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322


“수사권 갖고 보복, 그게 깡패지 검사냐”라고 했던 윤석열의 부메랑

윤석열 검찰, ‘검언유착 보도’ MBC기자들 ‘고발 사주’ 의혹 파문  

언론노조 MBC본부 “검찰권 사유화, 헌법 유린 범죄 행위”

“지시 당사자가 윤석열 후보라면 대통령 후보직 사퇴해야”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승인 2021.09.03 09:45


윤석열 검찰총장 재임 시절인 2020년 4월 총선 직전 윤석열 전 총장 측근인 대검찰청 고위 간부가 언론인과 여권 정치인에 대한 고발장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측에 건넸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고발장 조작 대상’에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이동재 기자의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 5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고발장에 적시된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방송·신문 등 부정이용죄),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죄)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일 성명에서 이 같은 내용의 ‘뉴스버스’ 보도 내용을 전하며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고발장 조작으로 언론인 표적 수사에 나서려 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대검찰청은 진정 누구를 위해, 누구를 대신하여 MBC 기자 죽이기에 나섰는가”라고 비판한 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를 겨냥했다. 


MBC본부는 “총선을 앞두고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MBC 기자 5명의 이름과 구체적인 혐의가 적힌 고발장을 대리 작성해 ‘고발인란’만 비워둔 채 당시 김웅 국회의원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를 통해 당에 전달했다”는 ‘뉴스버스’ 보도내용을 언급하며 “사실이라면 대검찰청은 ‘고발 사건’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인에 대한 ‘표적 수사’를 진행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엄연한 검찰권 남용이자 검찰권 사유화이며, 사정기관의 양심을 저버린 차원을 넘어 헌법을 유린한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2020년 3월31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 2020년 3월31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MBC본부는 “핵심은 누구의 지시에 의한 고발 조작과 고발 사주였는지다”라면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은 외부에서 수집된 수사 정보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 검찰 내부의 주요 동향까지 검찰총장에게 직보하고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는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 있던 손준성 검사가 검찰과 검사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인들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해 이를 제1야당에 전달했다면 이는 결코 손 검사 개인이 독단적으로 결정해 실행할 수 있는 범주의 행위가 아니다”라며 윤석열 후보를 재차 겨냥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검찰을 향해 “당장 손 검사에 대한 비위 감찰을 실시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대검찰청을 개인의 하청업체처럼 사유화하려 한 ‘지시 당사자’가 누구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임명될 당시 ‘검사가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이지 검사입니까?’라고 말한 바 있다”면서 “범여권의 ‘검찰 개혁’ 추진과 MBC의 ‘검언 유착’ 보도에 대한 대검찰청의 보복성 고발 사주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윤 후보는 스스로 책임을 지고 조사에 임할 뿐 아니라 대통령 후보직에서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 캠프

▲ 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 캠프


한편 윤석열 캠프는 2일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 재직 중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고발을 사주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손준성 검사 역시 한겨레와 통화에서 “뉴스버스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고발장 전달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은 2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자료가) 손준성 검사에서 김 의원에게 넘어가는 과정, 그리고 그 위법성을 인식하면서 김웅 의원이 전달받았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자료, 취재자료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윤석열 검찰’의 총선 직전 ‘정치공작’ 의혹은 대선정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검찰을 취재한 고제규 시사IN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검찰이 고발장을 문서형태로 만들어 야당에 주었다는 건 검찰 역사에서 처음 들어본다. 윤석열 검찰은 사법농단 사건에서 강제징용 관련 외교부와 김앤장 의견서를 검토·조언해줬다며 양승태 대법원을 형사처벌했다. 이건 그 수준을 뛰어넘는다. 보도 내용이 팩트라면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댓글 사건)보다 더 선거에 개입하려는, 검찰 쿠데타 모의로밖에 볼 수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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