) 조사단은 4일 “발해의 문화상을 알 수 있는 토제 집모형 1점과 사슴그림이 새겨진 토기편, 그리고 발해 군인들의 무장상태를 알 수 있는 철제 대도(大刀), 갑옷, 화살촉 등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유물 가운데 특히 토제 집모형과 사슴그림 토기편이 주목된다. 토제 집모형은 입방체 위에 사다리꼴 지붕을 올린 것으로 높이 6.2㎝이다. 벽체와 바닥에 각각 원통형 구멍이 관통해 내부에서 십자로 교차한 모양이다. 토기편에 새겨진 사슴은 높이와 너비가 각각 6㎝ 정도이다.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는 길며 엉덩이를 위로 치켜 올리고 달려가는 듯한 생생하고 역동적인 모양이다. 

또 3점이 출토된 철제 대도 가운데 1점은 길이가 86㎝나 됐고, 화살촉 가운데 삼익촉(三翼鏃·날개가 셋 달린 화살촉)은 연해주 발해 유적에서는 처음 나온 것이다. 


토제 집모형

정석배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집 모양 토제품은 발해인의 집을 복원할 수 있는 귀한 자료”라면서 “사슴 표현물까지 합쳐 보면 발해인의 신앙까지 더듬어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교수는 “특히 구멍을 뚫은 집모양 토제품은 샤머니즘과의 관련성 여부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옥저(BC 3~AD 2세기)와 발해(AD 698~926년)의 온돌이 확인된 데 이어 올해 조사에서는 옥저 쪽구들 1기와 19세기 한인들이 남긴 온돌도 발굴됐다. 

정 교수는 “이로써 이 지역은 2300년 전인 옥저 시대부터 1937년 스탈린에 의한 강제이주로 뿔뿔이 흩어질 때까지 한인들의 터전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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