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study/200504/kd200504071507424573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안악 2호분

<6> 고구려 여성의 종교 생활 알 수 있어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력시간 : 2005-04-07 15:09


여자만 묻힌 무덤


덕흥리 고분은 남자 주인공이 먼저 묻히고, 여성은 뒤늦게 묻혔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여자만 묻힌 고분이 있습니다. 황해남도 안악군에서 발견된 안악 2호 분입니다. 안악 2호 분은 5세기 말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며, 몇 가지 특이한 점이 눈에 띕니다.


먼저 벽화에 그려진 33 명 가운데 4 명을 빼고는 모두 여성입니다. 또 무덤의 널방 북벽에는 덕흥리 고분에서처럼 벽면 가운데 장방 안에 그려진 주인공으로 평상 위에 앉은 여성 한 명뿐입니다. 여성 옆에 남자 주인공도 그려져야 할 텐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관대(시신을 넣은 관을 놓는 곳)가 하나 뿐이어서, 이 무덤에는 여성 혼자만 묻혔고 남자는 묻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답니다. 그럼에도 남자가 그려질 벽면 부분은 빈 공간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안악 2호 분의 가족도. 오른쪽의 키 큰 사람이 무덤의 주인공이다.


남자 위주의 덕흥리 고분과는 달리 이 무덤은 여주인공을 위해 벽화가 그려졌습니다. 북벽 중앙 장방 좌우에는 서쪽에 6 명ㆍ동쪽에 3 명이 그려져 있는데, 모두 여성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동쪽의 여성이 서쪽보다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동쪽 여성이 서쪽 여성보다 신분이 높기 때문이겠지요.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는 신분에 따라 사람의 크기를 크거나 작게 그렸거든요.


안악 2호 분의 북벽 그림. 중앙에 앉아있는 사람이 무덤의 여 주인공이다.


또 서벽에는 14 명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중앙에 모자를 쓴 여인 옆에 2 명의 작은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보입니다. 이들은 무덤 여주인공의 자식입니다.


그리고 남벽 입구 좌우에 그려진 다른 2 명의 남자는 여성들이 편히 쉬고 있는 무덤을 지켜주는 용감한 호위 무사입니다.


비천의 아름다운 모습 감탄


안악 2호 분의 비천도. 아름다운 선과 자연스러운 표정이 두드러진다.


남벽의 출입구 위에는 하늘에 사는 보살 2 명이 보입니다. 이들은 비천입니다. 비천이 그려진 것으로 보아 무덤의 주인공은 불교 신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불교를 믿는 여주인공은 동벽에 또 한번 모습을 드러냅니다.


여기에서도 하늘을 나는 2 명의 비천과, 부처님께 공양을 바치러 가는 여성 3 명을 볼 수 있습니다. 이들 3 명의 여성 가운데 앞에 선 사람은 무덤의 여주인공이고, 다음 사람은 부처님께 바칠 연꽃 쟁반을 들고 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꽃 줄을 날리며 따라오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여주인공이 죽은 남편을 위해 부처님께 불공 드리러 가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천장에 가득한 활짝 핀 연꽃 무늬는 불교 문양입니다. 특히 보륜 무늬(불교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양)도 그려져 있으며, 무덤 내부가 마치 거대한 불교 사원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무덤 안에 벽화를 이렇게 그리도록 지시한 여주인공은 어떤 생각을 가졌던 것일까요? 남편은 전쟁터에서 먼저 죽었고, 시신도 못 찾았기에 함께 무덤에 묻히지 못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녀는 남편을 위해 부처님께 공양을 바치면서 저승에서의 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벽화를 그리게 했을 것입니다. 또 남편의 빈자리를 비워 둠으로써 저승에서 남편과 만나기를 기원했겠지요.


안악 2호 분은 고구려 여성과 종교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랍니다. 벽화 가운데 조금 더 세밀히 봐야 할 그림은 동벽에 있는 비천의 모습입니다. 아름다운 선과 자연스러운 표정이 두드러져 고구려 고분 벽화에 등장하는 여성들 중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되고 있답니다.




Posted by civ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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