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최대의 적은 ‘한나라 거부감’
[2012년 신년특별기획 - 세대에게 길을 묻다]
2012-01-05 오후 2:47:52 게재

MB정부 들어 "무조건 싫다" 급증세 … 여당 싫어서 야당 찍는 구도 만들어

20120104_2808_01_002.jpg

선거는 표를 많이 얻는 쪽이 이긴다. 역설적으로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적어야 이긴다는 등식도 성립한다. 최근 들어선 지지층이 많은 것보다 적대층이 적은 게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야를 통틀어 정당에 대한 불신이 극대화된 시점에서, 선거의 승패가 지지층보다 적대층의 규모에 의해 좌우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여야 모두가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권이 좋아서 찍기보다는 여권이 싫어서 야권을 선택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대표적 예이다. 야권이 승리한 배경엔 야권의 선전보다는 여권의 실정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0∼23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적대적 여론이 상당한 규모임이 확인됐다. 이명박정부 들어 급증세다. 한나라당의 총선·대선 전략에 결정적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20120105_2809_01_002.jpg


◆민주당보다 낮아진 호감도 =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이 매우 싫다"는 응답(선호도 0∼3점인 경우, 10점 만점 기준)이 51.8%로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싫다는 응답(42.3%)을 9.5%p 웃돌았다. 

특히 한나라당이 매우 싫으면서 올해 총선에서 다른 정당을 찍겠다는 절대거부층이 21.3%에 달했다. 절대거부층은 한나라당으로 마음을 돌릴 확률이 거의 없는 유권자층이다. 

이에 비해 민주통합당이 싫으면서 다른 정당을 찍겠다는 답은 16.0%였다. 한나라당 절대거부층은 20·30 ·40대와 대학재학 이상, 사무관리전문직, 수도권·호남, 진보층에 집중돼 있다.

정당 호감도에서도 한나라당은 갈수록 하락세다. 이명박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 한나라당 호감도는 10점 만점에 5.34점으로 민주당(4.48점) 을 크게 웃돌았지만 2010년 4.78점, 2011년 3.42점으로 급락하면서 역전당했다. 

한나라당 선호도가 급락한 것은 40대의 역할이 컸다. 40대는 2008년 5.63점을 줬다가 2010년 4.39점, 2011년 2.93점으로 급락하면서 한나라당 호감도 하락을 주도했다. 

◆미결정층에 한나라 적대층 많아 = 올해 4월 예정된 총선에서 어느 정당후보를 찍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미결정층 가운데에도 한나라당 적대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후보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한 미결정층은 과반수를 넘는 51.8%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을 선호하는 층(선호도 6∼10점)은 15.5%에 그친 반면 적대적인 층(선호도 0∼4점)은 61.3%에 달했다. 미결정층 다수가 한나라당에 대해 비우호적인 셈이다. 물론 미결정층은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도 선호(15.9%)보다 적대(62.7%)가 많았다. 

20120105_2809_01_003.jpg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찍었던 유권자 가운데에도 이탈층이 많았다. 

이 후보를 찍었던 유권자 가운데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30.5%에 그쳤다. 민주통합당(9.1%) 통합진보당(1.6%)으로 일부 빠져나갔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미결정층(53.5%)이 과반수를 넘겼다. 특히 미결정층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한나라당이 싫다"고 답해 이명박 후보 지지층의 이탈 현상이 상당한 수준임을 짐작케했다. 

특별취재팀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