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kids.hankooki.com/lpage/study/200503/kd2005031715221645730.htm


[민족의 혼, 고구려 여행 3] 안악3호분의 '대행렬도'

<세계 문화 유산 고구려 유적> 전세계 벽화 중 가장 많은 인원 등장

김용만 (우리역사문화연구소장)  입력시간 : 2005-03-17 15:24


길이 10m · 높이 2m의 대작


고구려 벽화 고분 가운데 먼저 소개할 것은 황해남도 안악군에서 1949년에 발견된 안악3호분 입니다. 357년에 지어진 이 무덤은 다양한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특히 흥미를 끄는 것은 회랑에 그려진 대행렬도 입니다.


안악3호분의 무덤 안 평면도. 입구는 문방, 서쪽 곁방에 주인공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널방은 시신을 넣어둔 곳이며, 그에 딸린 회랑에 대행렬도가 그려져 있다.


전체 길이가 10 m가 넘고 높이가 2 m인 회랑의 동벽 남쪽에서 북벽 서쪽까지 이어진 이 그림은, 하나의 주제로 그려진 전세계 고분 벽화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등장하는 대작입니다. 북벽 쪽이 행렬의 앞쪽인데, 앞에는 3 열, 중간에는 5 열, 수레에 탄 주인공이 있는 부분은 7 열로 행진하고 있습니다.

이 대행렬도에는 134 명이 그려져 있지만, 지워진 뒷부분까지 치면 실제 행렬 참가자는 500 명 정도로 여겨집니다. 이처럼 많은 인원을 거느리고 행차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왕일 거예요. 그 주인공 옆엔 ‘임금의 깃발’이라 씌어진 깃발 든 부하까지 있으니까요.


말 탄 사람 · 궁병 · 악공 등 자세히 묘사


안악3호분의 대행렬도.


행렬에 참가한 사람들을 살펴볼까요. 먼저 수레에 탄 주인공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엔 수레꾼이 가까이 있고, 그 앞쪽으로 깃발을 든 6 명의 시종과 소리를 치는 사람 1 명, 노래하는 여성 4 명, 북을 연주하는 악공 9 명, 칼과 활을 들고 춤추는 사람 2 명이 있습니다.


또 깃발과 건장한 말을 끌고 가는 사람들이 앞에 위치합니다. 이 말은 수레에 탄 주인공이 갈아탈 말입니다. 그 앞쪽으로 말을 탄 사람과 시종이 3 열로 줄지어 갑니다. 행렬의 맨 앞쪽에는 말을 탄 관리, 깃발을 드는 사람, 큰 북과 큰 피리를 든 사람이 있습니다. 또 주인공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들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수레 좌우에는 활을 든 궁병 8 명, 그 바깥엔 도끼를 든 병사가 10 명 있는데 모두 갑옷을 입지 않았습니다. 또 행렬의 좌우 바깥쪽에는 8 명의 중장기병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은 물론 말까지 철갑옷을 입히고, 창을 들고 있습니다. 또 주인공의 수레 뒤에는 3 명의 시녀가 따르고, 좌우에 깃발을 든 의장대와 악공, 주인공의 명령을 기다리는 문관들이 줄지어 이어집니다.


당시의 복장 등 많은 정보 담겨


안악3호분 외에도 덕흥리고분ㆍ팔청리고분 등 10여 기의 무덤 벽화에 행렬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안악3호분의 대행렬도는 사람과 사람을 비스듬하게 옆으로 겹쳐 그렸습니다.


원근감을 표현해 주는 이 기법은 당시 주변 국가의 벽화보다 수준이 높았습니다. 특히 사람마다 몸짓과 자세를 사실적으로 표현했고, 행렬의 구성과 배치까지도 한눈에 들어오게 화면을 구성했습니다.


이 행렬도에는 또 행차의 흥을 돋우고 길을 트는 사람, 역할에 따라 갑옷과 무기 등을 달리 들고 참가하는 군인의 모습 등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현대의 우리는 이 그림을 통해 고구려인의 복장, 군대의 편성과 특성, 무기, 그들의 예술 세계 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고분 벽화의 가치는 이렇듯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Posted by civ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