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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보 담수로, 고령 '연리들'은 지금 침수중이다
앞산꼭지 2012/02/17 06:00
4대강사업으로 들어선 낙동강 8개 초대형보와 그 주변에서 지금 심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8개 보 전부에서 물이 줄줄 새고, 보 수문 바로 아래 콘크리트 물맞이공이 주저앉고, 그 아래 강바닥은 쇄굴현상으로 27미터 깊이의 협곡이 생기는 등 희안한 일들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엔 설상가상 낙동강변 옆 농경지마저 침수피해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경북 고령군 우곡면의 낙동강 현장을 찾아봤습니다.- 필자 주
4대강사업 낙동강 20공구에 들어선 합천창녕보(이하 합천보)의 담수로 경북 고령군 우곡면 객기리 '연리들'이 지금 침수중이다.
▲ 연리들 농경지 1미터 깊이의 구덩이에서 지하수가 올라오고 있다. 4대강사업 전에는 대략 8~10미터 아래에 있던 지하수위가 합천보 담수로 인해 농경지 바로 위에까지 차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합천보의 관리수위는 10.5m. 현재 합천보는 9.8m까지 담수중이다. 연리들은 낙동강 본류와 지천인 회천의 사이에 놓인 농경지로 연리들의 평균표고는 12.27m이고, 최근 이곳 농민들이 연리들의 한 농경지(표고 12.43m)에 깊이 1m 정도의 구덩이 팠는데, 그 구덩이에서 지하수가 펑펑 올라온 것이다.
▲ 2월 16일의 연리들 침수피해 연장 모습이다. 구덩이를 판 지 10여분 만에 이렇게 차버렸다
이곳 농민들은 합천보의 담수로 지하수위가 상승되어, 원래는 농경지 8~10미터 아래에 있던 지하수가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연리들은 지금 침수중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사실 이곳 연리들은 지난 10월 말 파종한 마늘밭이 같은 이유로(합천보 담수로 인한) 침수피해를 입어, 농민들이 집단 반발한바 있다. 그로 인해 '연리들 침수피해대책위'까지 결성되었다.
▲ 지난 10월 말에 파종한 마늘이 11월 초 썩어 싹을 띄우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합천보 담수로 인한 피해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이곳 농경지의 배수체계가 불량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4대강사업 전에는 여태까지 이런 일은 한번도 일어난 일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그 당시에 내린 가을비로 인한 침수로, 배수체계가 불량이라 마늘밭이 침수된 것이지, 합천보 담수로 인한 피해는 아니라고 하며 당시 농민들의 주장을 무시하고 넘어갔다 한다.
또한 이곳 농민들에 따르면 연리들 바로 옆의 봉산들에서도 역시 합천보 담수로 인해 지난 11월 수박하우스 대여섯동의 수박이 모조리 말라죽어버리는 일도 발생했다고 한다. 역시 지하수위 상승에 따른 습해가 그런 피해를 입힌 것이란 설명이다.
▲ 인근 봉산들의 수박하우스의 수박도 합천보 담수로 인한 지하수위 상승으로 인한 습해를 입어, 하우스 째 수박이 모두 말라죽어 버렸다.
이러한 명백한 침수피해에도 불구하고 수공의 답은 한결 같이 4대강사업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유인즉은 합천보의 관리수위까지 강물을 담수해도 연리들의 평균표고가 12.27m로 1.8m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농작물의 직접적인 침수피해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곳 연리들 농민들이 다시 현장을 확인한바 합천보의 담수가 9.8m에서도 농경지 침수가 진행중으로 나타난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갈수기로 최근 변변한 비도 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합천보 담수로 인해, 농경지의 1m 깊이 아래에서 지하수가 펑펑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곳 연리들의 수박하우스에는 지금 수박이 모두 파종된 상태이고, 수박은 곧 뿌리를 깊게 내릴 것이라, 지금 이곳 농민들의 시름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지난 가을 봉산들에서 일어난 이런 일이 연리들에서도 곧 닥칠 것만 같아 농민들의 시름은 아주 깊다.
이에 따라 이곳 농민들은 국토부와 수자원공사를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농민 곽상수 씨는 "지난 11월에 벌써 연리들 침수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을 그토록 호소했건만, 오로지 모로쇠로 부인한 수자원공사와 국토부를 용서할 수 없고, 연리들 침수피해에 대한 근본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이 비단 연리들만의 피해일까? 함안보 인근에서도, 강정고령보 인근에서도 비슷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낙동강 주변 농경지에서는 비슷한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다만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말이다.
▲ 문제의 창녕합천보. 이곳 합천보도 고정보에선 물이 새고, 수문 바로 아래 강바닥은 쇄굴현상으로 깊이 파였다.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낙동강 초대형보들이다.
지금 낙동강 8개 보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는 심각한 누수 현상 그리고 보 아래 쇄굴현상에 의한 강 바닥 침식 현상에 이어, 주변 농경지 침수피해까지 4대강사업은 이로써 환경단체에서 주장하는바 총체적 부실사업임이 하나둘 증명이 되고 있는 것인가?
그러니 더 큰 피해를 입기 전에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농민들의 주장처럼 "저 댐과 다름없는 보를 철거"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16개 보 모두의 철거비용이 매년 들어가는 유지보수비의 일부만으로도 충당된다고 하니 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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