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12765.html

내곡동 관저 수리·임시 거처에 예산 투입 해놓고
국정원장 한남동에 새 관저 짓는다
[한겨레] 이태희 기자  등록 : 20111231 03:36
   
5년간 최대 50억 예정
야당 ‘예산낭비’ 비난

올해 원장 관저에 대한 대대적인 개축 공사를 벌였던 국가정보원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새로운 원장 관저를 짓겠다며 국회에 예산 14억원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관 공사는 5년간 진행될 예정이라, 40억~50억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올해 서초구 내곡동 청사 안의 원장 관저를 수리한다며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최고급 주상복합에 임시 관저를 지었다. 이 임시 관저에도 인테리어 등을 위해 10억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복수의 여야 정보위 의원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원장 관저 신축 예산으로 14억원을 요청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내곡동에 있는 관저가 올해 개축 공사를 했고, 공사를 이유로 도곡동 타워팰리스 옆에 고급 관저를 지어 예산을 낭비한 것을 생각해 보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국정원은 청와대가 가깝고, 대사관과 대사 관저가 많아 외빈들과의 교류가 편리해 한남동으로 옮기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그러나 그런 이유로 많은 국가예산이 들어간 기존 관저들을 포기하고 새로운 관저를 짓겠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한다.

한남동에는 외교장관, 국방장관, 합참의장, 해병대사령관, 육군참모총장 등의 공관이 몰려 있다. 정보기관의 특성상 국정원장 공관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렇게 공관이 몰린 곳을 찾는 이유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 최 의원의 주장이다.

앞서 원세훈 국정원장은 내곡동 국정원 청사 내 관저 대신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가 입주해 있는 도곡동의 한 주상복합빌딩의 1층(823.05㎡·248평)을 개조해 올해 초부터 관저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지난 8월 드러난 바 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내곡동 관저가 워낙 외진 곳에 위치해 접근이 쉽지 않다”며 “밤에 외교적으로나 안보적으로 급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외교안보 장관회의가 열리는 청와대에 가기엔 너무 멀어 한남동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한 한남동에는 외교·국방 장관들의 공관이 몰려 있어 한밤중에도 장관들과 만나 유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한 “앞으로 공사가 5년은 걸리기 때문에 원세훈 원장은 임기 내에는 수리를 마친 내곡동 공관을 이용할 것”이라며 “임시 거처로 이용하던 도곡동 관저는 다른 용도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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