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study/200504/kd200504141511354573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안악 1호분 벽화
<7> 당시의 살림집 구조·생활 모습 생생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력시간 : 2005-04-14 15:13
무덤 주인공 살았던 집 그려
고구려인이 죽은 사람을 위해 만든 무덤의 벽화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있었습니다. 간혹 도굴꾼이 무덤 안을 들여다보기도 했지만, 벽에 그려진 그림은 훔쳐 갈 수 없었으므로 눈여겨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세기 초 평안남도 강서군의 강서대묘ㆍ강서중묘를 시작으로 벽화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즈음 일본은 춤무덤ㆍ씨름무덤을 비롯한 고구려 벽화 무덤을 발굴하기 시작했으며, 일부 벽화는 실제와 가까운 모사도를 그려 두기까지 했습니다.
안악 1호분의 집 그림. 당시 집의 모습을 생생히 알 수 있다.
우리의 고분 벽화 연구는 그보다 훨씬 늦었습니다. 1949년 북한은 처음으로 황해도 안악군에서 안악 1ㆍ2ㆍ3호의 벽화 무덤을 발굴했습니다. 이 3 기의 벽화 무덤은 지난 해에 나란히 세계 유산으로 선정될 만큼 뛰어난 가치를 지녔습니다. 그런데 앞서 소개한 안악 2ㆍ3호분과 달리 1호분은 먼저 발견되었지만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안악 1호분에도 주목할 만한 귀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답니다.
2ㆍ3호분이 주인공 부부의 생활 모습을 그린 것과는 달리, 안악 1호분에는 그들이 살았던 집의 모습을 주로 그려 놓았습니다.
귀족 생활 모습 알려 줘
옛 사람들은 다양한 재료들을 활용해 수많은 역사 기념물을 남겼습니다.
그 가운데 나무로 만든 것은 전쟁과 화재 등으로 불타거나 사라졌습니다. 나무를 주된 재료로 지었던 고구려인의 집은 현재 단 한 채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불타 버리고 겨우 남은 주춧돌과 기와 따위로는 당시 건물의 전체 모습을 알아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하지만 안악 1호분에 그려져 있는 집 그림은 우리에게 고구려 때의 집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여기에 그려진 고구려 귀족의 집은 둘레를 골기와를 덮은 담장과 회랑으로 감싼 모습입니다. 또 담장 중간에 높은 대문을 세웠고, 안뜰 가운데에는 크고 호화로운 건물이 2중ㆍ3중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당시 귀족의 집에는 여러 기능을 가진 많은 건물이 따로 떨어져 있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악 1호분의 전각도는 위에서 내려보는 방식으로 그려져 있어, 전체를 다 볼 수 없어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랍니다. 이 그림을 통해 당시 귀족의 집 바깥 모습을 살필 수 있게 됐으니까요.
부엌·우물·방앗간 그림도 있어
안악 3호분에도 부엌ㆍ우물ㆍ방앗간ㆍ외양간 등이 따로 그려져 있습니다. 또 통구 12호분에는 2층으로 된 집이 그려져 있기도 합니다.
귀족의 집 구조는 덕흥리 고분 벽화의 그림 배치를 통해 살필 수가 있습니다. 대문을 통해 들어가면 앞마당이 있고, 주인의 업무가 행해지는 사랑채가 있습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연못ㆍ마구간ㆍ정원ㆍ안마당ㆍ창고가 배치되었으며, 집안 가운데에 주된 생활 공간인 안채가 있습니다.
덕흥리 고분의 부경. 고구려 시대에는 집집마다 곡식을 말리는 부경이 있었다.
오늘 날 만주 지역 농가에서 사용하는 부경의 모습.
특히 덕흥리 고분의 널방 서벽에 그려진 창고의 아래층은 기둥만 있고 사다리가 놓여 있는데, 고구려에서 집집마다 갖고 있는 창고인 부경입니다. 부경은 땅에서 떨어져 높게 만든 창고로 곡식 등을 건조 시켜 보관했습니다. 오늘날 만주 지역 농가에서도 부경에 옥수수를 말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분 벽화에 그려진 당시의 집 모습을 통해 우리는 고구려 시대의 집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고분 벽화가 없었다면, 안악 1호분의 집 그림이 없었다면, 우리는 고구려를 제대로 알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고분 벽화는 이처럼 과거의 모습을 생생히 전해주는 보물 중의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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