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2044951 

"MB에 협조한 대가가 이거냐"…상인들 피눈물
[가든파이브 집중해부 ②] 청계천 상인들의 무덤(?)
2012-01-31 06:00CBS 홍영선 조태임 기자

◈ 청계천에서 가든파이브, 다시 청계천으로…상인들 피눈물 

지난해 여름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영(Young)관 지하 1층에서 아들과 의류를 팔던 황창규(81) 씨는 임대료가 5개월까지 밀리자 계약 해지 공고장을 받았다. 한 달 뒤에는 점포를 비워 달라는 명도장까지 날아왔다. 

황 씨는 빚을 지면서까지 임대료를 힘겹게 막아 왔지만 곧 한계 상황에 부닥쳤다. 장사를 할 수록 임대료에 대출 이자에 돈만 까먹는 구조라는 사실을 안 황 씨는 다시 퇴거당할 위기에 놓이자 꿈을 접고 청계천으로 돌아갔다. 


그런가하면 오는 6월에 가든파이브 리빙관 3층 입점 2년을 맞는 이현규(66) 씨는 입점 이후 거짓말 안 보태고 신발 한 켤레를 못 팔았다. 그러나 SH공사는 관리비나 임대료를 제 날짜에 꼬박꼬박 받아갔다. 

이 씨도 후회 막급이다. 분양가의 80~90%를 대출해 주겠다는 달콤한 말에 임대 점포 두 개를 더 얹어 신발가게를 시작했지만 장사는 되지 않는데 이자만 내려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고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끊긴 월 10만 원 하는 관리비 지원금이라도 벌 요량으로 다시 청계천에 좌판을 펼쳤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정책에 순순히 따라준 대가가 고작 이것이냐는 배신감과 울분이 치밀어 올라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황 씨와 이 씨처럼 부푼 꿈을 안고 가든파이브에 들어왔다가 빚더미에 올라앉고 쪽박차는 신세가 돼 다시 청계천으로 돌아가거나, 청계천과 가든파이브를 오가며 이중 영업을 하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 '1등 공신' 청계천 복원…상인에게는 '재앙'

2004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 공사로 상인들이 자살을 하는 등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자 다른 상권을 보장해 주겠다고 상인들을 달랬다.

대체 상권으로 제시된 곳이 바로 경기도 성남시와 맞붙은 송파구 장지동의 동남권 유통단지였다. 가든파이브는 이런 연유로 청계천에서 이주한 상인들을 위한 전문상가로서의 목적을 함께 가지게 된다. 


이후 이 시장은 대선 후보로 나서 4,200차례나 면담해 물리적 저항없이 청계천 상인들을 설득했다며 성공 리더십을 자랑했다. 

실제로 청계천 상인 6,000여 명은 이명박 당시 시장과 서울시를 믿고 가든파이브에 이주하기로 서울시와 협의했다. 상인들은 특별분양가로 점포 1개(약 7평)에 7,000만 원을 약속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평균 분양가는 2억 가까이 치솟아 있었다. 결국 높은 분양가로 꽤 많은 상인들이 들어오지 못했고, 그나마 입점한 사람들도 상당한 돈을 빚을 얻어야 했다.

빚을 지고 가든파이브에 입주한 상인들이 접한 현실은 서울시가 제시한 장밋빛 청사진과는 180도 딴판이었다. 상가는 활성화 되지 않았고 유령화 되다시피 했다. 이러자 상인들이 프리미엄 몇천만 원에 부동산이나 투기업자에게 점포를 넘기고 엑소더스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9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승수 현 통합진보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모면 6,097명의 청계천 상인 중 약 40%만 가든파이브에 이주했지만 현재 가든파이브에 남은 청계천 상인들은 100명도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 대기업에 속수무책인 동네상권과 똑같아 

한때 '가나안땅'으로 불리던 가든파이브에서 이명박 당시 시장 권유로 찾아든 청계천 상인들이 하나씩 둘씩 떠나고 있다. 남은 상인들은 이제 청계천 상인 '씨'는 거의 말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계상인들이 떠난 자리에는 단지 활성화 명목으로 거대 자본과 탄탄한 유통망을 갖춘 대형 백화점, 대규모 할인점, 영화관과 쇼핑 공간이 어우러진 멀티플렉스, 찜질방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조항만(57) 씨는 테크노관 2층 상인들과 함께 SH공사가 입주해 있는 10층에서 30일까지 6일간 농성을 했다. 개장한 지 1년 6개월이 넘었지만 조 씨가 입주한 2층은 130여 개 점포 중에 8개 업체만 들어왔을 뿐 나머지는 빈 공간으로 남아 장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2층에 7평짜리 3칸을 6억에 분양 받기 위해 2억을 대출 받아 한 달에 이자만 110만 원을 내지만 매출은 거의 제로다. 장사는 안 되고 이자만 축내다 보니 팔순 노모는 폐지를 줍고 있고 매장일을 같이 하던 아내는 화장품 팔이에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상인들은 대기업을 입주시켜서라도 단지를 활성화시키자는 입장이고, 이 지점에서 SH공사의 의도와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이에 SH공사가 활성화 대책으로 키 테넌트(key tenant, 핵심매장 - 집객효과가 큰 중심매장)를 도입하면서 이마트 등 유통업체가 들어왔지만 판매물품 중복과 경쟁력 저하로 인해 점포 한두 개 갖고 장사하는 소상인들은 더욱 더 죽을 맛이다.

가든파이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빵집과 안경점, 떡볶이집, 슈퍼들이 밀려난 자리에 대기업 가맹점들이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동네상권과 닮은 점이 많다.


Posted by civ2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